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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조건 어긴 아시아나·대한항공…4년간 과태료 186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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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연 기자

대한항공 B747-8i 항공기.[사진=대한항공]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결합 승인조건을 지키지 않아 최근 4년간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과태료를 부과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항공사가 받은 이행강제금만 185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추가 제재 가능성도 남아 있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2023년~2026년 8월 기업별 과태료 부과액 상위 30개사’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부과액 1위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7월28일 이행강제금 121억450만원을 부과받았다. 대한항공은 같은 해 12월19일 58억8560만원을 부과받아 2위에 올랐다.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날 5억8850만원을 추가로 부과받았다. 두 항공사에 부과된 이행강제금은 총 185억7860만원이다.

이행강제금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 과정에서 공정위가 부과한 시정조치를 지키지 않아 발생했다. 공정위는 2024년 12월 양사의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하면서 운임 인상과 공급 좌석 축소를 제한했다. 합병 이후 경쟁 제한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두 항공사는 2019년 평균 운임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수준을 넘어 운임을 올릴 수 없다. 공급 좌석도 2019년의 9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첫 이행 기간인 지난해 1분기부터 운임 조건을 위반했다. 인천~바르셀로나·인천~프랑크푸르트·인천~로마·광주~제주 등 4개 노선에서 운임 인상 한도를 1.3~28.2% 초과했다. 한도를 넘어 추가로 받은 운임은 약 6억8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좌석 공급 조건도 지켜지지 않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24년 12월12일부터 지난해 3월28일까지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에서 2019년 같은 기간의 69.5% 수준만 좌석을 공급했다.

이 같은 운임·좌석 공급 조건 위반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7월 121억45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았다. 같은 해 12월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각각 58억8560만원·5억8850만원이 추가로 부과됐다.

추가 제재 가능성도 남아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는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청주~제주 노선의 공급 좌석을 2019년의 90% 미만으로 줄인 혐의로 최근 공정위 제재 절차에 들어갔다. 위반이 인정되면 이행강제금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항공사들은 일부 노선의 좌석 유지 조건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은 인천~괌·부산~괌 노선의 공급 좌석 유지 기준을 2019년의 90%에서 70%로 낮춰달라고 공정위에 요청했다. 괌 노선의 수요가 줄었다는 이유다.

공정위 심사관은 조건을 변경할 정도의 중대하거나 불가피한 사정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기각’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과정에서 운임·좌석 공급을 둘러싼 공정위의 관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결합 승인조건은 양사 통합으로 경쟁이 제한될 수 있는 노선에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장치다. 이미 운임과 좌석 공급 조건 위반으로 대규모 이행강제금이 부과된 만큼 추가 위반 여부도 주요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박홍배 의원은 “기업결합 승인조건은 합병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합병의 이익을 누리는 만큼 운임과 좌석 공급에 관한 약속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는 반복되는 승인조건 위반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데 그치지 말고 소비자 보호 약속이 실제로 지켜지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서연 기자
yun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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