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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반도체 타고 힘실렸는데…‘호르무즈 파병’ 암초 어쩌나 [증시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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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훈 기자

9월 11일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강기훈기자] 코스피가 반도체주를 앞세워 7000선을 다시 넘나들며 두 달 가까이 이어진 박스권 상단을 두드리고 있다. 한때 6200선까지 밀렸던 지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빠르게 반등했다. 다만 중동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 국제유가와 금리, 외국인 수급이 추가 상승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1일 전 거래일보다 124.01포인트(1.76%) 내린 6909.91에 마감했다. 3거래일 만에 7000선을 내줬지만 지난 4일 종가 6687.21과 비교하면 일주일 새 3.33% 올랐다.

이번 반등을 이끈 것은 반도체다. 지수가 박스권 상단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업종 전반이 고르게 오르기보다 시가총액 상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코스피는 지난 7일 오픈AI발 인공지능(AI) 투자 기대에 4.61% 급등한 6995.39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68%, 8.26% 오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9일에는 1.40% 상승한 7051.64에 마감하며 33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7000선을 회복했다.

7000선을 넘어서자 주 후반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가운데 국제유가와 시장금리가 함께 오르면서 반도체 중심의 상승세도 주춤했다. 11일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2조3040억원, 1조2235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2~3%대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345.9원까지 오르며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더했다.

증시가 주목하는 또 다른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국방부가 파병 여건 등을 확인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UAE)에 파견했던 현지조사단은 지난 10일 귀국했다. 정부는 파병과 기술적 지원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성숙 국무총리도 국회에서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파병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부담은 파병 여부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원유 공급 차질과 국제유가의 향방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석유제품은 지난해 4분기 하루 평균 2160만배럴에서 올해 2분기 490만배럴로 급감했다.

유가 상승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물가와 시장금리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장기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가 낮아지는 만큼 반도체를 비롯한 성장주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원화 약세까지 겹치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매하는 외국인 수급도 흔들릴 수 있다. 11일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2조원 넘게 순매도한 것도 이런 경계심이 반영된 흐름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살아 있다. 최근 코스피가 중동 불안에도 빠르게 반등한 배경에는 AI 투자 확대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을 뚫고 추가 상승하려면 반도체의 이익 모멘텀이 이어지는 가운데 호르무즈발 유가·금리 충격이 제한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음 주 시장도 반도체와 중동 변수의 힘겨루기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반도체가 지수 상단을 밀어 올리고 있지만 유가와 금리 상승이 속도를 제한하는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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