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에 ‘매운맛’ 더했다…렉서스 RX500h F 스포츠 [시승로그]
쏟아지는 신차 정보 속에서 진짜 실력을 가려내기 위해 직접 운전석에 앉았습니다. 시승기 연재물 <시승로그>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생생한 주행 경험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렉서스 RX500h.[사진=윤서연 기자]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조용하고 편안한 차’. 렉서스 하이브리드에 갖고 있던 선입견은 가속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 흔들렸다.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자 묵직한 차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속도를 붙였다. 렉서스 특유의 부드러움은 그대로인데 그 안에 숨겨둔 힘은 제법 강했다.
이번 시승로그 주인공은 RX500h F 스포츠 퍼포먼스다. 2.4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총 출력 371마력을 낸다. 천천히 달릴 때는 익숙한 렉서스지만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F 스포츠’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가 드러난다.
RX는 렉서스를 대표하는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1999년 글로벌 시장에 처음 등장한 뒤 5세대에 걸쳐 명맥을 이어왔다. 현재 판매되는 5세대 모델은 2023년 국내에 출시됐다. 그중 RX500h F 스포츠 퍼포먼스는 RX 라인업에서 가장 강력한 성능을 맡고 있다. 오랜 시간 RX가 쌓아온 정숙성과 편안한 승차감에 ‘달리는 재미’를 더한 모델인 셈이다.
◆ 점잖은 렉서스는 잊어라…21인치 휠로 힘준 외관
렉서스 RX500h.[사진=윤서연 기자]
외관에서도 일반 RX와 차이를 뒀다. 전면부에는 렉서스 특유의 스핀들 디자인을 새롭게 해석한 ‘스핀들 보디’가 자리 잡았다. 기존처럼 그릴의 경계를 뚜렷하게 나누기보다 차체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만든 심리스 타입이다. 날렵하게 뻗은 ‘L’자형 주간주행등까지 더해지면서 차체는 낮고 넓어 보인다.
F 스포츠 퍼포먼스만의 차별점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용 그릴과 검은색 사이드미러·루프레일을 적용했다. 여기에 21인치 전용 휠이 큰 차체를 단단하게 받쳐준다. 시승차에 적용된 블랙 스포츠 에디션은 전용 앞뒤 범퍼·사이드 몰딩을 더해 일반 RX보다 한층 공격적인 인상을 강조했다. 붉은색의 캘리퍼 역시 스포티한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렉서스 RX500h.[사진=윤서연 기자]
렉서스 RX500h.[사진=윤서연 기자]
측면에서는 전장 4890㎜·전폭 1920㎜의 덩치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반면 지붕에서 후면으로 이어지는 선은 완만하게 떨어져 둔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후면은 좌우를 길게 연결한 일자형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적용했다. 중앙에는 ‘LEXUS’ 레터링을 배치해 간결하게 마무리했다.
◆ 371마력 터보 하이브리드…조용하다가도 밟으면 달라진다
RX500h의 진짜 차별점은 보닛 아래에 있다. 2.4ℓ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바이폴라 니켈 메탈 배터리·전기모터를 조합했다. 후륜에는 약 76㎾ 전기모터와 트랜스액슬·인버터를 통합한 이액슬(eAxle)이 들어간다.
시동을 걸고 천천히 움직일 때는 익숙한 렉서스다. 전기모터가 개입하면서 저속에서는 조용하고 매끄럽게 움직인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 성격이 바뀐다. 터보 엔진이 힘을 보태면서 2톤이 넘는 차체를 빠르게 끌어낸다. 순간적으로 튀어나가는 것보단 힘을 꾸준히 쌓으며 속도를 붙이는 쪽에 가깝다.
렉서스 RX500h 엔진룸.[사진=윤서연 기자]
6단 자동변속기의 존재감도 분명하다. 가속할 때 엔진 회전수만 높아지는 느낌보다 기어가 단계적으로 바뀌면서 속도를 끌어올리는 감각이 살아 있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부드러움을 유지하면서 가속 과정을 보다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다이렉트4(DIRECT4) 사륜구동 시스템도 차의 성격을 뒷받침한다. 주행 상황에 따라 앞뒤 구동력을 정밀하게 조절하고 후륜 이액슬을 활용해 안정성을 높였다.
여기에 뒷바퀴를 최대 4도 조향하는 다이내믹 리어 스티어링(DRS)이 적용돼 저속에서는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민첩한 방향 전환을 도왔다. 고속에서는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덕분에 덩치에 비해 코너를 돌아나가는 움직임은 부담스럽지 않았다. 전자제어 가변 서스펜션(AVS)도 노면 충격을 무조건 단단하게 받아내기보다 차체 움직임을 억제하면서 승차감을 챙겼다. ‘F 스포츠’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편안함까지 희생한 차는 아니다. 속도를 높이면 차체를 단단하게 붙잡으면서 일상 주행에서는 렉서스 특유의 편안함을 남겨놨다.
렉서스 RX500h 계기판 내 연비 정보.[사진=윤서연 기자]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10㎞다. 도심 9.4㎞·고속도로 10.7㎞다. 371마력의 시스템 총 출력과 2150㎏의 공차중량을 고려하면 효율을 앞세운 하이브리드와는 성격이 다르다. 꽉 막힌 강남대로변을 1시간반 가량 주행한 뒤 확인한 연비는 공인 복합연비를 소폭 웃도는 리터당 11㎞ 안팎이었다.
◆ 달리는 재미에 가족까지 챙겼다…612ℓ 넉넉한 적재공간
렉서스 RX500h 1열 모습.[사진=윤서연 기자]
실내에 들어서면 외관의 공격적인 분위기는 한층 차분해진다. 운전석은 운전자와 차량의 일체감을 강조한 ‘타즈나(Tazuna)’ 개념으로 설계했다. 시선 앞에는 디지털 계기판이 놓이고 중앙에는 14인치 터치 디스플레이가 자리한다. 화면을 키우면서도 온도와 오디오 조절에는 물리식 다이얼을 남겼다. 주행 중 손을 뻗어 조작하기에도 어렵지 않았다.
F 스포츠 모델인 만큼 전용 스티어링 휠·계기판·기어노브·스포츠 시트도 적용됐다. 스포츠 시트는 몸을 과하게 조이기보다 좌우를 적당히 받쳐주는 형태다. 장거리 운전에서 편안함까지 챙기려는 RX의 성격은 남겨뒀다.
렉서스 RX500h 2열.[사진=윤서연 기자]
렉서스 RX500h 선루프.[사진=윤서연 기자]
2열 공간도 넉넉하다. 휠베이스는 2850㎜다. 5세대로 바뀐 후부터는 이전 모델보다 휠베이스가 약 60㎜ 늘었다. 2열부터 트렁크 끝까지의 길이도 약 50㎜ 길어졌다. 2열에는 전동 폴딩·리클라이닝 기능이 들어가 가족용 SUV로 활용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리클라이닝 기능은 센터 디스플레이에서도 조작이 가능하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검은색 위주의 실내에 개방감을 더한다. 21개 스피커로 구성된 마크 레빈슨 프리미엄 사운드와 헤드업 디스플레이·디지털 리어 뷰 미러·파노라믹 뷰 모니터도 갖췄다. 운전석에 성능 관련 요소를 집중하면서도 프리미엄 SUV에서 기대할 만한 편의사양을 빠뜨리지 않았다.
렉서스 RX500h 트렁크.[사진=윤서연 기자]
적재공간도 스포츠 성향을 이유로 포기하지 않았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제조사 측정 기준 약 612ℓ다. 9.5인치 골프백을 최대 4개 실을 수 있을 정도다. 2열을 접으면 추가 공간도 확보할 수 있다. 발을 리어 범퍼 아래로 넣어 트렁크를 여는 킥 오픈 파워 백도어도 적용했다.
렉서스 RX500h 휠.[사진=윤서연 기자]
RX500h 가격은 2026년 7월 기준 1억2110만원이다. RX350h 프리미엄 8790만원보다 3320만원 높다. 그렇다 보니 렉서스의 주력 볼륨 모델과는 거리가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RX500h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120대였고 올해 들어 8월까지 89대가 판매됐다. 렉서스 브랜드 전체 판매 규모와 비교하면 비중은 크지 않은 수준이다.
판매량만 놓고 보면 대중적인 모델은 아니지만 RX 라인업 안에서 역할은 분명하다. 효율과 정숙성을 앞세운 일반 하이브리드 모델과 달리 성능에 무게를 두면서 RX가 보여줄 수 있는 주행 영역을 넓혔다. 높은 가격을 감수하더라도 렉서스 특유의 승차감에 보다 강한 성능을 원하는 수요를 겨냥한 셈이다.
실제로 타보면 이런 성격은 더욱 선명해진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렉서스의 장점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필요할 때는 371마력의 힘과 F 스포츠 특유의 민첩한 움직임을 끌어낼 수 있다. 여기에 넉넉한 2열과 적재공간까지 갖췄다. 한 대로 출퇴근부터 가족과의 장거리 이동·운전의 재미까지 두루 누리고 싶은 소비자라면 RX500h가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역세권·학세권만큼 중요해졌다”…아파트 선택 기준 된 ‘주세권’
2026-10-10 09:53:16“금융지주 상반기 순익 17.6조”…금투 73%↑·은행 8%↓
2026-10-10 09:42:04“전세보증보험, 나중에 가입하면 되겠지?”…기한 놓치면 보증금 보호 못 받는다
2026-10-10 09:00:00[위클리템] 델, ‘RTX 스파크’ 품은 XPS 16 공개…마이크로닉스는 듀얼팬 PC 케이스
2026-10-10 08:41:37"다 되는 AI, 누가 더 싸게 돌리나"…래블업, 추론·에이전트 인프라 최적화 승부
2026-10-10 0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