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

[오픈테크넷 2026] "22억 계정 인증 시스템에도"…삼성전자, 에이전틱 AI 독자 제어 체계 구축

  • 가
  • 가
박재현 기자

9월 15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디지털데일리>가 주최한 '오픈 테크넷 서밋(Open Technet Summit) 2026'에서 김제민 삼성전자 빅데이터센터 파트장이 '삼성전자의 에이전틱 AI 여정: 운영 혁신에서 AI 거버넌스, 개발 패러다임까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박재현기자] 삼성전자가 22억 가입자를 보유한 대규모 인증 시스템에 에이전틱 AI(Agentic AI)를 도입해 클라우드 리전 장애를 선제 포착하는 성과를 냈다. 특히 에이전트 권한 통제를 위한 글로벌 표준이 부재한 상황에서 독자적인 권한 제어 체계를 구축하며 AI 운영 및 개발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김제민 삼성전자 빅데이터센터 파트장은 15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디지털데일리>가 주최한 '오픈 테크넷 서밋 2026'에서 '삼성전자의 에이전틱 AI 여정: 운영 혁신에서 AI 거버넌스, 개발 패러다임까지' 발표를 통해 여정을 공유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가입자 22억명,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7억5000만명에 달하는 계정 인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페이·삼성헬스·갤럭시스토어·빅스비 등 60여 개 글로벌 서비스와 수십억 대 기기를 하나로 묶으며, 4개 리전에서 초당 270만 건의 요청과 20만 건의 트랜잭션을 처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이 시스템에 AI옵스(AIOps) 에이전트와 시큐리티 에이전트를 실전 투입했다. AI옵스 에이전트는 메트릭·로그를 교차 분석해 장애의 근본 원인과 서비스·인프라 문제 여부를 스스로 구분하고 있다. 시큐리티 에이전트는 텍스트투에스큐엘(Text2SQL)로 웹방화벽(WAF) 로그를 직접 질의해 공격을 탐지·보고한다.

김 파트장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AI 에이전트는 지난해 10월 AWS 미국 리전 전체가 장애를 일으켰을 때 효과를 발휘했다. AI옵스 에이전트는 메트릭을 교차 분석해서 us-east-1의 5XX 급증을 먼저 잡았고 연이어 다이나모DB 지연 이상을 찾았다. 최종적으로 DNS Resolution 실패까지 짚어냈다.

AWS 공식 상태 페이지가 갱신되기 전이었다. 삼성전자는 사람이 회의를 소집하기도 전에 미리 준비해둔 리전 단위 페일오버를 실행했다.

보안 영역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시큐리티 에이전트는 하루 25만8000건의 로그를 분석해 16만 건 이상의 대규모 스캐닝 패턴과 로그인 엔드포인트를 겨냥한 2만 건 단위 무차별 대입 공격을 분류해냈다. 특정 국가 IP 한 곳이 16분 동안 23만회 요청을 쏟아부어 로그인 실패율이 20%까지 치솟은 실제 공격도 에이전트가 정확히 짚어냈다.

에이전트의 실무 투입이 확대되면서 삼성전자는 권한과 접근 통제 과제에 직면했다. 에이전트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환경에서 '누구의 권한으로 어떤 데이터와 도구까지 접근을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 확립이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에이전트 권한 통제를 위한 명확한 글로벌 집행 표준은 부재한 상태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AI위험관리프레임워크(RMF), ISO 42001, 유럽연합(EU) AI법 등 기존 규제는 관리 대상을 정의하고 있으나, 런타임 환경에서 에이전트의 도구 호출을 통제하는 집행 계층의 표준화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는 사람을 전제로 설계된 기존 인증·인가 체계로는 에이전트의 권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자체적인 '어카운트 포 AI 에이전트(AAA)' 체계를 구축해 권한 통제 문제를 해결했다. AAA는 ▲요청 주체 식별 ▲데이터 및 도구 접근 허용 조건 설정 ▲승인 및 거부 이력 추적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건을 기반으로 한다.

통제 원칙은 '권한 제로(0)'와 '행위 기반 관측' 두 가지다. 사용자 권한의 무조건적인 상속을 배제하고 제로 상태에서 시작해 작업에 필요한 권한만 조건부로 부여한 뒤 종료 시 자동 회수한다.

개발 방식도 전환 중이다. AI 활용 응답자의 처리량은 늘었지만 배포 안정성은 오히려 나빠지면서 개인 의존적인 'AI 어시스트'나 결과물이 파편화되는 '바이브 코딩'을 넘어 조직 전체 작업 방식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AI 드리븐' 단계를 목표로 삼았다.

삼성전자는 AWS가 공개한 AI 드리븐 디벨롭먼트 라이프사이클(AI-DLC) 프레임워크를 팀 상황에 맞게 적용해, 사람이 방향·계획·의사결정을 맡고 AI가 코드와 테스트를 만드는 방식으로 재편했다.

이를 통해 대규모 신규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에서 기존 6개월 걸리던 리드타임을 70% 가까이 줄였다. 직군 간 회의와 개발자별 결과물 편차도 함께 줄었다.

다만 AI 코딩 확산으로 풀리퀘스트(PR) 리뷰 구간에서 새로운 병목이 생겼다. 삼성전자는 검증 주체를 사람에서 코드로 옮기며 대응에 나섰다. 종단간(E2E) 테스트 자동화, 기능 플래그 및 킬스위치, 퍼널별 이상 탐지를 적용해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김제민 삼성전자 빅데이터센터 파트장은 "표준이 준비되길 기다릴 수 없어 에이전트가 실제로 움직이는 순간을 통제하는 계층을 직접 만들어야 했다"며 "운영에서 나온 지식이 개발로, 개발에서 나온 테스트 이력이 다시 지식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crejx@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