[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미군이 중국의 정찰 기구(Spy balloon)로 보이는 물체가 본토 상공에 침투하자 전투기 격추까지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국방부는 2일(현지 시각) 줌 브리핑에서 "며칠 전 정찰 기구의 미 본토 진입을 파악하고 공군기를 출격시켜 추적하는 등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현재 미 본토 상공의 고고도 정찰기구(surveillance balloon)를 탐지해 추적하고 있다"며 "미군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이를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은 정찰 기구가 위협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핵 미사일 시설이 있는 민감한 지역 주변을 날아다녔으며, 중국이 기구를 띄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 정찰 기구가 중국 것임을 확신한다"며 "목적은 분명히 정찰이며, 항적은 몇몇 민감한 장소 위를 지나갔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전날 몬태나주(州) 상공에서 격추를 검토했지만, 지상 피해가 우려돼 격추 계획을 접었다. 몬태나에는 미국의 3개 핵 미사일 격납고 가운데 한 곳인 맘스트롬 공군 기지가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 기지에 150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격납고가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을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정찰 기구 침투 소식을 접한 뒤 현지에서 고위급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도 주미 중국대사관, 주중 미국대사관을 통해 중국 당국에 문제를 제기하고 본토와 미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찰 기구는 과거에도 몇 차례 미국 상공을 침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은 과거보다 체공 시간이 길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