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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발행어음 길 열렸다”…삼성증권, 8번째 사업자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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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훈 기자

삼성증권 본사 전경 [사진=삼성증권]

[디지털데일리 강기훈기자] 삼성증권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발행어음 사업을 최종 인가받았다. 2017년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된 지 약 9년 만이다. 자체 신용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길이 열리면서 자산관리(WM)에 강점을 둬온 삼성증권의 기업금융(IB)과 모험자본 투자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제15차 정례회의를 열고 삼성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은 국내 8번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됐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투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금융상품이다.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발행어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고객에게 약정 금리를 지급하고 조달한 자금을 기업대출과 회사채, 대체투자 등에 운용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삼성증권으로서는 약 9년간 막혀 있던 신규 자금 조달 통로가 열린 셈이다. 삼성증권은 2017년 11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투사로 지정됐지만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했다. 지난해 7월 다시 인가를 신청했으나 거점점포 불건전 영업행위와 관련한 제재 절차가 겹치면서 심사가 지연됐다.

금융위는 지난 4월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중단했다. 이후 지난 7월 말 거점점포 관련 제재가 기관경고 수준으로 확정되면서 인가 심사가 재개됐고 이날 최종 문턱을 넘었다.

삼성증권은 인가에 앞서 사업 준비도 진행해왔다. 올해 초 기존 자기자본투자(PI) 조직을 발행어음본부 산하 ‘발행어음기업투자팀’으로 재편하고 발행어음대체투자팀을 배치했다.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과 대체투자 등에 운용하기 위한 사전 조직 정비다.

발행어음 인가는 조달 여력 확대와 동시에 모험자본 공급 의무도 수반한다. 정부는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 부동산 등에 편중되지 않고 혁신기업으로 흘러가도록 모험자본 공급 의무를 강화했다.

관련 규정에 따라 발행어음 사업자는 올해 조달액의 10%를 모험자본에 공급해야 한다. 의무 비율은 2027년 20%, 2028년 25%로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삼성증권 역시 발행어음 잔액이 늘어날수록 기업대출과 벤처·혁신기업 등에 공급해야 할 자금 규모도 함께 커진다.

삼성증권의 합류로 발행어음 시장은 8파전으로 확대됐다. 기존 사업자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NH투자증권은 2018년, KB증권은 2019년, 미래에셋증권은 2021년 인가를 받았고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은 지난해 새로 시장에 진입했다.

삼성증권의 강점으로는 두터운 고액자산가와 리테일 고객 기반이 꼽힌다. 올해 2분기 기준 리테일 고객자산은 652조4000억원,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고객은 57만2000명이다.

삼성증권은 앞으로 WM 고객 기반을 활용해 발행어음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투자로 연결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WM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렸던 사업 구조가 발행어음 인가를 계기로 IB와 기업투자 부문으로 얼마나 확장될지가 관건이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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