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계

HD현대重, 노조 파업에 잇따른 중대재해까지…'첩첩산중'

  • 가
  • 가
김유진 기자

울산시 동구 HD현대중공업 전경.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HD현대중공업이 노동조합의 부분파업에 이어 올해 잇따른 근로자 사망사고까지 겹치면서 노사 갈등 해소와 안전관리 강화라는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4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HD현대중공업 노조)는 '제대로 된 제시안 가져와라'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임금·단체협상에서 사측에 일시금 중심의 보상 대신 장기적으로 노동자의 생활을 지탱할 수 있는 임금체계를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우리는 길고 혹독한 불황을 지나 이제 호황의 빛을 보고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한때 받고 끝나는 보상이 아닌 호황의 성과를 다음 불황에도 노동자의 삶의 버팀목이 되는 임금체계로 남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선업이 호황과 침체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사측이 불황기에는 임금 반납과 희생을 요구하고 호황기에는 생산 확대를 요구하면서도 현장에서 만들어낸 성과를 정당한 임금으로 돌려주는 데는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시금 몇 푼 가지곤 앞으로의 삶을 지킬 수 없다"며 "산업의 부침에도 노동자의 생활을 지탱할 임금의 기둥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노조는 지난 2일에 이어 집행 간부·교섭위원·대의원 등이 참여하는 오후 4시간 부분파업도 진행한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의 부분파업과 관련해 "회사는 노사 간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해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이 HD현대중공업의 노사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안전 문제도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HD현대중공업에서는 근로자 5명이 작업 중 잇따라 숨졌다.

지난 8월28일 울산조선소 내 복지시설인 한우리회관 지하 1층 기계실에서 근로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근로자는 혼자 사다리에 올라 작업하던 중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8월14일에는 울산 용연공장에서 근로자 1명이 후진하던 트레일러에 치여 치료를 받던 중 지난 1일 끝내 숨졌다.

지난 7월24일에는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H-빔 취부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취부기와 러그 사이에 끼여 사망했다. 같은 달 18일에는 울산조선소에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근로자가 곤돌라와 족장 사이에 목이 끼이는 사고로 숨졌으며 지난 4월9일에는 울산조선소에서 창정비 중이던 잠수함에서 화재가 발생해 근로자 1명이 사망했다.

잇단 사고에 HD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29일부터 사흘간 울산·군산조선소의 생산을 멈추는 안전 셧다운을 실시하고 사업장 내 위험요인을 집중 점검했다. 고용노동부도 지난 8월18일부터 특별감독에 준하는 고강도 감독에 착수했다.

그러나 노동부 감독이 진행 중이던 상황에서도 지난 8월28일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부와 회사의 안전관리 대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 3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현대중공업 중대재해 강력 규탄 및 노동부 장관 면담 요구 금속노조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와 정부의 안전관리·감독 실태를 비판했다.

노조는 "노동부가 지난 8월18일부터 특별감독에 준하는 고강도 감독에 착수한다고 밝혔지만 고강도 감독 진행 중에도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며 "노동부는 그동안 사업장 감독을 어떻게 해왔기에 회사가 이처럼 우습게 여기게 됐는지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부는 실효성 있는 노동감독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노동 현장에 직접 나가는 지역노동청들이 실제 어떻게 노동 감독을 하고 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HD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한 사망사고가 적지 않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HD현대중공업에서 사망사고가 5건 발생한 것은 꽤 많은 편"이라며 "HD현대중공업이 일감이 가장 많은 곳이다 보니 현장에 사람이 많고 그만큼 사고가 발생할 확률도 높아지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 같은 중대재해 재발을 막기 위한 안전관리 체계 강화와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 차 해소라는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실정이다. 조선업 호황으로 생산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전과 노사관계라는 두 현안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향후 경영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유진 기자
eugene@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