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5500억원 규모' 권혁빈 CVO 이혼 1심…스마일게이트, 향후 전망은?(종합)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이혼소송 1심에서 배우자 이모씨에게 스마일게이트 주식 35%를 나누라는 판결이 나왔다. 다만 회사 경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판부가 스마일게이트 성장 과정에서 권 CVO의 사업 능력과 경영 판단에 더 높은 기여도를 인정한 데다, 판결대로 지분을 나누더라도 권 CVO가 65%를 보유해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직 1심 판결인 만큼 실제 지분구조가 당장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9일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재판장 정동혁 부장판사)는 이씨가 권 CVO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 1심에서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고 재산분할 비율을 이씨 35%, 권 CVO 65%로 정했다.
이날 스마일게이트는 이번 판결을 대주주의 개인사로 규정하며 회사 경영과 선을 그었다. 스마일게이트는 "대주주의 개인사에 관해 회사가 특별히 말할 내용은 없다"며 "회사는 종전과 다름없이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9월9일 서울가정법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CVO 이혼 소송 1심 판결 현장. [사진=이학범기자]
재판부는 두 사람의 혼인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다고 봤다. 다만 혼인 파탄의 책임은 양측에 대등하게 있다고 판단해 이씨의 위자료 청구는 기각했다.
재산분할 과정에서는 이씨가 스마일게이트 성장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씨 측은 스마일게이트 창업 초기 지분 30%를 보유하고 대표이사와 이사로 등기되는 등 초기 창업과 경영에 참여했다며 권 CVO가 보유한 지분 절반을 요구해왔다.
권 CVO는 이씨와 대학 재학 시절 만나 지난 2001년 결혼했다. 1년 후인 2002년 6월 권 CVO는 스마일게이트를 설립했고, 이씨는 등기상 2002년 7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다.
스마일게이트의 주요 흥행작은 이후 나왔다. 대표작 '크로스파이어'가 지난 2007년 출시된 뒤 2009년 중국 시장에서 흥행했고, 2018년에는 '로스트아크'를 선보이며 국내 주요 게임사로 성장했다.
권 CVO 측은 이씨가 스마일게이트 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씨가 공동창업자도 아니며 사무실에 출근하거나 별도 자리를 두고 근무한 사실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날 재판부가 공개한 판결 이유에서는 이씨의 실질적인 근무나 경영 참여 여부에 대한 별도 판단이 제시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씨가 초기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이사·대표이사로 등기된 점, 장기간 가사와 자녀 양육을 담당한 점 등을 재산 형성의 직·간접적 기여로 판단했다. 이를 토대로 스마일게이트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했다.
회사 가치 형성에 대한 기여도도 권 CVO가 보다 높게 인정받았다. 재판부는 스마일게이트 설립과 경영 과정에서 권 CVO 개인의 사업 능력과 경영 판단이 회사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이 같은 판단 등을 반영해 이씨가 요구했던 절반이 아닌 35%를 재산분할 비율로 정했다.

스마일게이트 로고. [사진=스마일게이트]
분할 방식에는 권 CVO의 재산 구성이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가 파악한 권 CVO의 순재산은 약 7조3375억원으로 이 가운데 스마일게이트 등 주식이 약 7조1049억원을 차지한다.
재판부는 해당 주식이 비상장 주식이어서 처분이 쉽지 않고 대규모 주식을 매각할 경우 비용과 세금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권 CVO가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일부를 이씨에게 넘기더라도 경영권을 상실할 위험이 없다는 점도 판단에 반영했다.
법원은 재산분할 몫을 모두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하지 않고 스마일게이트 주식 35%를 현물로 나누도록 했다. 이를 모두 현금으로 지급할 경우 약 2조5500억원 규모이며, 현물분할 뒤 부족분 650억원은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판결이 확정되면 권 CVO의 지분은 100%에서 65%로 낮아진다. 65% 지분을 유지하는 만큼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유지된다. 재판부도 일부 지분 이전으로 경영권을 상실할 위험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100% 단일주주 체제와 비교하면 일부 주요 의사결정에는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현행 상법상 정관 변경이나 합병 등 특별결의에는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1 이상이 필요하다. 판결대로 지분이 나뉘고 양측이 모두 주주총회에 참석할 경우 권 CVO 지분만으로는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CVO.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 같은 변화가 곧바로 경영권 불안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권 CVO가 65% 지분으로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유지하는 데다 실제 의사결정에 미칠 영향도 양측의 의결권 행사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스마일게이트의 지분구조에 당장 변화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이번 판결은 1심으로, 향후 항소 여부와 상급심 판단에 따라 재산분할 비율이나 방식이 달라질 여지가 있다.
권 CVO 측 변호인은 선고 직후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하는 재판부 판단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며 "위자료 청구가 기각된 부분에 관해서는 재판부도 피고에게 어떤 유책 사유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세한 판결 이유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판결문을 검토하고 향후 절차는 의뢰인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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