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충돌 격화 속, 韓 ‘호르무즈 파병’ 기로…최대 경제·안보 현안 부상

호르무즈 해협 선박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이슈가 외교·안보 문제를 넘어 경제 현안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미·이란 충돌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은 이미 그 자체로 한국 경제에 중요한 불안 요소이다.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유가 급등, 나프타 등 기초 석유화학 원자재 수급 난항, 산업 전반의 생산 차질로 직결된다. 그런데 이제 여기에 한국의 파병 이슈까지 더해질 경우 이란의 반발을 비롯해 중동 지역에서 한국이 감내해야 할 리스크 요인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의 파병 압박 vs 이란의 ‘참전’ 경고…이재명 대통령, 고심 불가피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수차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문제를 언급하면서 영국, 프랑스, 일본 등 동맹국의 대이란 압박 작전 동참을 촉구했고,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주한미군의 존재를 언급하면서 압박 강도를 높였다.
그러나 파병 논의가 구체화되면서 이란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레바논 매체 알마야딘 및 이란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이란 안보·정치 부문 고위 관리는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에 맞서는 행동을 한다면 직접적인 군사적 침략 및 전쟁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한국이 파병하게 될 경우 한국군뿐만 아니라 한국 국적의 선박 등이 이란의 직접적인 타격 대상이 될 위험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다.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이 장기화됨에 따라 다양한 회피 전략도 나오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다. 중동 원유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일본의 경우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사우디·UAE의 내륙 송유관 건설 사업에 직접 투자를 결정해 주목을 끌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정부의 파병 검토가 임박함에 따라 국내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진보당 등 야권 및 시민단체는 헌법 제5조(국제평화 유지 및 침략적 전쟁 부인)를 들어 파병을 절대 불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파병을 결정하더라도 지난 노무현 정부 때와 같이 우리 정부가 비전투병 파병의 원칙은 고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6일부터 9일까지 프랑스 국빈 방문에 나선다.
방문 목적은 양국 간 문화 협력이지만 안보·경제와 관련한 논의뿐만 아니라 파병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이란 관측이다. 프랑스도 영국과 함께 연합체 차원에서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 사안이 매우 중요한 현안이다.
미국의 동맹 이행 요구, 이란의 보복 경고, 원유 수송로 차단에 따른 국내 경제 위기라는 삼중고 속에서 호르무즈 파병안은 단순한 외교적 선택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가 걸린 중대한 시험대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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