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이어 모토로라도 ‘넓적한 폴더블’…스마트폰 폼팩터 새 흐름 되나
삼성·애플·샤오미·화웨이까지 ‘여권형’ 확대…북타입 비중 52%→76% 전망

모토로라 레이저 플렉스 렌더링 이미지 [사진= Android Headlines]
[디지털데일리 옥송이기자] 모토로라가 세로 길이를 줄이고 가로 폭을 넓힌 이른바 ‘와이드형’ 폴더블폰 출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애플, 샤오미 등에 이어 모토로라까지 비슷한 형태의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북타입 폴더블폰의 폼팩터가 짧고 넓은 방향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지난 28일(현지시간) 해외 IT매체 안드로이드헤드라인에 따르면 모토로라가 준비 중인 와이드형 폴더블폰은 내부적으로 ‘레이저 플렉스(Razr Flex)’로 불린다. 코드명은 ‘파커(Parker)’로 알려졌다. 출시 목표 시점은 오는 12월 중순으로 전해졌다.
내부 OLED 화면은 6.92인치, 외부 화면은 4.97인치다. 펼쳤을 때 크기는 110×149×5.8㎜, 접으면 110×76×12.6㎜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무게는 215g 수준으로 예상되며, 5000mAh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토로라의 와이드형 폴더블 개발 가능성은 앞서 이달 초부터 제기돼왔다. 제품 설계 스케치가 유출된 데 이어 모토로라는 지난 9일 공식 소셜미디어 영상을 통해 짧고 넓은 형태의 미공개 폴더블폰 실루엣을 노출했다. 모토로라가 와이드형 폴더블 출시를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지만, 해당 영상을 통해 차기 제품의 형태를 사실상 예고한 셈이다.

갤럭시 Z폴드8 [사진=옥송이기자]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이 공개한 목업과 예상 사양을 종합하면 모토로라의 와이드형 제품은 경쟁 제품보다 크기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접었을 때 세로 길이는 110㎜로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8의 123.9㎜, 애플 아이폰 듀오의 117.8㎜보다 짧다. 내부 화면 역시 6.92인치로 두 제품의 7.6인치보다 작다. 큰 화면 자체보다 접었을 때 휴대성을 강조한 형태로 풀이된다.
모토로라의 합류는 올해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잇따라 와이드형 북타입 제품을 내놓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가장 변화가 뚜렷한 곳은 삼성전자다. 지난해 갤럭시 Z 폴드7은 접었을 때 158.4×72.8㎜로 일반 바형 스마트폰처럼 세로로 긴 형태였다. 올해 나온 갤럭시 Z 폴드8은 123.9×81.9㎜로 세로 길이를 크게 줄이고 폭을 넓혔다. 내부 화면도 7.6인치 4대3 비율을 적용했다.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 역시 같은 방향이다. 아이폰 듀오는 접었을 때 117.8×84.1㎜, 펼치면 117.8×164.6㎜다. 5.4인치 외부 화면과 7.6인치 내부 화면을 탑재했다. 애플은 내부 대화면을 콘텐츠 시청과 게임, 멀티태스킹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폰 듀오. 카메라 홀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옥송이기자]
중국 업체들도 가세했다. 샤오미가 이달 중국에서 선보인 ‘샤오미 18 폴드’는 5.38인치 외부 화면과 7.58인치 내부 화면을 적용한 짧고 넓은 북타입 제품이다. 화웨이는 이보다 앞선 지난 4월20일 ‘푸라 X 맥스’를 공개한 바 있다. 푸라 X 맥스는 5.4인치 외부 화면과 7.7인치 내부 화면을 탑재한 와이드형 폴더블폰이다. 제품은 같은 달 25일부터 중국에서 판매됐다.
이처럼 최근 와이드형 폴더블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펼쳤을 때 화면 활용도를 높이려는 전략이 있다. 기존 북타입 폴더블은 접었을 때 일반 스마트폰과 유사한 사용성을 확보하는 대신 펼치면 화면이 정사각형에 가까워지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가로 폭이 넓어지면 동영상과 게임 등 콘텐츠를 볼 때 화면을 활용하기 쉬워지고, 두 개 이상의 앱을 좌우로 배치하는 멀티태스킹에도 유리하다.
와이드형 폴더블 자체가 올해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오포는 2021년 ‘파인드 N’에 8.4대9 비율의 내부 화면을 적용해 펼쳤을 때 곧바로 가로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도 2023년 픽셀 폴드에 6대5 비율의 7.6인치 내부 화면을 탑재했다. 펼쳤을 때 가로가 세로보다 넓은 형태로, 최근 와이드형 폴더블의 선행 사례로 볼 수 있다. 다만 과거 일부 제조사의 선택에 머물렀던 형태가 올해 삼성과 애플을 비롯한 주요 업체의 신제품에 잇따라 적용되면서 와이드형은 폴더블 시장의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 전망도 북타입 중심의 변화를 가리키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전체 폴더블폰 출하량에서 북타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52%에서 76%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 시장의 가장 큰 변화로 북타입, 특히 보다 넓은 화면비를 적용한 제품으로의 이동을 꼽았다.

샤오미가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에서 기조연설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옥송이 기자]
폴더블 시장 자체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7월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내놓은 최신 전망에서는 누적 출하량이 연말까지 1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출하량은 올해보다 3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의 시장 진입과 삼성·화웨이 등을 중심으로 한 와이드 북타입 수요 확대 등이 시장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북타입 폴더블이 모두 같은 형태로 수렴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짧고 넓은 갤럭시 Z 폴드8과 함께 기존 세로형에 가까운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도 동시에 출시했다. 폴드8 울트라는 접었을 때 158.4×72.8㎜로 세로로 긴 형태를 유지한다. 모토로라 역시 올해 먼저 세로로 긴 북타입 ‘레이저 폴드’를 선보인 데 이어 별도의 와이드형 제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들이 한 가지 형태로 통일하기보다 휴대성과 콘텐츠 소비, 생산성 등 사용 목적에 따라 북타입 제품군을 세분화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폴더블폰의 대중화까지는 넘어야 할 벽도 있다. 현재 폴더블폰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 수준이다. 높은 가격과 내구성 우려, 기존 스마트폰과 차별화된 사용 경험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 등이 대중 시장 확산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와이드형 폴더블이 일시적인 폼팩터 경쟁을 넘어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을지는 넓어진 화면을 실제 사용 경험과 얼마나 연결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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