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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화려함 넘어 ‘실질 성과’ 찾을 때…AI 생태계 ‘증명 단계’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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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훈 기자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가 지난 9월3일 웨스틴 파르나스 서울에서 개최된 ‘어텐션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마키나락스]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인공지능(AI) 산업 경쟁 기준이 ‘얼마나 앞선 기술을 확보했느냐’에서 ‘실제 현장에서 어떤 성과를 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모델 성능과 미래 비전을 앞세웠던 기업들도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투자대비이익(ROI)’ ‘실제 업무 자동화’ 등 측정 가능한 결과를 내세우는 전략으로 전환한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AI 기업 수장과 전문가들은 AI 행사에 참여해 주로 기술의 미래와 가능성을 이야기해왔다. 1월 CES 2026을 시작으로, 3월 엔비디아 GTC 2026, 5월 AWS 서밋 서울 2026에 이르기까지, 가파른 기술 성장을 논의하는 무대가 이어졌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AI 콘퍼런스 속 주제도 달라지고 있다. 추상적인 미래 비전 대신 현장에서 검증된 구체적인 수치와 실제 성과를 전면에 내세우는 ‘성과 증명의 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마키나락스가 지난 3일 개최한 ‘어텐션(ATTENTION) 2026’도 이 같은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어텐션은 마키나락스가 연례 AI 컨퍼런스다.

이날 마키나락스가 강조한 부분도 AI가 산업 현장에 뿌리내려 만든 ‘진짜 결과물’이다. 현장에서는 삼성전자·한국앤컴퍼니·HD한국조선해양·삼성SDS 등 분야별 기업 관계자들이 발표자들이 무대에 올라 실제 AI 도입으로 얻은 성과와 성공 사례를 800여명 참가자들과 공유했다.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는 기조 연설에서 “공장부터 전장까지 거칠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작동하는 AI를 만들겠다”며 “이를 통해 완전자율 제조 및 초생산 단계를 구현하겠다”고 자신했다.

지난 8월 열린 ‘AI 서밋 서울 & 엑스포 2026’의 주제도 ‘The Transformation Era: Beyond Adoption(도입을 넘어서)’였다. 전시장은 강연 슬라이드가 아니라 산업별 도입 사례와 실제 작동하는 제품 중심으로 채워졌다. 동시에 기술 기업과 수요 기업을 잇는 200여 건의 1대1 상담도 함께 진행되는 등 기술 과시에서 사업 연결로 무게 중심이 옮겨진 풍경이 펼쳐졌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가 9월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리얼서밋 2026' 행사를 열고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SDS]

삼성SDS가 지난 8일 개최한 AX 콘퍼런스 ‘리얼 서밋(REAL Summit) 2026’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보였다. 삼성SDS는 AI가 단순 업무 보조를 넘어 기업 업무 자체를 수행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삼성SDS가 강조한 핵심은 ‘AI가 비즈니스를 재설계한다’는 것이었다. AI 도입과 실질 성과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다차원 AI 실행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답을 찾는 AI’에서 실질 업무 프로세스를 스스로 수행해 생산성을 높이는 기업용 에이전트 ‘브리티웍스 코워크’의 현장 적용 사례를 공개하고 글로벌 430여개 제조 공장의 데이터와 로봇, 설비를 연결하는 'RX(로봇 전환)' 및 피지컬 AI 추진 현황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AX는 단순히 시간 비용을 절감하기보다 업무의 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비즈니스와 업무 방식 자체를 처음부터 새롭게 재설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컨퍼런스 무대의 체질이 바뀐 배경에는 AI의 높은 보급률과 대조되는 ‘냉정한 재무적 성과’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 분석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출시 단 3년(2022년~2025년) 만에 글로벌 보급률 53%를 돌파했다. 반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NANDA 이니셔티브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이 엔터프라이즈 AI에 350억~400억 달러 규모를 투자했음에도 손익표에 명확한 수치 성과를 남긴 비율은 5%에 불과했다. 기술 도입의 속도는 빨라졌지만 이것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증명하는 ROI로는 연결하지 못한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분석이다.

국내외 AI 컨퍼런스들이 던지는 메시지도 이같은 업계 고민을 담고 있다. 이제 AI 생태계는 단순히 기술의 신기함을 어필하고 미래를 말하는 단계를 지났다. 실제 사업 현장에서 성과를 내는 법을 다투고, 숫자와 결과물로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증명의 시간'이 비로소 시작된 것이다.

마키나락스 관계자는 “기업에 있어 AI의 가치는 결국 경쟁력의 차이를 만들어줄 수 있는지 여부”라며 “AI는 이제 다른 기업이 따라잡기 어려운 경쟁 우위 ‘한끗’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제 단순 탐색을 넘어 현장에서 빠르게 작동하고 숫자로 성과를 증명해내는 AI를 도입하는 실행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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