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zip] “최애가 갔다면 PC방도 성지”…K콘텐츠 따라 뜨는 ‘엔터투어리즘’
익숙한 장소를 새로운 시선으로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여행지를 익숙하게 찾아갈 수 있도록. 인스타그래머블한 스폿부터 키덜트 취향을 채워주는 숨은 명소, 역사적인 문화 공간까지 큐레이션 해드립니다. 여행지의 핵심만 가득 담아 압축할 테니, 어디서든 가볍게 꺼내 읽어보세요! <편집자 주>

[사진=디에스엠]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다녀간 장소에서 같은 체험을 하고, 영화·드라마 속 주인공이 걸었던 거리를 따라 걷는 ‘엔터투어리즘’이 새로운 여행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K콘텐츠의 영향력이 화면 밖으로 확장되면서 평범한 공간이 팬들의 ‘성지’로 바뀌고, 관광객과 지역의 관계도 일회성 방문을 넘어 지속적인 교류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K콘텐츠는 실제 방한 수요와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배소영 경희대학교 교수는 “한류 콘텐츠를 접한 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비중은 40%를 웃돈다”며 “이른바 ‘한류 관광객’의 지출액도 일반 외국인 관광객보다 약 35% 많다”고 설명한다.
콘텐츠가 여행으로 이어지는 배경에는 ‘문화적 친근성’이 자리한다. 외국인 시청자는 콘텐츠를 반복해서 접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낯설었던 한국의 장소와 문화를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이후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고, 화면에서 본 공간을 직접 찾는 여행으로 관심을 확장한다.
디지털 플랫폼의 발달도 이러한 흐름을 가속하고 있다. 언어와 국경의 장벽이 낮아지면서 콘텐츠가 세계에 실시간으로 확산되고, 작품에 등장한 장소와 체험은 자연스럽게 여행지를 고르는 기준이 된다.
배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을 정보가 아닌 애착에서 시작되는 ‘정동 관광’으로 설명한다. 콘텐츠를 보는 동안 특정 문화와 장소에 무의식적으로 정이 들고, 이러한 감정이 애착과 팬심으로 발전해 실제 방문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9.81파크 제주에서 그래비티 레이싱을 즐기는 데이식스 멤버들 [사진=데이식스 유튜브 갈무리]
◆ “최애가 탄 코스, 나도 달린다”…‘콘텐츠 성지’ 된 9.81파크 제주
디에스엠 모노리스 사업부가 운영하는 ‘9.81파크 제주’는 K팝과 예능, 유튜브 콘텐츠에 잇따라 등장하며 제주를 대표하는 체험형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NCT와 DAY6, 제로베이스원 등 K팝 아티스트가 파크에서 그래비티 레이싱을 즐기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해외 팬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팬들은 아티스트가 탔던 코스를 그대로 달리고 같은 장소에서 사진과 영상을 남긴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경험을 현실에서 재현하는 새로운 형태의 ‘성지순례’다.
글로벌 팬들의 관심은 이용객 증가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9.81파크 제주의 외국인 이용객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이상 증가했다. 전체 이용객 가운데 외국인 비중도 7%에서 14%로 두 배 확대됐다. 특히 싱가포르와 홍콩, 대만, 일본 등에서 레이싱 체험과 방문 인증 콘텐츠가 활발하게 공유되는 모습이다.
콘텐츠 노출과 관광객 유입이 맞물리면서 지난 6월 기준 누적 이용객은 3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달에는 장기간 이어진 폭염에도 역대 최대 주간 판매액을 기록했다.
디에스엠 관계자는 “9.81파크는 단순히 보고 즐기는 관광지를 넘어 이용객이 직접 참여하고 자신만의 경험을 만들어갈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를 지속 선보여 왔다”며 “K팝과 방송, 유튜브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9.81파크의 새로운 매력이 국내외 이용객에게 알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IP와의 협업을 통해 9.81파크에서만 즐길 수 있는 차별화된 레저 경험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키즈 멤버 필리스, 승민, 아이엔이 PC방에서 자체콘텐츠를 촬영했다. [사진=스트레이키즈 유튜브 갈무리]
◆ 아이돌 ‘자컨’ 따라가는 여행…PC방까지 이색 여행지로 등극
아이돌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인 이른바 ‘자컨’도 팬들의 새로운 여행 안내서로 떠오르고 있다. 팬들은 아티스트가 찾은 식당에서 같은 메뉴를 주문하고, 이들이 즐긴 활동을 직접 체험한다.
소속사나 공연장 등 상징적인 장소를 둘러보던 기존 K팝 성지순례가 아티스트의 평범한 일상을 따라가는 여행으로 세분화되는 모습이다.
그룹 스트레이키즈의 리노와 현진, 아이엔이 능이버섯백숙을 먹은 식당 ‘청솔’과 필릭스·승민·아이엔이 찾은 JYP엔터테인먼트 사옥 인근 곱창전골 식당은 자컨을 따라가는 팬들의 여행 코스로 꼽힌다.
어떤 음식을 주문하고 어떻게 먹었는지까지 여행 정보가 되면서 평범한 동네 식당과 체험시설이 국내외 팬들의 ‘K팝 성지’로 바뀌고 있다. 일부 관광 플랫폼도 이들 장소를 묶어 스트레이 키즈의 일상을 따라가는 코스로 소개하고 있다.
아이돌 콘텐츠를 통해 접한 한국의 일상문화 전반으로 관광객의 관심도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PC방이다. 해외 여행 상품 플랫폼에서는 한국인의 게임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판매하고 있다.
틱톡과 레딧, X(구 트위터) 등 글로벌 커뮤니티에서는 특정 아이돌 자컨에 등장하는 한국 게임과 PC방 문화를 즐기고 싶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진다.
이러한 수요는 실제 방문으로도 이어진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국인의 PC방 등 ‘K놀이’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35.8% 증가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분석에서도 지난해 1~7월 미국·일본 등 4개국 관광객의 국내 PC방 이용 건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 늘었다.

영화 호프 촬영지 전남 해남군 북평면 남창리마을 [사진=해남군청]
◆ 영화 ‘호프’ 속 거리 걸어볼까…해남 남창리마을 ‘북적’
영화 한 편의 흥행이 이름조차 낯설었던 작은 마을을 새로운 여행지로 바꾸기도 한다.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가 흥행하면서 주요 촬영지인 전남 해남군 북평면 남창리마을에는 영화 속 풍경을 직접 보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남창리는 영화 속 가상 마을 ‘호포항’의 배경이 된 곳이다. 대규모 세트장 대신 실제 상가와 골목 곳곳에서 촬영해 스크린에 등장한 풍경이 마을에 그대로 남아 있다. 평범했던 골목과 건물들이 팬들에게는 작품의 흔적을 찾는 관광 자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인구 약 418명의 남창리에는 최근 하루 200명 안팎의 관광객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방문객이 많지 않았던 마을에 영화 팬들이 몰리면서 인근 상점 이용과 지역 내 소비도 늘고 있다.
해남군도 영화의 흔적을 지역 관광 자원으로 연결하는 작업에 나섰다. 영화 속 파출소로 등장한 옛 버스터미널을 비롯해 촬영 당시 사용한 간판과 스텔라 경찰차, 괴생명체 조형물 등을 활용해 남창리 일원을 1970~1980년대 분위기의 문화거리로 조성하고 있다. 영화 속 호포항을 현실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꾸며 작품을 계기로 생긴 방문 수요를 지속적인 지역 관광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콘텐츠 영향력이 화면을 나와 오프라인으로 연결되면서 관광 산업 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K콘텐츠 수출이 1억달러 증가할 경우 관광 등 연관 산업 수출은 2억달러, 국내 생산 유발 효과는 5억7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K콘텐츠가 여행 동기를 부여하는 동시에, 새로운 소비와 산업을 만들어내는 자원으로 지속 활용될 전망이다.
13개국 양자 담당자, 서울에 모였다… 양자기술다자대화 개최
2026-10-14 18:58:47관광기관 예산·성과·투명성 질타…관광공사·GKL·문광연 도마 (종합) [2026 국감]
2026-10-14 18:51:05윤구 구글코리아 사장, 성평등위 국감도 나올까 [2026 국감]
2026-10-14 17:56:28"카나나 떠났고 AI 비서 라이언은?"…새 약속 지켜질까 [이프 카카오]
2026-10-14 17:45:42韓 인터넷, 베트남·태국보다 느리다?…정부 "조건 안 밝힌 순위"
2026-10-14 17:4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