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당근마켓이 황도연 사업부문총괄 부사장<사진>을 신임 각자대표로 내정했다. 당근마켓이 주력으로 삼던 동네 커뮤니티 중심 소비자간거래(C2C) 서비스에 더해 이커머스 역량을 강화하는 등 새판 짜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24일 당근마켓은 최근 황도연 사업부문총괄 부사장을 차기 각자대표로 선임하는 안건을 이사회에 보고했다. 황 부사장은 빠르면 이달 안으로 이사회 최종 승인을 거쳐 각자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로써 당근마켓은 기존 김재현·김용현 각자대표 체제에서 7년만에 김용현·황도연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김용현 대표는 해외 사업 영역에 집중하고 황 부사장은 국내 사업 지휘를 맡게 될 전망이다. 현재 각자대표로 있는 김재현 대표는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직책을 전환한다. 향후 당근마켓 장기 비전과 사업 방향성을 설계하는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당근마켓은 “경영진 개개인이 가진 강점과 전문성을 고려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경영 구조로 체제를 전환하게 됐다”라며 “황 부사장은 서비스와 비즈니스에 능통하고, 구성원과의 소통, 조직 관리와 경영에 대한 리더십을 검증해오면서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하는 것이 조직 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황 부사장이 쌓아온 이커머스 서비스 개발 역량도 주목 받았다. 그는 11번가와 카카오 등에서 이커머스 서비스 개발 주요 책임자로 지낸 바 있다. 이에 따라 당근마켓이 기존 주력 사업인 커뮤니티 중심 개인간거래(C2C) 서비스에 이커머스 역량을 더해 수익성 강화를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근마켓 측은 “황 부사장은 바로 전 직장인 카카오에서 선물하기, 스타일, 장보기 등 서비스 개발을 기획하고 총괄하며 성과를 이룬 인물”이라며 “황 부사장은 커머스 분야 외에도, 모바일 전략부터 비즈니스 프로세스 설계, 프로덕트 엔지니어로 직접 개발도 했기 때문에 정보기술(IT)플랫폼 사업과 서비스 개발, 모바일 전략 전문가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고금리 기조, 채권시장 불안정 등 자금 경색 신호가 지속되면서 스타트업 시장에는 수익성 강화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매출을 전년대비 2배 이상 끌어올리며 외연 확장 측면에서 큰 성장을 이룬 바 있다. 반면 영업손실은 크게 늘었다. 2021년 당근마켓 연간 매출은 256억7259만원으로 2020년 대비 118.4%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364억3246만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79.6% 늘었다.
당근마켓은 올해 ‘하이퍼로컬서비스’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를 위해 동네 생활 커뮤니티 서비스 ‘당근 지도’를 개편하고, 당근마켓 비즈니스 프로필 개설, 공동구매 서비스인 ‘같이사요’ 등을 선보인 바 있다.
한편 황도연 부사장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졸업하고, 미국 기업 전략 지원 기업 엑센츄어(Accenture)에서 시스템 개발, 비즈니스 전략 및 컨설턴트 업무를 맡은 바 있다. 이후 11번가에서 모바일전략팀을 이끌었으며 카카오 커머스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을 거쳤다. 당근마켓엔 지난해 3월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