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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에 잇단 신중론, 왜?…“시장 전체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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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진화 기자

해당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개수수료뿐 아니라 배달비·광고비 등을 한꺼번에 묶어 규제할 경우 소상공인의 부담이 소비자나 라이더 등 다른 시장 참여자에게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학계의 지적이 나왔다.

2일 한국상품학회가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빌딩에서 개최한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 완화 필요성과 별개로 일률적인 가격 규제가 배달 생태계 전체에 미칠 영향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배달앱 수수료 규제와 관련한 법안 3건이 계류돼 있다. 법안마다 세부 방식은 다르지만 중개·결제·광고비에 배달비까지 포함한 총비용을 규제하거나 영세·소규모 업체에 우대수수료를 적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김태영 중앙대 동북아유통물류연구소장은 배달시장을 입점업체와 소비자, 라이더, 플랫폼이 서로 연결된 다면시장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쪽의 비용을 제한하면 플랫폼이 소비자 배달비나 최소주문금액, 광고·서비스 조건 등을 조정하면서 비용이 다른 영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사례도 근거로 제시됐다. 김 소장이 인용한 미국 연구에서는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한 지역에서 독립 음식점의 포장·배달 방문 건수가 2.5%, 수수료 차감 후 순매출이 3.9%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플랫폼이 소비자 배달료를 올리고 추천·노출 전략을 조정하면서 전체 주문도 약 6.8%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이유석 동국대 교수는 특히 배달앱에 카드·간편결제 등 다른 플랫폼과 같은 ‘박리다매’ 논리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음식배달은 주문 한 건이 늘어날 때마다 라이더의 노동과 이동, 배차 등 물리적 비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음식이라는 한정된 소비영역 특성상 거래 횟수와 객단가를 계속 늘려 낮아진 수수료 수익을 보완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배달비를 주문금액에 비례한 수수료율 안에 포함하는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 배송비용은 음식값보다는 거리와 소요시간, 기상조건, 라이더 수급 등에 좌우되는 만큼 거래금액을 기준으로 한 일률적인 비율 상한이 실제 비용구조와 어긋날 수 있다는 것이다.

9월30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정보통신정책학회·한국경쟁법학회 공동세미나 ‘플랫폼 수수료 규제의 쟁점: 타당성과 효과를 중심으로’에서 참석자들이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왕진화기자]

◆학계서 잇단 ‘상한제 신중론’…“수수료보다 시장 전체 효과 봐야”

이 같은 ‘풍선효과’ 우려는 앞선 학계 논의에서도 제기됐다. 지난달 30일 정보통신정책학회와 한국경쟁법학회가 개최한 ‘플랫폼 수수료 규제의 쟁점: 타당성과 효과를 중심으로’ 공동세미나에서도 수수료율 자체를 직접 통제하기보다 규제가 시장 참여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당시 이공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배달앱의 경우 중개수수료와 광고비, 정보이용료, 배달비 등 여러 비용이 동시에 발생하는 만큼 특정 항목만 제한하면 다른 항목의 비용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대안으로는 입점업체 매출 규모에 따라 요율을 달리하는 차등 수수료가 거론됐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2024년 상생협의체 합의에 따라 종전 9.8%였던 중개수수료를 매출 구간별로 2.0~7.8%로 차등 적용하고 있다.

이날 김 소장 역시 현행 차등 수수료의 이행 성과를 먼저 평가하고 영세 사업자에 대한 우대 요율을 확대하는 방안을 정책 대안으로 제시했다.

두 토론회에서는 규제 효과를 판단할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앞서 이 연구위원은 차등 수수료 도입 전후 소비자와 입점업체에 미친 영향을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중개·결제·광고·배달비 등을 합친 실제 부담 수준을 공개해 시장 참여자가 비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특히 김 소장은 구체적으로 중개·결제·광고·배달비 등을 합친 ‘통합부담률’ 공시와 상생요금제 이행 점검, 라이더 배차·보수 산정 기준 공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라이더도 “수수료 부담 전가 안돼”…을지로위는 상한제 도입 강조

수수료 규제를 둘러싼 우려는 배달라이더 사이에서도 나왔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배달비 상·하한을 정하는 과정에서는 라이더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수수료를 낮춘 데 따른 부담이 라이더 배달단가로 전가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배달비 상한을 일률적으로 설정할 경우 피크타임이나 악천후, 장거리 배달 등에 지급되는 추가 보수가 줄어들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수수료와 배달비를 구분해 접근하고 라이더 단체에도 배달비 결정 과정에서 협의를 요구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총수수료 상한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배달플랫폼 수수료 문제를 올해 국정감사 주요 민생과제로 제시했다. 이강일 의원은 “총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하고 꼼수 배달비 전가와 일방적 약관 변경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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