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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C특별법, 남용 막을 ‘핀셋’ 시행령 시험대…기후부와 공조는 ‘숙제’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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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훈 기자

AIDC 기준 과도하게 높이면 기존 DC·저전력 반도체 배제…낮추면 특례 편승 우려

전력면제 상한·불통과 사유는 기후부 협의 변수…허수 수요는 신고단계 검증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월9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AIDC 특별법)’ 하위법령 마련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특별법의 실효성을 결정 지을 하위법령 계획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핵심은 특례 범위를 어디까지 정하고 부당하게 정책 지원에 편승하려는 ‘허수 사업자’를 걸러낼 수 있는지를 정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AIDC 특별법)’ 하위법령 마련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AIDC를 엄격하게 정의하면 실제 AI 인프라로 전환하려는 기존 데이터센터나 코로케이션, 저전력 AI 반도체 기반 시설까지 특별법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 반대로 기준을 지나치게 낮추면 AI 가속기 일부만 설치하거나 실제 사업계획 없이 전력부터 확보한 사업자가 인허가·전력 특례를 이용하는 빈틈이 생긴다는 것이 AIDC 특별법 하위법령 연구반 분석이다.

이날 정부와 AIDC 특별법 하위법령 연구반이 산업계 의견을 추가로 받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연구반은 AI 장비 전력 비율과 규모, 최소 전력밀도 등을 AIDC 판단 기준으로 삼는 큰 방향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향후 논의를 거쳐 정하기로 했다.

발표에서도 확정된 시행령 조문이나 기준값을 공개하지 않았다. 연구반은 AIDC 인정 범위, 구축·운영 신고, 인허가 일괄처리 등 주요 위임사항을 놓고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향후 과기정통부는 이를 기반으로 법령안을 마련한 뒤 입법예고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너무 높아도, 낮아도 안돼”…AIDC 기준 ‘골디락스 존’ 찾는다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문제는 특별법의 출발점인 ‘어디까지 AIDC로 인정할 것인가’다.

송도영 AIDC 특별법 하위법령 연구반장 변호사는 이날 AIDC 인정 기준으로 ▲AI 학습·추론 가속장치 설치 ▲가속기 운전에 필요한 전력·배전 등 기반설비 ▲AI 장비 전력의 비율 또는 규모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일반 데이터센터에 AI 가속기 몇 대를 설치했다는 이유만으로 AIDC가 돼 특례를 적용받도록 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운영형태는 원칙적으로 제한하지 않아 코로케이션도 기준을 충족하면 AIDC로 인정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

AIDC를 가르는 핵심 척도로는 연산량보다 ‘전력’에 무게가 실렸다. 고성능 AI 가속기 한두 대만으로도 연산량 기준을 넘어설 수 있어 시설 전체가 실제 AI 연산을 위해 설계됐는지를 판별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구축 단계에서는 실제 사용전력보다 설계전력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전체 정보통신장비 전력 가운데 AI 장비 전력이 차지하는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이거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AI 장비 전력의 절대 규모가 충분히 크면 AIDC로 인정하는 이중 기준도 연구 중이다.

문제는 구체적인 수치다. AI 장비 비중을 너무 높이면 기존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AIDC로 바꾸는 사업이나 코로케이션 모델이 탈락할 수 있다. 반대로 너무 낮으면 AIDC라는 이름만 붙여 특례를 이용하는 사업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송 변호사는 “법의 기준을 너무 높여 해당 범위에서 빠져나가는 사업자가 없도록 하면서도, 너무 낮게 잡아 문제가 있는 사업자가 이를 이용하는 것도 방지해야 한다”며 “골디락스 존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부와 어디까지 맞출까…전력계통영향평가 두고 부처 간 조율 ‘숙제’

토론에서는 AIDC 정의를 지나치게 촘촘히 규정할 경우 오히려 관계부처 협의 과정에서 논쟁이 확대될 수 있다며 일종의 ‘전략적 모호성’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송 변호사도 “사업자들이 요구하는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원활한 특례가 이어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과기정통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간 조율이 필요한 지점은 전력 확보 과정에 필요한 ‘전력계통영향평가’라는 지적이다.

앞서 연구반은 비수도권 AIDC에 적용할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상한을 사업 규모별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단일 상한으로 두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메가와트(MW) 값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기후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야 한다.

평가에서 탈락했을 때 평가 주체인 기후부가 그 이유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명해줄지가 핵심 쟁점으로 언급됐다.

외부 전문가 자격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이현규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현재 계통영향평가 불통과 사유를 기후부에서 명확히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며 “행정심판을 하더라도 어떤 이유 때문에 불통과됐는지를 알아야 이에 반박하거나 보완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에 통보해야 하는 불통과 사유를 시행령에서 구체화하면 AIDC 사업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례 받고 전력만 잡아두면?…‘허수’ 차단, 빈틈 메우기 집중

특례 문을 열면서 동시에 막아야 할 또 다른 빈틈은 전력만 선점하는 ‘허수 사업자’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자신을 한국전력 관계자라 청중은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받은 사업자가 실제 사업을 진행하지 않을 경우 한정된 계통 여력을 점유해 다른 산업이나 다른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허수로 잡고 있는 만큼 다른 산업 또는 다른 데이터센터가 들어올 부분을 막게 된다”며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대상이 된 사업을 이후에 사고팔 수 없도록 하는 규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해 목 교수는 “설계 단계 값부터 최종적으로 필요한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량까지 정확하게 정합성을 유지하도록 설계하고 있다”며 “허수 문제는 신고 단계에서 많이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특례를 받은 사업권 자체를 사고팔지 못하게 하는 것은 시행령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송 변호사는 “매각 금지 같은 규정은 사업자의 영업의 자유나 재산권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률상 근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거래를 어느 기간, 어떤 범위에서 제한할지는 시행령에 위임할 수 있지만 제한 규정 자체는 법률에 담겨야 하는 만큼 필요하다면 법 개정 수요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와 연구반은 이날 의견을 반영해 시행령안을 마련하고 입법예고 단계에서 전체 조문과 구체적인 기준 수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AIDC 특별법은 2027년 3월10일 시행된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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