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조직개편으로 될 일을 왜 굳이 나누나”…액트, 카카오 인적분할에 공개 질의

  • 가
  • 가
김남규 기자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가 카카오의 인적분할 계획에 대해 “상장사를 두 개로 나눠야 할 명확한 실익을 입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사업별 독립 경영은 조직개편만으로도 가능한 만큼, 분할에 앞서 주주가치를 높일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액트는 7일 카카오 인적분할에 대한 주주 사전투표 결과를 공개하고, 분할의 필요성을 따지는 기업지배구조연구소의 첫 번째 분석 논평을 발표했다.

카카오는 지난달 21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를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광고·커머스 사업을 맡고, 카카오X는 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 계열사를 관리하고 미래 사업에 투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오는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분할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액트가 진행한 사전투표에서는 ‘인적분할 대응 캠페인 개설’ 안건에 참여 주식의 99.97%가 찬성했다. ‘액트 연구소의 상세 분석 요청’ 안건에는 100%가 찬성했다. 액트는 소액주주들과 논의한 결과 인적분할에 당장 반대하기보다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카카오 측에 먼저 요구하기로 했다.

액트는 이번 인적분할이 과거 논란이 됐던 ‘쪼개기 상장’이나 지배력 강화를 위한 분할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기존 주주가 분할 비율에 따라 두 회사 주식을 모두 받는 인적분할 방식이기 때문이다. 다만 액트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왜 굳이 상장사를 두 개로 나눠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카카오가 분할의 명분으로 제시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사업별 자원 배분은 법인을 나누지 않고도 이사회 권한 조정이나 조직개편을 통해 가능하다는 게 액트 측 주장이다.

삼성전자를 사례로 들었다. 반도체와 가전 사업은 고객과 경기 사이클이 다르지만 하나의 상장회사 안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 조직개편의 이유는 될 수 있어도 별도의 상장회사를 만들어야 할 이유까지 되지는 않는다는 주장이다.

분할 이후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부문별 대표이사를 두는 조직개편은 필요에 따라 다시 바꿀 수 있지만, 한 번 분할해 상장된 두 회사를 다시 합치려면 복잡한 절차와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액트는 “일부 기업 분할이 소액주주 보호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는 시장의 문제의식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말이 아닌 실효성 있는 주주보호 장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그러한 장치 없이는 현재로서는 인적분할에 찬성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100이라는 회사를 60과 40으로 나눈다고 갑자기 가치가 커지지는 않는다”며 “카카오는 과거의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지, 상장사를 둘로 나눠야만 얻을 수 있는 명확한 실익이 무엇인지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24.1%만으로는 통과가 불가능한 만큼 이번 12월 임시주총은 회사가 소액주주들을 직접 설득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남규 기자
ngk@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