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PLAY IT] 세라젬 ‘리플랙스 마사지 소파베드’ 써보니…‘척추 번호’까지 골라 마사지

  • 가
  • 가
옥송이 기자

세라젬 리플랙스 마사지 소파베드 [사진=옥송이기자]

[디지털데일리 옥송이기자] “척추 스캔을 시작합니다.”

등 아래에서 바퀴처럼 둥근 도자가 등허리를 따라 오르내린다. 내 척추뼈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지피지기, 아니 ‘지뼈지기’면 안마도 제대로 받을 수 있다. 세라젬 ‘리플랙스 마사지 소파베드’는 시작부터 무턱대고 주무르는 대신 사용자의 몸을 먼저 훑었다.

신혼집을 꾸민 지 꽤 됐지만 아직 손대지 못한 곳이 있다. 서재다. 자취할 때 쓰던 책상과 책장을 그대로 옮겨왔지만, 한쪽 면은 휑하다. 인테리어 커뮤니티에서 흔히 보는 서재처럼 조명과 1인용 소파를 놓으면 그럴듯할 것 같았다.

문제는 1년째 소파를 고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1인용 소파를 놓자니 소파베드가 아쉽고, 소파베드를 고르자니 디자인이 걸렸다. 그렇게 고민만 하던 빈자리에 세라젬 ‘리플랙스 마사지 소파베드’를 들이고 2주간 써봤다.

리플랙스 마사지 소파베드를 펼친 모습. 가운데 천으로 덧댄 부분이 마사지부. [사진=옥송이기자]

리플랙스 마사지 소파베드는 외관만 보면 제품명에서 ‘마사지’를 빼야 할 것 같다. 언뜻 봐서는 가구다. 그것도 서재에 딱 맞는 작은 소파 같다. 폴딩형 매트를 접어두면 낮고 푹신한 1인용 소파가 된다. 앉아서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쓰다 잠깐 쉬기에도 좋았다.

진가는 접혀 있던 폴딩형 매트를 펼쳤을 때 드러난다. 매트를 앞으로 펴면 작은 소파가 길이 2.13m의 마사지 베드로 바뀐다. 접었을 때 크기는 738×1320×445㎜, 펼치면 738×2130×222㎜다. 무게는 41㎏이다. 작은 방에도 놓을 만한 폭이지만,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수시로 옮길 물건은 아니다.

마사지부에 목부터 엉덩이까지 몸을 맞춰 눕자 세라젬의 대표 척추 의료기기 ‘마스터’가 떠올랐다. 실제로 마사지를 받아보면 체감 차이는 크지 않았다. 등 아래에서 도자가 올라와 척추를 따라 밀어 올리고, 목과 어깨 부근에서는 묵직하게 눌렀다. 특히 척추 가운데를 따라 목까지 힘을 줘 훑고 올라와 시원했다.

단, 두 제품을 같은 선상에 놓을 수는 없다. 리플랙스는 의료기기가 아니라서다. 품목명은 ‘전기마사지기’다. 반면 마스터 제품군은 척추 의료기기로 판매된다.

리플랙스 마사지 소파베드. 천을 떼어내자 마사지부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옥송이기자]

그렇다고 마사지 기술까지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니다. 리플랙스에는 척추 길이와 굴곡, 마디별 위치를 파악하는 척추 정밀 스캔과 최고 65도까지 올라가는 직가열 온열 도자가 적용됐다. 세라젬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마사지 엔진과 모듈, 도자 사양, 마사지 범위 등 핵심 마사지 시스템도 기존 제품과 동일하게 적용했다.

가격에서는 차이가 난다. 29일 세라젬 공식몰 기준 리플랙스 판매가는 230만원이다. 마스터 V5는 395만원으로 리플랙스보다 165만원 비싸고, 마스터 V11은 770만원이다.

세라젬이 리플랙스를 내놓으며 겨냥한 고객층도 마스터와는 다소 다르다. 리플랙스는 의료기기가 아닌 웰니스 가전으로 문턱을 낮추고, 소파와 마사지 베드를 하나로 묶었다. 주요 타깃은 2530세대다. 마사지 기기에 큰 공간과 비용을 들이는 데 부담을 느끼는 젊은 소비자까지 끌어들이려는 제품이다. 세라젬은 출시 당시 1인 가구 등을 포함한 2530세대를 주요 대상으로 제시했다.

리플랙스 마사지 소파베드의 마사지 도자가 움직이는 모습. [사진=옥송이기자]

2주간 사용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기능은 ‘척추 전문 마사지’였다. 리모컨 화면에는 단순히 목이나 허리가 아니라 C1, L5처럼 척추 번호가 뜬다. 원하는 척추 마디를 지정하면 해당 부위를 집중적으로 마사지한다. 척추 찜질 마사지에서도 척추 번호를 고를 수 있다.

C1을 골라봤다. 평소 뻐근함을 자주 느끼던 뒤통수 바로 아래, 목과 이어지는 부분에서 도자가 한참 움직였다. 앞뒤로 오가다 약 1분가량 한곳에 머물러 지압하고, 다시 움직였다가 같은 부위를 눌렀다. 이 과정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

처음에는 ‘왜 자꾸 여기만 누르지’ 싶었다. 알고 보니 C1은 경추 1번을 뜻했다. 평소 불편했던 곳을 골라놓고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셈이다. 이후에는 리모컨에서 경추(C), 흉추(T), 요추(L) 번호를 바꿔가며 원하는 위치를 골랐다. 척추 전문 마사지뿐 아니라 척추 찜질 마사지도 같은 방식으로 부위를 세분화해 설정할 수 있다.

마사지에 앞서 진행하는 척추 스캔부터 존재감이 있었다. 도자가 목부터 허리와 골반 부근까지 한 차례 훑었다. 강도 5에서는 어깨와 날개뼈 주변을 지나갈 때 몸에서 ‘두둑’ 소리가 날 정도로 자극이 느껴졌다. 허리와 엉덩이 부근을 지날 때는 꽤 아팠다. 스캔만으로도 한 차례 마사지를 받은 느낌이었다.

리플랙스 마사지 소파베드 리모콘을 빼는 모습. [사진=옥송이기자]

마사지 모드는 총 15가지다. 스트레칭·클렌즈를 비롯해 워밍업·바디 리셋·목·어깨 집중·허리·골반 집중·코어 밸런스·리커버리·굿슬립 등 마사지 모드 9가지가 있다. 여기에 릴랙스 명상·골프 라운딩 명상·요가 호흡 명상 3가지가 더해진다. 구간 마사지와 척추 찜질 마사지, 척추 전문 마사지 등 수동 모드 3가지도 갖췄다. 세라젬은 총 15가지 맞춤 케어 프로그램을 적용했다고 설명한다.

그중 실제 손이 가장 자주 간 건 ‘리커버리’였다. 퇴근한 뒤 매트를 펼쳐 눕고 버튼을 누르면 어깨부터 목까지 도자가 힘을 주며 척추 가운데를 쭉 훑고 올라왔다. 하루 종일 노트북 앞에 앉아 있던 날에는 이 동작이 특히 시원했다.

36분짜리 스트레칭 모드도 자주 썼다. 어깨부터 시작해 등을 구석구석 훑고 허리와 골반 쪽으로 내려갔다. 특히 허리 아래에서 도자가 몸을 곧추세우듯 밀어 올릴 때가 시원했다. 허리·골반 집중 모드는 이름처럼 아래쪽을 집중적으로 마사지했다.

리플랙스 마사지 소파베드는 리모콘이 마사지부 옆에 숨겨져 있다. 사용할 때는 쭉 빼서 조작하면 된다. [사진=옥송이기자]

세라젬 리플랙스 마사지 소파베드 리모콘. 간편하게 모드를 전환할 수 있고, 마사지 강도와 온도 조절도 가능하다. [사진=옥송이기자]

다만 모드별 차이를 끝까지 분석하기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마사지만 시작하면 곧 잠들어버린 탓이다. 리커버리든 스트레칭이든 퇴근 후 작동 버튼을 누르고 누워 있으면 어느 순간부터 기억이 끊겼다. 2주쯤 지나자 리플랙스는 마사지 성능을 시험하는 제품이라기보다 퇴근 후 자연스럽게 찾아가는 휴식 공간이 됐다.

조작도 간단했다. 마사지부 옆에 숨겨진 유선 리모컨을 쏙 꺼내 쓰면 된다. 화면에서 현재 모드와 남은 시간, 마사지 강도, 온도를 볼 수 있고 버튼을 눌러 바로 조절한다. 사용을 마치면 다시 옆으로 넣어두면 된다. 아울러 저소음 설계와 IoT 앱, 힐링 사운드 등 편의 기능도 갖췄다.

리플랙스의 강점은 마사지 베드와 소파 가운데 하나를 고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평소에는 비어 있던 서재 한편을 채우는 소파였다가, 피곤한 날 매트를 펼치면 마사지 베드가 된다. 마사지 기기를 위해 별도의 공간을 내주기 부담스러운 1~2인 가구라면 이 두 가지 역할을 한 제품에 담았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1년 동안 뭘 놓을지 못 정했던 서재의 빈자리도 일단은 채워졌다. 문제는 체험이 끝난 뒤다. 다시 텅 빈 자리를 보면 이번에는 소파를 고르는 고민이 아니라 ‘마사지 되는 소파’를 포기할 수 있느냐는 고민부터 시작될 듯하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