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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이 슬랙에 초대했습니다"…깜빡 속을뻔, 경영진 사칭 피싱 공격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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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민 기자

기업용 협업도구 '슬랙(Slack)'에서 경영진을 사칭해 금전을 요구하는 사기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독자 제보]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업무용 협업 도구 '슬랙(Slack)'을 악용해 기업 경영진을 사칭하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공격자는 회계 및 재무 실무자를 노리고 있어 실제 금전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15일 <디지털데일리> 취재 결과, 한 언론사 직원은 최근 회사 대표로부터 '슬랙 작업에 초대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 '초대 수락'을 누르고 인증코드를 입력하자 슬랙 대화 창(다이렉트 메시지)으로 화면이 넘어갔다.

대화창 목록을 누르자 해당 직원을 초대한 계정으로부터 메시지가 떠올랐다.

언론사 대표의 실제 사진과 이름을 활용한 이 계정에서 언론사 대표는 "지금 사무실에 계신가요?"라고 말을 걸었다. 직원이 답장을 하자 "지금 회계 담당 책임자를 슬랙 워크스페이스에 초대해 주세요, 잠시 후에 업무 지시가 있습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후 직원이 '회계 담당 책임자라면 어떤 분을 말씀하시는 것이냐'고 되묻자 대표는 "회사에서 송금 및 이체를 담당하는 분"이라는 답을 보냈다. 이상함을 느낀 직원이 '지시 사항을 알려달라'고 요청하자 즉각 오프라인 상태로 전환돼 답변이 돌아오지 않았다.

확인 결과, 이는 실제 언론사 대표의 신원을 도용한 피싱 계정이었다.

공격자는 슬랙에 가입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생성한 메일 주소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 경로로 가입한 후 피싱을 시도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배후에 누가 있었는지는 추후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기 수법은 하반기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슬랙은 이달 1일(현지시간) 공지문을 통해 최근 한국과 일본 사용자를 겨냥한 피싱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공격자가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나 개인을 사칭해 거짓 워크스페이스를 생성한 뒤 피싱 링크가 포함된 초대장을 발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슬랙은 9월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과 일본 사용자를 겨냥한 피싱 공격을 유의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사진=슬랙 홈페이지]

보안업계는 이 같은 피싱 공격이 실제 금전 피해와 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종현 지니언스 시큐리티 센터장(이사)은 "최근 슬랙 피싱은 불특정 다수에게 악성 링크를 보내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회사 대표나 임원, 동료 등 신뢰할 만한 인물을 사칭해 사용자의 경계심을 무너뜨리는 사회공학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업무에 슬랙과 같은 협업 플랫폼을 자주 사용하는 조직일수록 정상적인 업무 초대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피해 범위 또한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 이사는 "최근 공격에서는 회계나 금융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접근을 시도하는 특징도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은 송금, 결제, 세금계산서, 거래처 정보 등 기업의 자금 흐름과 밀접한 업무를 담당하는 만큼 계정이 탈취될 경우 금전적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추가 피싱 공격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문 이사는 "공격자가 가짜 초대 페이지나 로그인 화면을 통해 계정 정보를 탈취할 경우, 기업 내부 대화와 업무 자료에 접근하거나 탈취한 계정을 이용해 동료와 거래처를 대상으로 추가 피싱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본적인 보안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이사는 "예상하지 못한 슬랙 초대장을 받았다면 발신자의 이름만 믿지 말고 별도의 연락 수단을 통해 실제 발송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또한 로그인 페이지의 인터넷 주소가 정상적인 슬랙 도메인인지 확인하고, 2차 인증을 반드시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피싱 공격은 기술적 취약점보다는 우리가 신뢰하는 사람과 익숙한 업무 환경을 악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결국 '누가 보냈는가'뿐 아니라 '내가 예상한 요청인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보안 습관이 피해 예방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김보민 기자
kimbm@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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