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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AI 현장 ④] 알파 라우 홍콩투자청장 "韓, AI·딥테크 잠재력 커… 글로벌 진출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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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아현 기자

알파 라우(Alpha Lau) 홍콩투자청장이 8월31일 저녁 홍콩 현지에서 한국 혁신기술(I&T) 기업 12개사로 꾸려진 사절단을 맞아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홍콩투자청장]

[홍콩=디지털데일리 구아현 기자] "홍콩에서 비(물)는 곧 재물을 뜻합니다. 폭우를 뚫고 험난하게 도착한 한국 첨단 기업들의 끈기가 머지않아 거대한 성공으로 결실을 맺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한국 딥테크 기업들이 홍콩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고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돕겠습니다."

궂은 날씨 속에 한국 혁신기술(I&T) 사절단을 맞이한 알파 라우(Alpha Lau) 홍콩투자청장의 환영사에는 단순한 수사를 넘어선 묵직한 기대감이 묻어났다. 지난 2023년 11월 취임한 라우 청장은 과거 영국 등 서구권 출신 외국인 전문가들이 주로 맡아왔던 역대 수장들과 달리 역대 최초의 홍콩 현지 출신으로 민관을 넘나들며 글로벌 금융 현장에서 탄탄한 내공을 쌓아온 인물이다.

올해 상반기 5.1%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홍콩은 지금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딥테크 생태계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기술 무역이 급증하는 거시적 성장 동력을 발판 삼아 아시아 금융 중심지를 넘어 막대한 AI 연산력과 탄탄한 기술 인프라를 앞세워 전 세계 혁신 기업들을 연결하는 '슈퍼 커넥터'가 되겠다는 목표다.

이 거대한 전환의 중심에서 라우 청장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한국을 핵심 파트너로 지목하며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디지털데일리>는 홍콩 현지에서 한국 AI·IT 12개사가 참여한 한국 사절단 환영 만찬 자리에서 라우 청장을 직접 만난 데 이어, 추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홍콩이 한국 딥테크 기업들에게 제시하는 글로벌 진출과 성장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 "韓, AI·로보틱스 이끌 훌륭한 혁신 파트너"

라우 청장은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정밀공학, 전자 및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세계적인 강점을 보유한 한국은 자연스러운 혁신 파트너"라며 "홍콩이 혁신적인 한국 기업들의 스케일업을 돕기에 가장 이상적인 입지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홍콩투자청 공식 통계에 따르면 홍콩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은 약 180개사에 달한다. 라우 청장은 "자유방임적 기조로 인해 별도로 신고하지 않은 기업들까지 포함하면 실제 규모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수많은 한국 기업이 홍콩을 단순한 소비 시장이 아닌 글로벌 도약을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찬 자리에서도 "한국은 혁신하고, 홍콩은 연결하며, 우리는 함께 확장한다(Korea innovates, Hong Kong connects, together we scale)"는 명료한 메시지로 두 국가 간의 시너지를 확신했다.

라우 청장은 한국 기업의 기술 고도화를 이끌어갈 핵심 무기로 대규모 컴퓨팅 파워와 파격적인 정부 지원을 꼽았다. 그는 "홍콩은 글로벌 혁신기술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필수 인프라와 제도를 완벽히 구축했다"고 역설했다.

현재 홍콩은 전체 5000P(페타플롭스) 규모의 AI 슈퍼컴퓨팅 연산력을 확보했으며, 그중 60%인 3000P가 핵심 테크 인프라인 '사이버포트'에 집중되어 있다. 여기에 홍콩 정부는 기업과 대학, R&D 센터가 이 연산 자원을 활용해 솔루션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약 30억 홍콩 달러(약 5100억 원) 규모의 펀딩을 직접 투입하고 있다.

라우 청장은 "홍콩 정부가 AI, 바이오, 로보틱스 분야에 인센티브와 벤처 투자를 집중하고 있어 대규모 초기 자본과 연산 자원이 절실한 딥테크 스타트업들에게 가장 탄탄한 스케일업 토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3대 테크 파크'로 완성하는 밀착 인큐베이션

탄탄한 하드웨어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업 성장을 밀착 견인할 클러스터 육성 계획도 소개했다. 라우 청장은 "혁신 기업들은 홍콩투자청의 지원뿐만 아니라 홍콩과학기술단지(HKSTP)와 사이버포트가 제공하는 맞춤형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전체 연산력의 60%를 품은 '사이버포트'와 우수 연구 시설을 잇는 '홍콩과학기술단지(사이언스파크)', 그리고 홍콩 영토의 3분의 1 규모로 개발 중인 북부 메트로폴리스의 핵심 축 '홍콩-선전 혁신기술단지(HSITP)'가 유기적인 3대 테크 파크 진용을 이룬다. HSITP는 특히 AI, IT, 첨단 제조 분야를 집중 육성하며 선전과의 국경을 넘나드는 R&D 연계를 주도하고 있다.

라우 청장은 "이들 핵심 테크 파크 기관들은 입주 공간 제공에 그치지 않고, 최대 수백만 홍콩달러에 달하는 현금성 인큐베이션 지원금과 수천만 홍콩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 펀드를 투입해 초기 기업들의 자금 숨통을 틔우고 실질적인 성장을 견인한다"고 자신했다.

◆ GBA 제조망 직통 연결… "실증부터 IPO 상장까지 한 번에"

알파 라우 청장은 인공지능(AI)과 스마트 팩토리, 머신러닝 운영(MLOps) 등 B2B 기술을 가진 기업들에게 홍콩이 곧 거대한 '실증(PoC) 무대'가 된다고 역설했다.

웨강아오 대만구(GBA)는 선전(첨단 IT·스타트업), 광저우(무역·상업), 동관(전자 부품 제조), 포산(정밀기계) 등 광둥성 핵심 9개 도시와 홍콩·마카오를 하나로 묶은 거대 경제권이다. AI나 스마트 팩토리, 머신러닝 운영(MLOps) 등 B2B 솔루션을 고도화하려는 테크 기업들은 실제 공장이나 물류 현장에서 수없이 테스트를 거치는 실증 과정이 필수적인데, 홍콩은 GBA의 거대한 제조·물류 인프라를 기업들이 곧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직통으로 연결해 준다는 설명이다. 그는 "북부 메트로폴리스 내 훙수이키우·하춘 신개발지구의 스마트 물류 단지와 첨단 제조 시설은 한국 테크 기업들이 자사 솔루션을 곧바로 테스트할 수 있는 최적의 현장"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진출의 최대 난관인 보안과 규제 장벽 역시 확실한 제도적 안전망으로 돌파한다. 라우 청장은 "본토 진출 시 '대만구 표준 계약'으로 국경 간 데이터 이전을 합법적으로 지원하고, 안정적인 보통법 체계와 '특허박스' 세제 혜택을 통해 기술 유출 우려를 원천 차단한다"고 했다.

이렇게 실증과 보안 검증을 마친 기업에게는 글로벌 자본 시장으로 향하는 문이 열린다. 최근 글로벌 IPO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한 홍콩은 홍콩거래소(HKEX)의 '18C 상장 특례'를 통해 매출 요건이 부족한 딥테크 기업도 글로벌 자본에 곧바로 직행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두고 있다.

라우 청장은 "120여 개 글로벌 대기업과 기업을 직접 연결하는 '글로벌 패스트 트랙'부터 법인 설립, 벤처캐피털 자본 매칭까지 모든 맞춤형 컨설팅을 전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GBA의 압도적인 제조 접근성과 무관세 혜택, 세계적 IPO 플랫폼이 결합된 홍콩이 한국 딥테크 기업들의 유일무이한 스케일업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아현 기자
ahye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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