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현지서 차 강판 생산"…현대제철·현대차그룹·포스코, 美 제철소 기공식

HPLS 조감도[사진=현대제철]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가 손잡고 미국 현지 자동차강판 생산 거점 구축에 나섰다. 총 58억달러(약 8조원)가 투입되는 전기로 제철소를 통해 현대차·기아부터 미국 완성차 업체까지 현지 공급망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어센션 패리시 도널드슨빌에서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을 열었다. 올해 4분기 착공에 들어가 2029년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총투자비는 58억달러로 약 8조원 규모다. 현대제철이 지분 50%를, 포스코는 20%를 투자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15%씩 참여한다. 철강사와 완성차 업체가 공동으로 미국 현지 철강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구조다.
제철소는 약 223만평 부지에 들어선다. 연간 생산능력은 270만톤이다. 열연·냉연·도금 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미국 최초의 전기로 기반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로 조성된다.
이번 투자는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260억달러 규모 미국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완성차 생산 확대와 함께 핵심 소재의 현지 조달 체계까지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의 관세와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현지 생산 비중을 높여 통상 불확실성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생산 과정에서는 저탄소 공정을 전면에 내세운다. HPLS에는 제강 원료인 직접환원철(DRI)부터 최종 제품까지 생산하는 일관 공정 시스템이 구축된다. 전기로를 활용해 기존 고로 생산 방식보다 탄소배출량을 약 70% 줄이는 것이 목표다.
생산된 자동차강판은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미국에 생산 거점을 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도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제철로서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공급을 넘어 북미 자동차강판 시장에서 외부 고객사를 확대할 수 있는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셈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협력도 주목된다. 국내 철강 시장에서는 경쟁 관계지만 미국에서는 공동 투자자로 손을 잡았다. 포스코가 보유한 자동차강판과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활용해 HPLS의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협력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기공식 이후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국내에서는 경쟁자 입장에 있지만 글로벌로 나가서는 서로 협력해 전 세계에서 우리 기업의 위상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환원철 전기로로 만든 강재가 자동차용 최고급 강재가 되려면 포스코가 가진 수소환원제철 기술과 자동차강판 기술이 필요하다”며 “현대제철과 협력하면 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회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입지 역시 북미 공급망 확대를 고려했다. HPLS가 들어서는 부지는 미시시피강 유역에 자리 잡고 있다. 약 7만톤 규모 파나막스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항만을 구축할 수 있다. 인근에는 대형 철도사 노선도 있어 육상·해상 운송망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
현지 고용 효과도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HPLS 건설과 가동을 통해 직접 고용 1300명을 포함해 총 5400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현대제철은 북미철강사업부와 루이지애나 법인을 신설했다. 지난 2월에는 현지 인력 양성을 위한 ‘RPCC 트레이닝 센터’ 기공식도 열었다.
이날 기공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보룡 현대제철 사장·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송호성 기아 사장 등이 참석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강경화 주미대사·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윌리엄 키밋 미국 상무부 차관 등 한미 정부 관계자를 포함해 약 250명이 자리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철강은 현대차그룹은 물론 미국 자동차 기업들이 차세대 모빌리티를 생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부터 발전 분야까지 핵심 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더 안전한 일터를 조성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중한 파트너인 포스코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미국과 한국 양국의 미래 세대를 위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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