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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Innovation 2026 ③] 韓, '피지컬 AI'에 초일류 제조강국 명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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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지 기자

[사진=인공지능으로 제작한 이미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인공지능(AI) 경쟁 무대가 제조 현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람 질문에 답하고 글과 이미지를 만드는 생성형 AI를 넘어 로봇과 제조설비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가 열리면서다.

피지컬 AI는 쉽게 말해 AI라는 두뇌에 로봇·센서·제조설비라는 몸을 결합한 개념이다. 제조 현장에서는 생산설비와 로봇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AI 판단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는 자율제조 형태로 구현된다.

한국에는 조선·철강·자동차·반도체 등 세계적인 제조 기반이 있다. 실제 산업현장에서 생성되는 제조데이터와 생산 노하우를 활용하는 피지컬 AI에서 한국 제조업이 새로운 경쟁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중 피지컬AI 패권 경쟁…한국에도 기회 열려 있다

하지만 제조강국이라는 지위가 곧바로 피지컬 AI 강국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미국과 중국은 피지컬 AI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미국은 민간 주도형 전략에 무게를 싣는 한편 '미국 AI 행동계획'을 내세웠다. 자율 드론과 자율주행차·로봇 등 AI가 현실 세계에서 구현할 차세대 기술을 미국과 동맹국이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은 AI를 전통 제조업 현장에 적용하는 구체적 실행조치 단계에 접어들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국가데이터국은 올해 4월 '모델·데이터 공진 행동'을 내놓고 철강·비철금속·석유화학·자동차·선박·항공우주 등 20개 중점 산업에 AI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또한 상업적 대량 생산 단계로 나아갔다. 현재 전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제품 절반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미·중 경쟁 2.0, 중국의 AI·공급망 전략 변화와 우리의 대응' 보고서는 "미·중 간 경쟁이 제조업을 중심으로 가장 극적으로 나타나는 전장은 피지컬 AI 분야"라며 "AI 경쟁이 모델 성능을 겨루던 단계를 지나 누가 AI로 실물경제를 먼저 장악하는가를 겨루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한국이 주목해야 할 경쟁력은 제조 현장에 축적된 판단 데이터다. 한국이 세계적 위치에 오른 주요 제조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 운전 구현 모델을 만들고 K-제조 아키텍처를 완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초정밀 반도체 공정, 세계 최고 수준의 제철 조업, 조선 건조 같은 고난도 공정에서 수십년간 축적된 조업 판단과 암묵지는 인터넷 텍스트처럼 긁어모을 수도 시뮬레이션만으로 합성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판단 데이터를 학습해 공정의 자율 운전을 구현하고 이러한 제조 LLM을 한국이 이미 쥐고 있는 초크포인트 자산인 HBM 등 AI 메모리와 고부가 소재, 정밀 장비·부품, 지능형 제어 미들웨어와 수직적으로 결합할 때 비로소 K-제조 아키텍처가 완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조AX 속도 높이는 한국…포스코·HD현대·한화오션, 피지컬AI 실증 확대

국내 제조기업들은 이미 생산현장을 피지컬 AI 실증 무대로 바꾸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제철소에서 AI와 로봇을 결합한 '인텔리전트 팩토리'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제철소 고위험·고강도 작업부터 AI·로봇 적용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작업자 3명이 함께 옮기던 80㎏ 롤을 이기종 로봇으로 자동화하는 기술실증(PoC)을 진행했으며 카메라·라이다와 AI를 활용해 선박과 원료 상태를 인식하고 최적 작업 지점을 판단해 원료하역설비를 무인화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제철소 대형 크레인과 리클레이머 등 수십톤급 설비에 피지컬 AI를 적용했다. 고숙련 운전자가 설비를 조작하며 축적한 암묵지를 데이터화하고 AI가 이를 학습해 작업 상황을 판단한 뒤 로봇·설비를 운영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휴머노이드도 제철소에 들어온다. 포스코와 포스코DX·포스코기술투자는 미국 페르소나 AI와 철강제품 물류관리에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조선업에서도 변화가 빠르다. HD현대는 디지털 트윈에서 시작해 자율조선소로 가는 로드맵을 가동하고 있다.

HD현대는 2021년부터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조선소 정보를 디지털 공간에서 확인하는 1단계를 거쳐 올해까지 AI·머신러닝·빅데이터를 활용해 공정을 연결·예측·최적화하는 2단계를 구축한다. 2030년에는 AI 판단과 자동화를 결합한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를 구현한다는 목표다.

조선 용접용 휴머노이드 개발에도 착수했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로보틱스는 미국 페르소나 AI 등과 AI 기반 용접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까지 시제품을 개발하고 2027년부터 실제 조선소에서 현장 실증·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 숙련 용접공 작업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용접 자동화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거제사업장 실내 용접공정 67%에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2030년 완전 자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자동화 설비가 사람이 설정한 조건에 따라 반복 작업을 수행했다면 앞으로는 로봇이 작업환경을 직접 인식하고 AI가 최적 작업방식을 판단하는 자율화 단계로 진화한다. 한화오션은 NC AI와 '비전 인식 기반 용접 전용 모델·협동로봇 기반 자율 용접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로봇이 용접 부위를 스스로 인식·판단해 실시간으로 최적 용접을 수행하는 피지컬 AI 구현이 목표다.

정부도 제조 AX와 피지컬 AI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올해 산업 AX 관련 예산을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조1347억원으로 산정했다. AI 팩토리 선도 프로젝트에 2200억원, 피지컬 AI 개발에 4022억원을 배정했다. 정부는 업종별 제조 AI 개발을 지원하는 한편 2030년까지 자율제조 AI 팩토리 500개 이상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9월 16일 ‘2026 AI Innovation Forum’…제조 AX 미래 조망

<디지털데일리>는 오는 1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B2)에서 ‘동반자 AI 시대, AX 대한민국을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2026 AI Innovation Forum’을 개최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송기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김장겸 위원(국민의힘)의 축사에 이어 차상균 스탠퍼드대학교 석학 펠로우가 ‘동반자 AI 시대: AI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선다.

오전 첫 번째 헬스케어 세션에서는 황연수 분당서울대병원 CISO가 ‘안전한 의료 AX전략, 디지털 프라이버시 강화’를 주제로 발표한다. 박경수 삼정KPMG 상무, 제갈한철 카카오헬스케어 부사장, 임은영 LG CNS 에이전틱AI 사업담당이 패널 토론에 참여한다.

이어 두 번째 금융 세션에서는 나현종 한양대학교 교수가 ‘AI시대 금융의 재설계’를 주제로 발표한다. 김형주 대진대학교 석좌교수를 좌장으로 김형래 미래에셋증권 본부장, 김치현 네이버페이 상무, 윤민섭 빗썸 이사가 패널로 참여해 금융투자와 핀테크, 가상자산을 아우르는 금융 AX의 변화와 과제를 논의한다.

오후에는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정책실장의 특별강연 ‘AI 오늘과 미래, 대한민국의 선택은’이 이어진다. 제조 분야에서는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이 주제 발표에 나서고 이태진 HD현대 전무, 임치현 포스코홀딩스 상무, 정해진 한화오션 상무가 패널 토론을 진행한다.

마지막 문화·콘텐츠 세션에서는 최민근 MBC PD와 박새별 연세대학교 겸임교수가 각각 ‘AX가 만드는 새로운 콘텐츠 생산방식’과 ‘AI기반 음악 창작의 실제와 변화’를 발표한다. ‘무한도전’ 연출로 잘 알려진 김태호 TEO 대표도 토론자로 참여한다.

이번 포럼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얼리버드 온라인 사전등록은 9월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과 사전등록 방법은 <디지털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민지 기자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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