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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지분 싸움 재점화되나…호반 추격 속 새주주 JAL 역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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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연 기자

[사진=각 사]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20% 넘게 확보하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을 턱밑까지 추격한 가운데 일본항공(JAL)이 새로운 주주로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조 회장 측과 호반그룹의 지분 격차가 0.42%에 불과한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글로벌 파트너까지 한진칼 주주로 합류하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경쟁이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항공은 최근 한진칼 지분을 취득했다. 지난 3일 대한항공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진칼에 대한 투자 사실도 공개했다. 구체적인 취득액과 지분율은 밝히지 않았다.

일본항공은 이번 투자를 “한진칼의 장기적인 시장 가치 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5% 이상 대량보유 공시가 나오지 않은 만큼 지분율은 5% 미만으로 추정된다.

당장 지분 구도를 흔들 정도의 규모는 아니지만 호반그룹이 조 회장 측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힌 시점에 대한항공의 또 다른 글로벌 파트너가 한진칼 주주로 들어왔다는 점에서 향후 경영권 구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는 분석이다.

◆ 0.42%까지 좁혀진 격차…JAL, 조원태 백기사 합류

일본항공의 등장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에는 팽팽해진 한진칼 지분 구도가 있다.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지속해서 사들이면서 조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가 0.42%까지 좁혀졌기 때문이다.

한진칼 반기보고서 기준 지난 6월 말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20.57%다. 당시 호반건설 등 호반그룹 지분은 19.83%였다. 호반그룹은 이후 7월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지분율을 20.15%까지 끌어올렸다.

호반그룹은 2022년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보유하던 한진칼 지분을 인수하면서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에도 추가 매입을 이어가며 조 회장 측과 격차를 좁혀왔다. 다만 현재까지 한진칼 지분 보유 목적은 단순 투자로 밝히고 있다.

조 회장 측에는 델타항공이라는 기존 우호 주주가 있다.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14.90%를 보유하고 있다. 과거 한진칼 경영권 분쟁 당시부터 조 회장 측 우호 주주로 분류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또 다른 글로벌 파트너인 일본항공까지 한진칼 주주로 합류했다. 대한항공과 오랜 기간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어온 만큼 향후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할 경우 조 회장 측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 과거 자사주 출연 논란 재점화…경찰 수사 착수

팽팽해진 지분 구도 속에서 과거 한진칼의 자사주 출연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가 최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와 관련해 한진칼 등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수사 쟁점은 지난해 한진칼이 보유하던 자사주 44만44주(약 663억원 규모)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 과정이다. 당시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을 17.44%에서 18.46%로 높였다. 이후 한진칼은 보유 자사주 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했다.

자사주는 회사가 보유하는 동안 의결권이 없지만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소유권이 넘어가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의결권이 없던 자사주를 복지기금에 출연해 조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에 활용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5월에는 조 회장과 류경표 한진칼 대표를 고발했다.

한진칼은 당시 구성원의 생활 안정과 복지 향상을 위한 출연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이 고발 이후 1년여 만에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자사주 출연 과정과 목적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불거지게 됐다.

◆ 통합 대한항공 출범도 석 달 앞으로…산은 지분 향방 ‘촉각’

앞으로의 지분 구도를 가를 변수도 남아 있다. 오는 12월17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친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면서 양사 결합을 지원하기 위해 한진칼에 자금을 투입했던 한국산업은행(KDB)의 역할에도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한진칼 지분 10.58%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2020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한진칼 신주를 인수하고 교환사채를 사들이는 방식이었다.

산업은행의 한진칼 투자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적 목적에서 출발했다.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면 양사 결합 작업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는 만큼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을 계속 보유할지와 향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도 관심사다.

다만 주요 주주의 지분 움직임만으로 당장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할 것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호반그룹이 여전히 투자 목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델타항공·일본항공·산업은행 등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이 워낙 탄탄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들 지분을 합산하면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은 46%를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지분율만으로 경영권 분쟁이 다시 본격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이 이미 탄탄한 만큼 당장 경영권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호반그룹이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서거나 보유 목적을 변경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서연 기자
yun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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