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규모만 2조원대"…지속가능한 웹툰 생태계, 어떻게 구축할까 [현장]

임철민 전북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9월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필원에서 열린 웹툰 생태계 세미나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성오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웹툰 산업이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가르는 기준은 시장 규모만이 아니라 창작자가 플랫폼을 얼마나 신뢰하고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느냐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네이버웹툰과 직접 계약한 창작자 조사에서는 플랫폼 신뢰와 추천 의향이 높은 수준을 보였고, 특히 글로벌 진출 기회에 대한 평가는 4년 전보다 크게 높아졌다.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필원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웹툰 생태계를 위한 질문-창작자가 말하는 신뢰, 함께 만드는 웹툰 생태계' 세미나에서 임철민 전북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웹툰 생태계의 가치사슬 출발점에 창작자가 있는 만큼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려면 이들이 실제 창작 환경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웹툰 산업 규모는 2017년 3799억원에서 2024년 2조2856억원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얼마나 커졌느냐'보다 '창작자가 계속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인가'였다.
이에 연구진은 지난 7~8월 네이버웹툰과 직접 계약한 창작자 111명을 대상으로 플랫폼 역할과 계약·정산, 수익 구조, 글로벌 진출, 종합 인식 등을 조사했다. 응답자의 평균 창작 경력은 4.7년이었으며 69명은 글로벌 진출 경험이 있었다.
플랫폼 역할에 대한 평가는 평균 87.4점으로 나타났다. '많은 독자에게 작품을 알릴 수 있다'는 항목이 90.7점으로 가장 높았고 댓글을 통한 독자 반응 확인은 88.6점이었다. 다양한 장르와 새로운 스토리 실험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는 85.6점, 웹툰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는 85.1점이었다.
연구진은 단순한 작품 유통 창구를 넘어 독자와 창작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기능이 강점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신뢰'와 '글로벌'이었다. 2022년 조사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문항을 비교한 결과 플랫폼 신뢰도는 85.1점에서 89.7점으로 5.4% 높아졌다. 추천 의향도 90.1점에서 93.1점으로 상승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작가로 활동할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는 74.3점에서 87.7점으로 18.1% 뛰어 비교 항목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다만 2022년 조사 참여자는 54명으로 올해와 동일 표본을 추적한 조사가 아니어서 단순한 시계열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함께 제시됐다.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지원 방식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주관식 응답에서는 수익뿐 아니라 건강검진과 복지 등이 만족 요인으로 등장했고 경력이 짧은 창작자는 독자와 만날 기회를, 경력이 쌓인 창작자는 복지 관련 요소를 상대적으로 더 언급했다.
통계적으로 뚜렷한 경력별 차이가 확인된 항목은 '다양한 장르·스토리 실험성'뿐이었지만, 연구진은 창작자의 생애주기에 따라 필요한 제도와 지원이 달라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했다.
임 교수는 "웹툰 생태계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매출이 늘고 규모가 커지는 것뿐 아니라 창작자들이 그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또 어떤 지원이 더 필요한지를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조사가 출발점이 돼 웹툰 생태계의 중요성을 함께 인식하고 창작자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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