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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2나노 '배짱 인상' 풍선효과… 삼성·SK에 번진 득실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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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용 기자

웨이퍼 가격 또 뛴다… '삼성 파운드리 대안론' 솔솔

HBM4 동반 증산 특수 vs 세트 원가 급등 이중고

TSMC. [사진=배태용 기자]

[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가 제조 원가 상승과 전력비 급증 등을 이유로 오는 2027년 1분기 최선단 웨이퍼 출하 가격을 최대 6%에서 8% 수준 추가 인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고객사별로 10%에서 최대 20%에 달하는 가격 인상이 선반영된 상태에서 또다시 추가 인상을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글로벌 빅테크의 최선단 공정 쏠림은 오히려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TSMC의 2나노미터(nm) 선점 구도가 빚어낸 이 같은 초강경 가격 정책은 단기적으로 빅테크의 원가 부담을 한계치로 밀어붙이는 동시에 한국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걸쳐 삼성 파운드리 반사이익과 메모리 칩플레이션이라는 복합적인 풍선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 팹 5곳 풀가동에도 주문 폭증… '삼성 대안론' 부상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는 2027년 초 웨이퍼 가격을 최대 8% 추가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굳힌 데 더해 최근 2나노 공정 수주가 폭증하자 당초 설정했던 생산 목표치보다 웨이퍼 주문량을 15%에서 20% 늘려 잡고 공격적인 증산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2나노 수요는 기존 3나노 도입 초기 흐름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로 파악되며 TSMC는 대만 신주 바오산과 가오슝 등 2나노 전용 양산 팹 5곳의 생산 라인을 일제히 풀가동 체제로 전환해 대응에 나섰다. 최선단 공정 과점 구도를 바탕으로 가격 결정권을 장악한 TSMC의 실적 우상향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연쇄적인 단가 인상에 직면한 글로벌 팹리스 고객사들의 속내는 복잡해지고 있다. 칩 제조 비용을 통제해야 하는 퀄컴과 AMD 등 주요 빅테크 커스텀 가속기 개발사들 입장에서는 치솟는 TSMC의 독점 가격 책정에 그대로 노출된 셈이다. 여기에 팹 5곳이 완전 가동 상태에 들어가면서 추가 웨이퍼 할당을 받기조차 어려워지자 단일 공급망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탈 TSMC' 대안론이 부상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칩 설계 기업들이 원가 절감과 공급 안정성을 위해 대체 공급처 확보를 서두르는 가운데 삼성 파운드리가 70%대로 진입을 노리는 2세대 2나노(SF2P) 공정의 수율 안정성만 입증해 낸다면 TSMC의 가격 인상에 반발한 빅테크 물량을 대거 흡수할 결정적 전기를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HBM4 증산 특수와 세트 원가 압박… 메모리·모바일 엇갈린 손익

TSMC의 2나노 증산과 판가 인상은 한국 메모리와 세트(완제품) 사업 부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긍정적인 요인은 메모리 투톱의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낙수효과다. TSMC의 2나노 생산 목표치 20% 확대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아키텍처 '루빈' 등 초고성능 AI가속기 생산량이 당초 계획보다 대폭 늘어남을 의미한다. 가속기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6세대 HBM4 등 차세대 초고부가 메모리 출하량이 동반 급증하며 실적을 단단히 받쳐줄 전망이다.

반면 완제품과 범용 메모리 시장에는 칩플레이션이라는 부담이 덮치고 있다. TSMC의 선단 웨이퍼 가격 상승은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 급등으로 직결된다. 퀄컴의 차세대 스냅드래곤 등 모바일 핵심 칩셋 단가가 올라가면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 등 세트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급격히 가중되며 스마트폰 영업이익률 훼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빅테크의 전체 데이터센터 설비투자 중 고가의 연산 프로세서 구매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게 커질 경우 일반 서버용 DDR5 D램과 기업용 SSD(eSSD) 등 범용 메모리 구매 예산이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TSMC의 과점적 가격 인상은 파운드리 시장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 전체의 원가 셈법을 흔드는 변수"라며 "삼성 파운드리가 이번 공급 부족 국면을 틈타 2나노 수율 검증을 끝내고 대형 수주를 따내는 동시에 메모리 부문에서는 HBM4 공급 주도권을 선점해 세트 부문의 원가 충격을 방어해 내는 정교한 전략이 시급하다는 시각도 있다"라고 진단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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