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호연의 D톡스] 4분기로 넘어간 지방이전…금감원·국책은행 등 ‘촉각’

  • 가
  • 가
이호연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9월 4일 서울 광화문역 주변에서 정부의 국책은행 지방 이전 추진 방침에 반대, 주4.5일제 도입 등을 주장하며 개최한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주간의 굵직한 경제 이슈를 핵심만 추려 전달합니다. ‘D톡스’는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본질만 남긴다는 ‘디톡스(Detox)’와, 디지털데일리(Ddaily)가 전하는 이야기(Talk)라는 의미를 함께 담았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시장 흐름을 선명하고 날카로운 시각으로 풀어내고, 수치와 맥락, 정책과 시장의 연결고리를 짚어 독자 여러분의 경제적 통찰력을 넓혀줄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이호연 기자] 금융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둘러싼 금융권의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정부의 구체적인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 발표가 올해 4분기로 미뤄진 가운데 국책은행 노동조합은 총파업으로,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은 탄원서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 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조합원 3만여명은 ‘총파업’이라고 적힌 붉은색 띠를 두르고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시청 방향으로 이어지는 약 450m 구간의 전 차로를 메웠다. 특히 지방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3대 국책은행 조합원이 전체 참석자의 약 24%를 차지했다.

금융노조의 요구에는 주 4.5일제 도입과 임금 6% 인상, 정년 연장 등도 포함됐지만 현장에서 부각된 쟁점은 지방이전이었다. 금융노조는 기관과 전문인력이 밀집해 발생하는 금융산업의 집적 효과를 외면한 이전이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과 런던 등 주요 금융도시가 금융회사와 인력을 한곳에 모으는 흐름과도 배치된다는 논리다.

금감원 노조도 같은 날 임직원 1720명이 서명한 지방이전 반대 탄원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변호사와 회계사 등 전문인력의 이탈로 감독 역량이 약화하고, 금융회사와의 물리적 거리가 벌어지면 금융사고와 소비자 피해에 대한 대응도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담았다.

노조는 연간 약 80만건의 금융민원 중 80% 이상이 수도권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어 “지역균형발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기관을 옮기기보다 지역 재투자를 촉진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현행법상 주된 사무소를 서울에 두도록 규정돼 있어 실제 이전에는 법 개정도 필요하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일 법무부와 성평등부를 내년 상반기 세종 우선 이전 대상으로 발표했다.

당초 유력하게 거론된 금융위원회는 명단에서 빠졌지만 완전한 제외는 아니다. 정부는 올해 4분기까지 이전 기관과 배치 지역을 확정해 고시할 방침이다. 금융권 반발을 고려해 속도를 조절했다는 해석과 법 개정이 필요한 기관을 우선 발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노조는 향후 교섭 결과에 따라 추가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필요하다면 금감원 노조와의 연대도 검토중이다. 금융노조는 사측과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2차 총파업 등 투쟁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갈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달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6.05%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이호연 기자
lh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