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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초유의 전방위 해킹”…李 “철저 조사·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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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공공기관에서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시중은행에서 시작된 해킹 공격이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제2금융권으로 번지면서 정부와 금융당국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4일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발생한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및 대응 현황을 보고받고 “사안에 대한 엄중한 인식을 갖고 철저한 조사 및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동시다발적인 해킹 공격이 발생했다. 신한·KB국민·하나·BNK부산은행에서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됐고, 예가람·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우리·NH농협은행과 새마을금고중앙회, 농협 상호금융에서도 유사한 공격이나 침입 시도가 있었지만 현재까지 개인정보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는 추가 공격에 대비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침해사고 모니터링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금융위원회도 이날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금융권 피해 상황과 대응체계를 점검할 예정이다.

◆신한 2만5000명·예가람 4만명…제2금융권까지 피해

신한은행에서는 고객 약 2만50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지난달 30일 외부 비인가자가 대출모집인 전용 서비스에 비정상적으로 접근한 사실이 확인됐다. 유출 정보에는 이름과 전화번호, 연소득, 대출한도 등이 포함됐으며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빠져나갔다.

KB국민은행에서는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시스템이 공격받아 고객 등을 포함한 119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이 공격받아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 주소, 이메일, 전화번호 등이 유출됐다. BNK부산은행에서는 외주 개발직원 11명의 개인정보가 노출됐다.

제2금융권에서도 피해가 확인됐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지난달 30일 개인정보가 저장된 서버에 외부 비인가자가 접근해 고객 약 4만명의 이름과 생년월일, 연락처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에서도 법인고객 정보가 유출돼 정확한 피해 규모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에서는 주택대출 모집인 146명의 이름과 연락처, 이메일, 주민등록번호 등이 유출됐다. 다만 일반 고객 개인정보나 핵심 금융시스템 침해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피해 규모가 공개된 금융사만 합쳐도 개인정보 유출 인원은 6만5000명을 웃돈다. 웰컴저축은행의 피해 규모가 확정되지 않아 전체 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다만 고객 계좌에서 예금이 빠져나가거나 무단 이체되는 등 직접적인 금전 피해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 금융기관 해킹 피해 현황. [금융감독원, 각사 취합]

◆장시간 공격받은 신한·KB는 정보 유출

금융사마다 피해 정도는 달랐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8일 오후 6시 4분쯤 공격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상 징후를 파악한 것은 다음 날 오전 9시 30분쯤이었다. 최초 공격 이후 15시간 넘게 지난 뒤였다.

이후 해외 IP를 차단하고 관련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30일 오전 0시 15분쯤 마지막 접속 경로를 막았다. 최초 공격부터 최종 차단까지 약 30시간이 걸렸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 오후 11시 19분쯤 공격을 받아 약 43시간 공격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은행 모두 실제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졌다.

반면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유사한 공격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개인정보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 새마을금고중앙회도 신한은행 공격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공격자 IP의 접근을 자체 보안장비에서 차단했다. 농협 상호금융 역시 유사한 침입 시도를 막았다.

금융권에서는 공격 탐지와 차단 속도, 외부 업무시스템의 접근권한 관리 등이 피해 규모를 가른 요인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실제 원인을 규명하려면 공격받은 시스템과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의 연결 구조, 공격자가 확보한 권한 등을 추가로 조사해야 한다.

◆핵심 금융망 대신 보안 약한 외부 업무시스템 노렸다

이번 공격은 인터넷·모바일뱅킹 같은 핵심 금융거래망보다 외부와 연결된 업무지원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노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한은행은 대출모집인 전용 서비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시스템,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이 공격받았다. 현대캐피탈에서도 주택대출 모집인이 사용하는 서비스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일부 공격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해킹 도구가 활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모든 금융사를 겨냥한 공격에 같은 AI 도구가 사용됐는지, 공격 주체가 동일한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연쇄 공격과 별개로 올해 발생한 금융권 침해사고도 추가로 드러났다. 바로저축은행은 지난 4월 악성코드에 감염돼 임직원 정보가 유출됐다. iM뱅크도 지난 8월 악성코드 감염으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이 공격받았다. 두 사고 모두 고객정보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이날 긴급회의에서 외부에 노출된 전산자산과 서비스, 인증·접근통제 체계 등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한 금융사에서 확인된 공격 IP와 수법을 다른 금융사와 신속하게 공유하는 공동 대응체계도 살펴볼 예정이다.

김남규 기자
ng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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