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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라이프] 감기몸살인 줄 알았는데 '쥐'가 옮긴 병?… 늦가을 신증후군출혈열·렙토스피라증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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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아현 기자

[사진=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디지털데일리 구아현기자] 추수와 등산, 캠핑 등 야외활동이 몰리는 10월이 되면서 쥐가 옮기는 감염병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설치류 매개 감염병인 신증후군출혈열과 렙토스피라증은 초기 증상이 감기몸살과 비슷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하지만 심하면 신부전이나 폐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두 질환 모두 제3급 법정감염병이다.

◆ 쥐 배설물이 마른 먼지만 들이마셔도 감염

신증후군출혈열은 흔히 '유행성 출혈열', '한국형 출혈열'로 불린다.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가 원인이다. 등줄쥐나 집쥐 같은 설치류의 소변·분변·타액이 마르면서 생긴 먼지를 들이마시거나, 상처 난 피부나 눈·코·입 점막에 바이러스가 닿으면 감염된다. 6·25전쟁 당시 주한미군에서 출혈 증상을 보이는 발열 환자 약 3200명이 나오면서 처음 알려졌다. 1976년 등줄쥐에서 원인 바이러스를 처음 분리했고, 발견 장소인 한탄강의 이름을 따 '한탄바이러스'로 불리게 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신증후군출혈열은 건조한 시기인 10~12월에 환자가 몰린다. 과거에는 5~7월에도 작은 유행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늦가을에만 유행하는 양상이 굳어지고 있다. 질병청의 '2025 감염병 신고 현황 연보'를 보면 지난해 신증후군출혈열 환자는 230명으로, 2024년(373명)보다 38.3% 줄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사망자는 3명으로 전년과 같았다. 환자 수가 줄었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얘기다. 2024년 기준 지역별로는 전남, 충남, 전북, 경남, 경기 순으로 환자가 많았다. 야외활동이 잦은 남성과 농업인, 군인 등에서 자주 발생한다.

신증후군출혈열에 감염되면 2~3주의 잠복기를 거쳐 39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 심한 두통, 복통·요통 등이 나타난다. 전형적으로는 발열기, 저혈압기, 핍뇨기, 이뇨기, 회복기의 5단계를 거친다. 이 가운데 혈압이 떨어지는 저혈압기와 소변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핍뇨기가 가장 위험하다. 특히 핍뇨기에는 신장 기능이 떨어져 노폐물이 몸에 쌓이고 출혈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전체 사망자의 절반가량이 이 시기에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를 직접 없애는 치료제는 아직 없다. 따라서 빨리 진단받고 입원해 수액과 전해질을 관리하는 대증치료가 핵심이다. 1960년대 이전 5~15%에 달했던 치명률은 현재 5% 미만으로 낮아졌지만, 진단이 늦어지면 여전히 위험할 수 있다. 사람 사이에서는 전파되지 않아 환자를 격리할 필요는 없다.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쥐나 소·돼지·개 등 동물의 소변이 원인이다. 이 소변에 오염된 물이나 흙, 젖은 풀이 상처 난 피부나 점막에 닿으면 감염된다. 주로 9~11월에 발생한다. 집중호우나 태풍 뒤 쓰러진 벼를 세우거나 추수 작업을 하다가 오염된 물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국내 환자는 53명으로 전년(70명)보다 24.3% 줄었지만, 매년 50~100명대 환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증상은 고열, 두통, 종아리·허벅지 근육통, 결막 충혈 등으로 감기와 비슷하다. 대부분 경증으로 지나가지만 일부는 황달과 신부전, 출혈을 동반하는 중증 '웨일씨병'으로 악화돼 폐출혈 등으로 숨지기도 한다. 세균성 질환이라 초기에 항생제를 쓰면 치료에 도움이 되는 만큼 빨리 진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도심에 사는 반려견에서도 렙토스피라증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반려견과 산책이 잦은 가정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 풀밭에 눕지 말고, 고인 물엔 장화 필수

두 질환 모두 쥐와 쥐의 배설물에 닿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질병관리청은 유행 지역의 산이나 풀밭에는 가급적 가지 말고, 풀밭 위에 옷을 벗어두거나 눕지 말라고 권고한다. 휴식할 때는 돗자리를 펴고 앉고, 쓴 돗자리는 씻어서 햇볕에 말려야 한다. 야외활동을 마치고 귀가하면 바로 옷을 세탁하고 샤워하는 것이 좋다. 집 주변의 불필요한 풀숲을 정리해 쥐가 살지 못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렙토스피라증을 막으려면 고인 물처럼 오염이 의심되는 물에서는 수영하지 말아야 한다. 논이나 습지에서 작업할 때는 장화와 고무장갑 등 방수 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 손발에 상처가 있다면 방수밴드로 가리는 것이 안전하다.

신증후군출혈열은 예방백신이 있다. 군인, 농업인, 쥐를 다루는 실험실 종사자 등 고위험군이 접종 대상이다. 1개월 간격으로 2회 기본접종을 하고 12개월 뒤 1회 추가접종한다. 유행이 시작되는 10월 이전 접종이 권장되는 만큼, 아직 맞지 않은 고위험군은 서두르는 것이 좋다. 렙토스피라증은 예방백신이 없다.

무엇보다 야외활동이나 농작업 후 2~3주 안에 고열, 두통, 근육통 등이 나타나면 감기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 의료기관을 찾아 최근 야외활동 이력을 알리고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구아현 기자
ahye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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