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가상자산 과세쇼크 ㊤] “집도 주식도 놓쳤는데 코인마저”…22% 과세에 2030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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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정 기자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주식시장과의 세율 차이로 인한 형평성 문제부터 과세 인프라 부재, 국내 자금의 해외 유출 우려까지 정책적 허점이 드러나는 모양새다. 가상자산 과세 유예 및 개편 논란을 조세 형평, 행정 실용성, 산업 경쟁력 관점에서 짚어본다. [편집자주]

[사진=언스플래시]

가상자산 투자자 47%, 30대 이하…내년 250만원 초과 소득부터 과세

과세 인프라 미비에 신고 부담 가중…청년층 불만 ‘국회 청원’으로 확산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논란이 청년층의 자산형성 기회와 과세 형평성 문제로 번지고 있다. 일반 개인투자자의 국내 상장주식 양도차익은 원칙적으로 비과세인 반면, 가상자산은 연간 소득이 250만원을 넘으면 과세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다.

8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의 절반 가까이는 30대 이하다. FIU의 ‘2025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가상자산 이용자 가운데 30대가 28%, 20대 이하는 19%였다. 전체 이용자의 47%가 30대 이하인 셈이다.

과세 반발은 국회 청원으로도 번지고 있다. 이날 국회전자청원에 따르면 ‘코인과세 2년 유예 청원’ 동의자는 3만5000명을 넘어섰다. 오는 20일까지 5만명의 동의를 얻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다. 앞서 지난 5월 가상자산 과세 폐지를 요구한 청원도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상임위에 회부됐다.

논란의 초점은 과세 여부보다 과세 기준의 적정성에 맞춰지고 있다. 연 250만원인 기본공제와 22%의 세율이 적정한지, 국내 주식과 비교해 형평성은 맞는지, 실제 과세를 뒷받침할 납세 인프라는 충분한지가 핵심 쟁점이다.

◆“코인 250만원 벌면 대주주냐”…주식과 딴판인 과세 문턱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대목은 ‘250만원’이라는 과세 문턱이다.

FIU 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상자산 이용자의 70%인 756만명은 보유액이 50만원 미만이었다. 1000만원 이상 보유자는 109만명으로 전체의 10%, 1억원 이상은 18만명으로 1.7%에 그쳤다.

이 통계만으로 소액 투자자의 상당수가 2030세대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전체 가상자산 투자자의 47%가 30대 이하라는 점과 청년층의 자산 축적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을 감안하면, 낮은 기본공제 기준이 2030세대에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현행법상 가상자산 과세는 2027년부터 시행된다.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연간 소득에서 250만원을 기본공제한 뒤 초과분에 소득세 20%를 매긴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세율은 22%다.

취득가액과 관련 비용을 제외한 가상자산 소득이 연간 1000만원이라면 250만원을 뺀 750만원이 과세 대상이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내야 할 세금은 165만원이다.

국내 주식과 비교하면 차이는 뚜렷하다. 대주주가 아닌 일반 개인투자자가 국내 상장주식을 장내에서 거래해 얻은 양도차익은 연간 수익 규모와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반면 가상자산은 연간 소득 250만원을 기본공제한 뒤 초과분에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국내 상장주식의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되는 대주주는 통상 한 종목의 보유금액이 50억원 이상이거나 일정 지분율 이상을 보유한 경우다. 일반 개인투자자와 비교하면 가상자산의 과세 문턱이 훨씬 낮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코인으로 250만원 벌면 대주주라도 되는 것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도 불만을 키웠다. 금투세가 폐지되면서 일반 개인투자자의 국내 상장주식 양도차익은 계속 비과세로 남았지만, 가상자산 과세는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마지막 자산형성 사다리마저”…2030 반발에 제도 미비 지적

이 같은 차이는 청년층의 박탈감과 맞물린다. 집값 급등으로 부동산 시장 진입 문턱은 높아졌고, 축적한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2030세대는 증시 상승의 과실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고 느낄 수 있다. 가상자산이 이들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종잣돈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재산증식 수단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여기에 연 250만원이라는 낮은 과세 문턱까지 적용되면서 ‘마지막 남은 자산형성의 사다리마저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자의 절반 가까이가 30대 이하라는 점에서 과세 문제도 세대 간 자산 격차 논란과 맞물리고 있다.

이처럼 청년층의 정서적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제도적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과세만 서두르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공학과 교수는 “가상자산 과세가 디지털자산 기본법이나 투자자 보호에 대한 기본적인 체계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세금부터 걷는 게 맞는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가상자산 거래 자체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세부터 시행하는 데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과의 과세 형평성은 물론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 특성을 반영한 과세 인프라와 납세 편의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젊은 투자자 비중이 높은 시장인 만큼 신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담과 오류 가능성도 제도 설계 단계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윤정 기자
y.j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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