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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보상·과장금에 소송 '삼중고'…집단소송제도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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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기자

[사진=AI 생성 이미지]

[디지털데일리 정혜승기자] 티빙의 개인정보 유출 보상안에 불만을 품은 이용자들의 집단 소송이 확산세다. 이런 가운데 기업의 잇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에서도 집단소송제 도입 논의가 불붙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빙 집단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들은 이달부터 2차 원고 모집에 들어갔다. 법무법인 지향은 지난 4일부터 2차 모집을 시작했으며 누적 참여자가 15만명을 웃돈다. 법무법인 세담도 2차 원고를 모집 중으로 9월 15일 기준 2만5513명이 참여했다. 목표는 10만명이다.

로펌들은 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낮춘 구조를 내세워 참여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세담은 참가비를 본인 확인용 5000원을 받고 별도 착수금은 없으며 패소하더라도 참가비 외에 의뢰인이 부담하는 비용은 없다고 안내한다. 성공보수는 실제 배상금을 회수한 경우에만 발생한다.

원고 측은 티빙의 배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하희봉 로피드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취약점을 알면서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은 과실을 입증할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은 티빙이 2024년 모의해킹에서 취약점을 발견하고도 조치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티빙은 운영환경 접속키를 별도 공간에 분리 보관하지 않고 소스코드에 그대로 노출한 채 썼고 이용자 정보가 담긴 데이터베이스(DB) 접속정보도 암호화하지 않은 채 저장했다. 전체 임직원 265명 중 정보보호 전담인력은 외주 제외 4명이었다.

하 변호사는 "책임을 면하려면 당시 기술로는 막을 수 없었다는 기술적 한계가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은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취약점을 조치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에 따라 민사상 책임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판례를 살펴보면 판결은 기업이 '보안 의무를 다했는지'에 따라 갈렸다. 예를 들어 법원은 2020년 인터파크 1000만명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안전조치가 미흡했다고 봤다. 이에 인터파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원고는 1인당 10만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

이에 티빙의 부담은 이중으로 커지고 있다. 티빙은 유출 사고 후 안심보험·포인트 등 1인당 체감 2만원 수준의 보상 패키지를 내놨는데, 여기에 집단소송까지 겹친 것이다. 티빙은 이달 법무법인 지향 원고 소장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여기에 과징금과 과태료도 남아 있다. 과기정통부는 티빙이 침해사고를 인지한 뒤 24시간 이내에 신고해야 하는 의무를 어겼다며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처분도 남아 있다. 특히 지난 11일부터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시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유출이 과징금과 소액 보상으로 마무리되는 현행도 지적했다. 티빙은 유출 사고 후 1인당 체감 2만원 수준의 보상안을 내놨다. 한 법조계 전문가는 "행정 제재로 내야 할 금액이 보안에 써야 할 비용보다 작다면 기업이 굳이 사고를 막을 유인이 없다"고 짚었다.

잇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미국식 집단소송제(옵트아웃·Opt-Out) 도입도 거론된다. 명시적으로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히지 않으면 자동으로 소송에 참여되는 방식이다. 하 변호사는 "손해배상액이 현실화되거나 옵트아웃 방식이 도입되면 이런 사고를 막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며 "증권뿐 아니라 모든 일반 손해배상 소송에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집단소송제 도입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지난 8일 소비자정책위원회 회의에서 소비자 전 분야에 걸쳐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집단소송제는 한국에서는 2005년 증권 분야에 한해 도입됐다. 개인이 대기업을 상대로 피해를 구제받기 어렵고, 재판에서 이겨도 배상액이 변호사 선임비보다 적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혜승 기자
jh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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