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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밭도 물길도 거침없이”…美 정통 픽업 'GMC 캐니언·시에라' [시승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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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연 기자

GMC 시에라, 캐니언.[사진=윤서연 기자]

쏟아지는 신차 정보 속에서 진짜 실력을 가려내기 위해 직접 운전석에 앉았습니다. 시승기 연재물 <시승로그>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생생한 주행 경험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엄청 크네요…” GMC 대표 픽업 두 대를 처음 마주하자마자 나온 말이다. 풀사이즈 픽업트럭답게 차체부터 압도적이다. 옆에 선 사람마저 작아 보일 정도다. 함께 시승한 중형 픽업 캐니언도 결코 작은 차는 아니었다. ‘이 덩치로 국내 도로를 편하게 다닐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막상 운전석에 올라타니 생각이 달라졌다. 높은 착좌 위치 덕분에 시야가 탁 트였고 거대한 차체에 비해 운전대도 가벼웠다. 주변을 비추는 카메라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니 차폭을 가늠하기도 어렵지 않았다. 도심에서는 의외로 편했고 포장도로를 벗어나자 오히려 진가가 드러났다. 돌밭도 물길도 거침없이 넘어선다.

한국GM은 8일 경기 가평 일대에서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픽업 브랜드 GMC의 캐니언·시에라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도심과 일반도로를 달리는 온로드 코스부터 자갈길·급경사·물길로 구성된 오프로드 코스까지 직접 주행해보았다.

GMC는 1902년 출범해 120년 넘게 픽업트럭을 만들어온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풀사이즈 픽업 시에라에 이어 올해 1월 중형 픽업 캐니언까지 투입하면서 선택지를 넓혔다. 캐니언은 GMC 최고급 모델인 드날리 단일 트림으로 판매된다.

최근 국내 픽업 시장에는 기아 타스만·KG모빌리티 무쏘 등 선택지가 늘고 있지만 GMC는 이들과 조금 다른 영역을 겨냥한다. 미국 픽업 특유의 주행 성능에 고급 소재와 편의 기능을 결합해 레저용 차량을 넘어 일상에서도 탈 수 있는 프리미엄 픽업을 내세운다.

GMC 캐니언 측면.[사진=윤서연 기자]

◆ 5m 덩치? 부담 없어…도심에서 빛난 캐니언

먼저 운전대를 잡은 캐니언은 전장 5415mm·전폭 1980mm·전고 1825mm에 달한다. 축거는 3337mm다. 공차중량만 2175kg으로 결코 작은 차는 아니다. 2인치 팩토리 리프트 서스펜션을 적용했고 최저지상고도 265mm에 이른다.

수치만 놓고 보면 도심에서 몰기 부담스러울 것 같지만 실제 느낌은 달랐다. 운전석에 앉으면 높은 착좌 위치 덕분에 전방 시야가 시원하게 열린다. 시트 착좌감도 픽업이라는 선입견보다 안락한 편이다.

특히 차체 크기에 비해 운전대가 가볍다. 좌우로 방향을 틀거나 굽은 길을 지날 때 앞머리를 움직이는 데 큰 힘이 필요하지 않다. 도심에서 차선을 바꿀 때도 거대한 차체를 억지로 끌고 간다는 느낌이 적었다. 덕분에 이날 두 차량 가운데 일상적인 도심 주행에는 캐니언이 특히 잘 어울린다는 인상을 받았다.

캐니언 서라운드 뷰 모니터.[사진=윤서연 기자]

큰 차를 운전할 때 생기는 사각지대 부담은 카메라가 줄여준다. 캐니언에는 고화질(HD)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가 들어간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저속 자동 긴급 제동·전후방 보행자 감지·차선변경 경고·조향보조·후측방 경고와 제동 기능도 갖췄다.

실제 주행에서도 카메라 활용도가 높았다. 좁은 공간이나 장애물과 가까워질 때 화면을 통해 차량 주변을 확인할 수 있어 차체 끝을 감으로 가늠해야 하는 부담이 줄었다. 카메라 화면을 확대해 주변을 보다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편리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차체 크기와 넓은 시야에 비하면 6.3인치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다소 작게 느껴졌다. 사이드미러도 거대한 차체를 생각하면 조금 더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니언 운전석 모습.[사진=윤서연 기자]

◆ ‘픽업트럭은 투박하다?’…실내는 고급 SUV

실내로 들어오면 픽업트럭이라는 느낌은 한층 옅어진다. 캐니언에는 젯 블랙과 티크 포인트를 조합한 천연 천공 가죽 시트가 들어간다. 레이저 각인 오픈 포어 우드 트림도 적용했다. 11인치 컬러 액정표시장치(LCD) 클러스터와 11.3인치 터치스크린을 배치했다.

앞좌석에는 전동 시트·요추받침·통풍 기능을 넣었다. 보스(BOSE)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도 갖췄다. 실내 곳곳에는 작은 물건을 넣을 수 있는 수납공간이 마련돼 있다. 픽업이라고 해서 기능성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승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서 기대할 만한 편의성을 상당 부분 챙겼다.

캐니언 선루프 조작 버튼.[사진=윤서연 기자]

특이한 부분은 선루프 조작 방식이다. 열고 닫는 기능을 각각 별도의 버튼으로 배치했다. 처음에는 다소 생소하지만 기능이 명확하게 구분돼 직관적이다. 실제로 버튼을 찾기 위해 여러 기능을 거칠 필요가 없었다.

주행 성능도 체격에 밀리지 않는다. 캐니언에는 풀사이즈 픽업 실버라도에서 검증된 2.7리터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다. 최고출력 314마력·최대토크 54kg·m를 발휘한다. 하이드라매틱 2세대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4기통 엔진이라는 숫자만 보면 힘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지만 실제 가속에서는 답답함을 찾기 어려웠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2톤이 넘는 차체를 제법 경쾌하게 끌고 나간다.

공인 복합연비는 8.1km/ℓ다. 이날 주행에서도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는 7.8km/ℓ이었다. 다만 시승 코스와 운전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참고 수준이다.

캐니언의 최대 견인력은 3493kg이다. 통합형 트레일러 브레이크 시스템과 히치 어시스트 가이드라인·히치 뷰 모니터·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도 갖췄다. 캠핑 트레일러 등을 연결해 사용하는 픽업 본연의 기능까지 놓치지 않았다.

오프로드를 달리는 시에라 모습.[사진=윤서연 기자]

물길로 들어가는 시에라 모습.[사진=윤서연 기자]

◆ “차 괜찮은 거 맞아?”…시에라 타고 돌밭·물길까지

시에라로 옮겨 타고 오프로드 구간에 들어서자 캐니언과는 또 다른 안정감이 느껴졌다. 두 차량 모두 오프로드 모드로 주행했지만 거친 노면에서 차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느낌은 시에라가 한층 강했다. 캐니언이 비교적 가볍게 험로를 헤쳐 나갔다면 시에라는 큰 차체와 묵직한 움직임으로 노면을 눌러가며 통과하는 느낌에 가까웠다.

크고 작은 돌이 뒤섞인 자갈길에서는 차체가 크게 흔들렸다. 바퀴 아래에서 돌이 튀고 충격이 연이어 올라오니 순간 ‘차 괜찮은 거 맞아?’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시에라는 속도를 유지하며 그대로 앞으로 나아갔다. 물이 고인 구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별다른 운전 기술을 요구하기보다 차량 자체가 거친 노면을 받아내며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주는 쪽이었다.

이런 묵직한 감각에는 시에라의 차체와 구동계가 한몫한다. 시에라는 6.2ℓ V8 직분사 가솔린 엔진에 10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한다. 오토트랙 액티브 사륜구동 시스템도 갖췄다. 여기에 주행 상황에 맞춰 실린더를 제어하는 다이내믹 퓨얼 매니지먼트와 액티브 가변 배기 시스템을 적용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V8 엔진 특유의 낮고 묵직한 소리가 은근하게 올라온다. 요란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 거대한 차체를 밀어붙이는 힘과 엔진음이 함께 전달된다. 캐니언과 번갈아 타니 차이는 더 분명했다. 캐니언이 가볍고 경쾌하게 움직인다면 시에라는 한층 묵직하게 힘을 쏟아내는 맛이 있다.

덩치가 크다고 굼뜨지도 않았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필요한 순간에 충분한 힘을 끌어낸다. 오프로드에서는 이런 여유로운 출력과 묵직한 차체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운전자에게 ‘차가 알아서 버티고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

큰 차체에서 오는 부담은 카메라가 덜어준다. 시에라는 360도 카메라를 갖췄고 어댑티브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도 적용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차량 주변을 화면으로 살필 수 있어 오프로드에서 장애물을 확인할 때 유용했다. 일상에서는 좁은 길이나 주차공간에서 풀사이즈 픽업의 덩치를 다루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기능이다.

GMC 시에라 측면.[사진=윤서연 기자]

한국GM관계자가 시에라 테일게이트 활용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사진=윤서연 기자]

◆ 크기만 한 적재함 아니다…곳곳에 숨은 실용성

시에라의 ‘미국 픽업다운 맛’은 적재함에서도 이어진다. 풀사이즈 픽업답게 공간부터 넉넉하지만 단순히 많이 싣는 데만 초점을 맞추지는 않았다. 실제로 짐을 싣고 내리는 사람이 어떻게 움직일지까지 고려한 기능이 곳곳에 숨어 있다.

대표적인 기능이 멀티프로 테일게이트다. 테일게이트를 여러 형태로 변형해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일부를 펼치면 적재함으로 올라가기 위한 발판으로도 쓸 수 있다. 높이가 상당한 적재함에 한 번에 올라가야 하는 부담을 덜어준다.

캠핑처럼 부피가 큰 짐을 자주 싣고 내리는 상황에서는 특히 유용해 보였다. 반려견과 함께 레저 활동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발판을 활용해 적재공간으로 쉽게 오르내리도록 할 수도 있다.

직접 조작해보니 예상보다 다루기도 쉬웠다. 거대한 차체만 보고 테일게이트 역시 상당히 무거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펼치고 다시 접는 과정에서 큰 힘이 필요하지 않았다. 체격이 작은 운전자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을 정도였다. ‘크고 강한 차’라는 미국 픽업의 이미지 속에 실제 사용자를 고려한 세심함을 넣은 셈이다.

캐니언도 이런 실용성을 이어받았다. 멀티스토우 테일게이트를 적용했고 리어 범퍼 코너 스텝·220볼트 파워 아울렛·스프레이온 베드라이너를 갖췄다. 최대 3493kg까지 견인할 수 있어 캠핑 트레일러처럼 무거운 장비를 끌 수도 있다.

GMC 시에라 운전석에서 바라본 모습.[사진=윤서연 기자]

◆ 도심에선 캐니언·험로에선 시에라…성격 다른 두 픽업

두 차량을 번갈아 타보면 성격 차이는 선명하다. 캐니언은 일상에 조금 더 가깝다. 높은 착좌 위치에서 오는 넓은 시야와 비교적 가벼운 조향감이 운전 부담을 낮춘다. 카메라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도심에서도 ‘이 정도면 매일 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시에라는 정통 미국 풀사이즈 픽업의 성격이 더 짙다. V8 엔진에서 오는 묵직한 주행감부터 험로에서 느껴지는 안정감·넉넉한 적재공간까지 큰 차체를 선택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캐니언이 일상과 레저를 두루 아우르는 픽업이라면 시에라는 정통 미국 픽업의 주행 감각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조금 더 가까운 선택지다.

공통점도 있다. 두 차량 모두 ‘미국 픽업은 크고 운전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상당 부분 덜어냈다. 높은 시야와 가벼운 조향감은 큰 차체에서 오는 부담을 줄였다. 다양한 카메라는 운전석에서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주변 공간을 보여준다. 고급스러운 실내와 곳곳에 마련된 편의 기능도 픽업 특유의 투박한 이미지를 지운다.

그렇다고 픽업 본연의 성격까지 옅어진 것은 아니다. 도심에서는 예상보다 다루기 편했고 포장도로를 벗어나면 험로 주행 능력이 빛났다. 돌밭과 물길에서도 두 차량은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가격은 캐니언 드날리가 7685만원이다. 2026년형 시에라 드날리는 9420만원으로 모두 1억원을 넘지 않는다.

가격만 놓고 보면 대중적인 픽업과는 거리가 있겠으나 겨냥하는 수요는 뚜렷하다. 일상과 레저를 함께 즐기면서 정통 미국 픽업 특유의 주행 감각까지 원하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눈여겨볼 만하다. 큰 차체가 주는 부담보다 그 크기에서 오는 여유와 활용성이 더 크게 느껴지는 차량이었다.

윤서연 기자
yun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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