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술렁이게 한 ‘씨라이언6 DM-i’…"출퇴근길 기름 걱정 끝" [시승로그]
쏟아지는 신차 정보 속에서 진짜 실력을 가려내기 위해 직접 운전석에 앉았습니다. 시승기 연재물 <시승로그>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생생한 주행 경험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씨라이언6 DM-i.[사진=윤서연 기자]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국내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선뜻 고르기 어려운 선택지였다. 엔진에 배터리·전기모터까지 함께 넣어야 하는 구조 탓에 내연기관차나 일반 하이브리드차보다 가격이 비싼 탓이다. 국내에 들어오는 PHEV 역시 고가 모델이 대부분이었다. 토요타가 지난 6월 선보인 RAV4 PHEV만 해도 가격이 6000만원대다.
그런데 같은 달 부산모빌리티쇼에서 비와이디(BYD)가 분위기를 뒤집었다. PHE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3000만원대에 내놓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당시 공개된 가격은 3750만원. 웬만한 국산 하이브리드 SUV와도 비교해볼 만한 가격에 PHEV를 들고 나오면서 단숨에 시선을 끌었다.
이번에 직접 타본 차가 바로 그 씨라이언6 DM-i다. 솔직히 처음에는 가격부터 의심스러웠다. "3000만원대 PHEV라면 그만큼 빠진 것도 많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제원부터 예상과 달랐다. 전기차(EV) 모드만으로 최대 70㎞를 달리고 외부 전력 공급 기능(V2L)에 직류(DC) 급속 충전까지 지원한다. 직접 며칠간 타보니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이것저것 덜어낸 차라는 첫인상도 달라졌다. 오히려 "3750만원에 이 정도?"라는 쪽에 가까웠다.
◆ 둥글둥글한 첫인상…중형 SUV다운 덩치는 살렸다
씨라이언6 DM-i 외관.[사진=윤서연 기자]
씨라이언6 DM-i 외관.[사진=윤서연 기자]
처음 마주한 씨라이언6 DM-i의 외관은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인상이 강했다. 언뜻 보기엔 독일차 브랜드 이미지 느낌도 난다. 헤드램프 역시 차체 굴곡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져 매끈한 인상을 만든다. BYD가 줄곧 내세우는 디자인 철학인 '바다의 미학'을 풀어낸 모습이다.
측면에서는 차체의 볼륨감이 보다 두드러진다. 복잡한 캐릭터 라인을 여러 개 넣기보다 면을 넓게 가져가면서 중형 SUV다운 덩치를 강조했다. 전면에서 후면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루프 라인도 전체적인 디자인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후면 역시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곡선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전체적으로 강한 인상을 앞세우기보다 전동화 차량 특유의 매끈함을 살린 디자인에 가깝다. 화려하거나 공격적인 디자인을 선호한다면 다소 얌전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패밀리 SUV라는 성격을 고려하면 부담 없이 접근할 만한 외관이다.
씨라이언6 DM-i 외관.[사진=윤서연 기자]
씨라이언6 DM-i 1열 모습.[사진=윤서연 기자]
실내에 들어서면 대형 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5.6인치 인텔리전트 콕핏 시스템을 탑재했다.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며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도 가능하다. 터치 반응도 즉각적이다. 다만 각도 탓인지 햇살에 비춰질 때마다 잘 안보일 때가 있어 무광 필름을 붙이는 것도 방법이다.
◆ 전기만으로 70㎞는 거뜬…엔진 더하면 1080㎞까지 간다
씨라이언6 DM-i 계기판 모습.[사진=윤서연 기자]
씨라이언6 DM-i 에너지 관리 화면.[사진=윤서연 기자]
차량을 처음 받아 운전석에 앉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숫자는 '850㎞'였다.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다. 제원상 전기와 연료를 모두 사용하면 최대 1080㎞까지 주행할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도 남을 만한 거리다.
전기차(EV) 모드로는 국내 인증 복합 기준 최대 70㎞를 달릴 수 있다. 하루 이동거리가 길지 않다면 출퇴근이나 장보기 같은 일상에서는 상당 부분 전기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거리다. 장거리에서는 엔진을 활용할 수 있어 전기차처럼 남은 주행거리에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씨라이언6 DM-i 엔진룸.[사진=윤서연 기자]
씨라이언6 DM-i는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차처럼 엔진이 주인공인 차가 아니다. 출발부터 일상적인 주행 대부분을 전기모터가 맡고 엔진은 전력을 만들거나 더 많은 힘이 필요한 상황에서 구동에 힘을 보탠다.
이런 주행 방식의 핵심이 이름에 붙은 'DM-i'다. 듀얼 모드 인텔리전트(Dual Mode-intelligent)의 약자로 BYD가 자체 개발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가 엔진을 중심으로 모터의 도움을 받는다면 DM-i는 반대로 모터를 중심으로 엔진을 활용한다. ‘전기차 기반 하이브리드’라는 설명이 붙는 이유다.
엔진은 최고출력 96㎾·최대토크 220Nm를 낸다. 전기모터는 이보다 높은 최고출력 150㎾·최대토크 300Nm의 성능을 발휘한다. 실제 주행에서도 출발과 저속에서는 전기차처럼 조용하고 부드럽게 움직였다. 시속 70㎞ 이상으로 속도를 높이거나 경사로를 오를 때는 엔진이 자연스럽게 힘을 보탰다.
◆ 선루프·서라운드뷰·통풍 시트…들어갈 건 다 들어갔다
씨라이언6 DM-i 서라운드 뷰 작동 화면.[사진=윤서연 기자]
씨라이언6 DM-i 뒷좌석.[사진=윤서연 기자]
씨라이언6 DM-i 뒷좌석에서 바라본 모습.[사진=윤서연 기자]
편의사양은 운전자부터 뒷좌석 탑승자까지 두루 챙겼다. 360도 전방위 카메라를 활용한 서라운드 뷰 모니터가 기본으로 적용돼 차체 주변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ICC)·차선 이탈 경고(LDW)·차선 이탈 조향 보조(LDP)·사각지대 보조 시스템(BSA) 등 운전자 보조 기능도 기본으로 들어간다.
2열은 패밀리 SUV라는 성격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나는 공간이다. 뒷좌석에도 열선과 시트백 리클라이닝 기능을 적용해 장거리 이동 시 편의성을 높였다. 1.085㎡ 크기의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2열까지 길게 뻗어 있어 개방감도 상당하다. 햇빛이 부담스러울 때는 전동 선쉐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적재공간도 가족 단위 이용에 부족하지 않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425ℓ로 장보기나 여행용 짐을 싣기에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2열 좌석을 폴딩하면 최대 1440ℓ까지 확장된다.
씨라이언6 DM-i 트렁크 공간.[사진=윤서연 기자]
씨라이언6 DM-i.[사진=윤서연 기자]
◆ ‘중국차’ 편견 넘어설까…지난달에만 500대 돌파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씨라이언6 DM-i는 500대가 등록됐다. 8월 전체 수입차 모델 그룹 가운데 9위다. PHEV만 놓고 보면 판매 1위다.
출시 첫 달부터 500대가 팔린 이유를 단순히 가격 경쟁력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직접 타본 씨라이언6 DM-i는 적어도 ‘가격이 싸니까 감수하고 타는 차’와는 거리가 있었다. 시내에서는 전기차에 가까운 부드러운 주행감을 보여줬고 전기와 엔진을 합친 긴 주행거리는 장거리 이동에 대한 부담을 낮췄다. 2열 공간과 적재능력도 패밀리 SUV로 활용하기에 부족함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씨라이언6 DM-i 무기는 분명하다. 3750만원이라는 가격에 일상에서는 전기차처럼 활용할 수 있는 최대 70㎞의 EV 주행거리와 장거리 운행 부담을 덜어주는 엔진을 함께 담았다. 급속 충전·외부 전력 공급 기능(V2L)·운전자 보조 기능까지 기본으로 갖췄다.
여전히 ‘중국차’라는 꼬리표만으로 BYD를 바라본다면 씨라이언6 DM-i는 예상과 제법 다른 차일 수 있다. 직접 경험한 씨라이언6 DM-i는 가격만 낮춘 차라기보다 국내 소비자가 중요하게 보는 주행거리·공간·편의사양을 꽤 영리하게 묶어낸 차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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