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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93% 과점, 해법은 공공앱?…정부·업계 ‘경쟁의 방식’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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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진화 기자

-정부, 공공배달앱 점유율 15~20% 확대·통합 추진

-“예산보다 자생력”…수수료 상한제에도 신중론 제기

이재명 대통령이 8월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25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배달앱 시장의 경쟁을 늘려 수수료 부담을 낮추겠다는 정부 구상에 속도가 붙고 있다. 다만 ‘어떻게 경쟁을 늘릴 것인가’를 두고는 이견이 제기된다.

정부가 공공배달앱을 키워 시장의 새로운 경쟁축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라면 업계는 예산을 통한 점유율 확대보다 서비스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이 우선돼야 한다고 맞선다. 배달앱 수수료를 둘러싼 논쟁이 ‘얼마가 적정한가’를 넘어 시장 경쟁을 어떤 방식으로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로 번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배달앱 시장의 높은 집중도를 수수료 부담 문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보고 경쟁 촉진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배달앱 수수료 문제와 관련해 “공정위가 압박만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고 최소한 실질적 경쟁 체제는 만들어줘야 하는데 사실상 독점 상태”라고 말했다.

당시 남동일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2020년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민족 인수 당시 요기요 매각을 조건으로 기업결합을 승인했던 경위를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매각으로 분리된 사업자가 “실제로 독립된 경쟁 업체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문제 삼는 것은 시장 집중도다. 현재 배민과 쿠팡이츠의 합산 점유율은 약 93%에 달한다. 정부는 양사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실질적인 경쟁이 제한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내년도 예산에 공공배달앱 지원 계획을 반영했다. 땡겨요 등 전국 12개 지방자치단체 공공배달앱 가운데 상위 3개 업체를 집중 지원해 점유율을 15~20%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장기적으로 경영 통합까지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국내 공공배달앱은 지자체가 직접 개발한 배달특급·배달의명수 등 7개와 땡겨요·먹깨비 등 민관 협력형 5개로 나뉜다.

정부가 공공배달앱을 대안으로 꺼내든 배경에는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2만원 주문을 기준으로 민간 배달앱의 중개수수료는 7.8~9.7%인 반면 공공배달앱은 2% 수준으로 제시됐다. 정부 역시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낮춰달라는 요구가 이어져 왔다는 점을 공공배달앱 활성화 정책의 배경으로 제시한 바 있다.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음식점 거리에서 배달 라이더가 이동하고 있다.2023.2.21. [사진=연합뉴스]

◆‘93% 과점’ 맞지만…경쟁까지 사라졌나=배달앱 업계에서는 정부가 ‘과점 구조이기 때문에 수수료가 높다’는 인과관계를 전제로 정책을 설계하고 있다는 점부터 의문을 제기한다. 실제 경쟁 상황과 수수료 구조를 함께 살펴보면 정부가 전제한 독과점 구조나 플랫폼의 과도한 이익 구조와는 다른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높은 시장점유율과 경쟁 부재를 동일하게 볼 수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반박한다. 배민과 쿠팡이츠의 합산 점유율이 압도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점유율만으로 사업자 간 경쟁 강도나 신규 사업자의 진입 가능성까지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실제 배달앱 시장에서는 최근 수년간 사업자 간 순위 변화가 나타났다. 기업결합 과정에서 매각된 요기요가 독립 사업자로 남아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며 2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지난해에는 무료배달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주요 사업자들이 잇따라 관련 혜택을 확대하기도 했다.

이러한 시각차는 결국 ‘어떤 방식으로 경쟁을 확대할 것인가’에서 선명해진다. 정부는 공공배달앱을 제3의 경쟁축으로 육성해 시장 집중도를 낮추려는 반면 일각에서는 정책 지원을 통한 점유율 확대만으로 지속 가능한 경쟁 구도를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앱은 수많은 매장과 주문, 라이더를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배달 동선을 최적화하는 기술·운영 인프라가 필요한 사업이다. 공공배달앱이 민간 플랫폼을 견제할 경쟁자로 자리 잡으려면 쿠폰이나 마케팅 지원을 넘어 안정적인 주문·배달 처리 역량을 갖추고 정부 지원 종료 이후에도 이용자와 입점업체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사진=왕진화기자]

◆수수료 7.8% 정말 비싼가…‘비교 기준’ 놓고도 공방=수수료 수준을 둘러싼 시각차도 크다. 업계는 평균 주문금액 2만5000원을 기준으로 배달앱 중개수수료가 정률 기준 최대 7.8%라며 우버이츠·도어대시 등 해외 배달 플랫폼이나 앱스토어(수수료 30%), 백화점·대형마트 판매수수료(25~35%)등과 비교해 과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업계는 업주가 부담하는 배달 관련 비용에서도 중개수수료와 실제 배달에 드는 비용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달비는 사실상 라이더 인건비 성격이라 플랫폼이 아니라 전액 라이더에게 돌아간다”라며 “오히려 기상·거리·피크 할증 비용은 플랫폼이 자체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수료 상한제와 같은 직접 규제를 두고도 업계는 비용 전가 가능성을 우려한다. 중개수수료 수입이 제한될 경우 플랫폼이 부담하던 비용 일부가 배달팁 인상이나 할인·쿠폰 축소, 구독료 조정 등의 형태로 소비자에게 옮겨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류비 자체가 규제로 사라지는 것은 아닌 만큼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경우 주문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외식업주 매출과 온라인 음식서비스 시장 전체 거래 규모가 줄어드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정부와 업계 모두 배달앱 시장의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는 방향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정부가 공공배달앱을 키워 시장 집중도를 낮추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면 업계는 정책 지원에 따른 점유율 확대보다 지속 가능한 서비스 경쟁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 경쟁 촉진이라는 정부 방향성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그 경쟁이 예산을 통한 인위적인 점유율 조정이 아니라 서비스 경쟁력을 기준으로 이뤄지는 게 소비자와 업주 모두에게 더 나은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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