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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페로 다듬은 패밀리 전기 SUV…폭스바겐 ID.5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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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연 기자

쏟아지는 신차 정보 속에서 진짜 실력을 가려내기 위해 직접 운전석에 앉았습니다. 시승기 연재물 <시승로그>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생생한 주행 경험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폭스바겐 ID.5[사진=윤서연 기자]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소비자 선택지도 빠르게 늘고 있다. 완성차 업체마다 전기차 라인업을 넓히는 가운데 폭스바겐의 국내 선택지는 아직 ID.4와 ID.5 두 모델에 그친다. 하지만 이 두 모델은 폭스바겐이 장기적으로 추진하는 전동화 전략을 국내에서 이어가는 핵심 축이다.

그중 ID.5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기반으로 한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폭스바겐의 전동화 전환을 상징하는 ID. 패밀리의 한 축이면서 국내에서는 ID.4와 함께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는 핵심 모델이다. SUV의 실용성에 쿠페형 디자인을 더한 ID.5를 직접 만나봤다.

10일 폭스바겐코리아는 ‘폭스바겐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데이’를 열고 브랜드 주요 모델을 직접 경험하는 시승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출발해 양평·가평 일대를 달린 뒤 돌아오는 약 150㎞ 코스다. 이날 ID.5를 타고 도심부터 국도·와인딩 구간·고속도로까지 달려봤다.

폭스바겐 ID.5 전면 모습.[사진=윤서연 기자]

폭스바겐 ID.5 측면.[사진=윤서연 기자]

폭스바겐 ID.5 후면.[사진=윤서연 기자]

◆ 쿠페형 실루엣으로 ID.4보다 날렵하게…패밀리카로도 넉넉

차량을 처음 마주했을 때는 순간 ID.4로 착각했다. 그만큼 첫인상이 닮았다. 하지만 측면으로 이동하면 차이가 분명해진다. ID.4가 전형적인 SUV 형태에 가깝다면 ID.5는 지붕선이 뒤로 갈수록 완만하게 낮아진다. 쿠페형 특유의 실루엣이 ID.4와 다른 인상을 만든다.

ID.5의 차체 크기는 전장 4600㎜·전폭 1850㎜·전고 1620㎜다. 축거는 2765㎜다. 전면부는 ID. 패밀리의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군더더기를 덜어낸 매끈한 차체와 간결한 선이 중심을 잡는다. 20인치 휠을 적용해 차체 크기에 어울리는 존재감도 살렸다.

후면으로 갈수록 ID.5만의 개성이 뚜렷해진다. 낮아지는 지붕선이 차체 끝까지 이어지면서 ID.4보다 날렵한 인상을 준다. 차체가 작지 않은데도 둔해 보이지 않는 이유다. SUV 특유의 볼륨감은 유지하면서 쿠페의 날렵함을 섞었다.

같은 MEB 플랫폼을 사용하는 만큼 ID.4와 기본적인 성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차별점은 디자인에 있다. ID.4가 공간과 실용성을 앞세운 정통 SUV에 가깝다면 ID.5는 같은 기반 위에 쿠페형 디자인을 입혀 선택지를 넓혔다.

폭스바겐 ID.5 운전석.[사진=윤서연 기자]

실내는 외관보다 익숙하다. 전체적인 구성 역시 ID.4와 큰 차이가 없다. 운전석 앞에는 작은 디지털 계기판이 자리하고 중앙에는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물리 버튼을 최소화해 실내 구성도 간결하다.

쿠페형 SUV라고 해서 공간 활용성을 크게 희생하지는 않았다.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도 성인이 앉기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축거가 2765㎜에 달하는 만큼 가족 단위로 이용하기에도 크게 부족하지 않았다. 날렵한 외관을 택하면서 패밀리 SUV로서 필요한 공간은 남겨둔 셈이다.

폭스바겐 ID.5에는 20인치 휠이 장착된다.[사진=윤서연 기자]

◆ 스포츠 모드로 와인딩 달려보니…의외의 안정감

ID.5는 82.8㎾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다. 최고출력은 210㎾·최대토크는 545Nm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6.7초가 걸리고 최고속도는 시속 180㎞다. ID.5의 공인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복합 451㎞로 일상적인 출퇴근은 물론 장거리 이동까지 고려할 수 있는 수준이다.

수치만 보면 부족하지 않은 성능이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강렬한 가속보다 부드러운 움직임이 먼저 다가왔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전기차답게 속도가 빠르게 붙지만 운전자를 갑작스럽게 잡아당기는 느낌은 강하지 않았다. 일부 전기차에서 느껴지는 앞뒤로 출렁이는 듯한 움직임도 크지 않았다.

이날 서울 도심을 빠져나와 양평을 지나 가평 방향으로 접어들자 ID.5의 주행 성격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났다. 특히 회생제동의 이질감이 적은 게 인상깊었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차가 갑자기 잡아당겨지는 느낌도 크지 않았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온 운전자도 비교적 쉽게 적응할 만한 설정이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가속페달 반응이 한층 즉각적으로 변했고 차체가 노면에 더 밀착돼 달리는 듯한 느낌도 강해졌다.

스포츠 모드의 변화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구불구불한 와인딩 구간에서 더욱 뚜렷했다. 굽은 길을 연달아 통과해도 차체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았다. 코너에 진입할 때마다 브레이크를 반복해서 밟지 않아도 속도를 조절하기 수월했다. 차체가 제법 큰 패밀리 SUV지만 연속된 코너에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폭스바겐 ID.5 엔진룸. 전기차지만 프렁크는 없다.[사진=윤서연 기자]

폭스바겐 ID.5 트렁크.[사진=윤서연 기자]

공간 활용에서는 장단점이 뚜렷했다. 먼저 아쉬운 부분은 전면 수납공간이다. 보닛을 열어보면 별도의 프렁크가 없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이 사라진 공간을 추가 수납공간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ID.5에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 상당수가 충전 케이블이나 세차용품처럼 자주 꺼내지 않는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프렁크를 제공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가족 단위로 장거리 이동할 때 수납공간 하나가 더 있다는 점은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다.

대신 후면 적재공간은 넉넉하게 확보했다. ID.5의 기본 트렁크 용량은 549ℓ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561ℓ까지 늘어난다. 쿠페형 디자인 때문에 적재공간이 크게 줄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일상적인 짐이나 가족 단위 여행용 수하물을 싣기에는 충분한 수준이다.

폭스바겐 ID.5.[사진=윤서연 기자]

◆ 폭스바겐 전동화 이끄는 ID.4·ID.5…"라인업 점진적으로 확대"

ID.5는 폭스바겐의 국내 전동화 전략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현재 국내에서 디젤 2종·가솔린 2종·전기차 2종 등 총 6개 모델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기차 라인업은 ID.4와 ID.5가 맡고 있다.

먼저 시장에 안착한 모델은 ID.4다. 폭스바겐코리아에 따르면 ID.4는 2022년 국내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5000대 이상 판매됐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 전기차 가운데 높은 수준의 국고 보조금을 확보하며 가격 경쟁력도 앞세웠다.

ID.5는 ID.4를 기반으로 선택지를 넓히는 역할을 맡는다. ID.4가 전형적인 SUV 형태로 공간과 실용성을 강조한다면 ID.5는 쿠페형 디자인을 더해 보다 날렵한 스타일을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한다.

판매 규모에서는 아직 ID.4와 차이가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ID.5는 올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225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827대였다. 폭스바겐은 당장의 판매량만으로 전기차 전략을 판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기차 시장이 수요 둔화를 거쳐 다시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장기적인 전동화 방향에는 변화가 없다고 보고 있다. 현재 ID.4와 ID.5를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면서 향후 국내 전기차 라인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폭스바겐도 전기차 전환 흐름에 맞춰 전동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기차 라인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앞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전기차 시장이 한동안 캐즘을 겪은 뒤 최근 다시 부상하고 있지만 이를 단기적인 흐름으로 보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을 펼쳐나갈 것”이라며 “우선적으로는 ID.4와 ID.5를 핵심 모델로 두고 국내 전동화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윤서연 기자
yun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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