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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예산에 에이전틱 투자 안 보여…모델 다음은 서비스화”

오병훈 기자

이경선 KISDI 박사가 9월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에이전틱AI 국회 조찬 포럼'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사진=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과기정통부의 예산안을 보면 작년보다 85% 증가한 9조4000억원 AI 예산 투자가 예정돼 있습니다. 한 가지 우려스러운 것은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에이전트AI 부분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경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열린 ‘에이전틱AI 국회조찬포럼’에서 AI 에이전트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인공지능(AI) 인프라와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확보한 AI 역량을 실제 서비스와 산업적 가치로 연결하기 위한 정책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소프트웨어(SW)와 에이전틱AI 분야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과기정통부의 2027년도 전체 예산안은 29조6476억원으로 올해보다 24.5%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AI 예산은 5조1000억원에서 9조4000억원으로 84.3% 증가해 전체 증액을 견인했다.

◆9.4조 AI예산, 서비스·SW는 잘 안 보여…에이전트 투자 적시

이 박사는 이날 발표에서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모델 학습에서 추론과 활용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AI 모델 자체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확보한 AI 역량을 얼마나 많은 서비스와 산업적 가치로 전환할 수 있느냐는 설명이다.

이 박사는 “좋은 성능을 가진 모델 확보는 여전히 중요하다”면서도 “모델 자체만으로는 이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변화 핵심 연결고리로 에이전틱AI를 꼽았다. 이용자가 AI에 비용을 지불하도록 만들려면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실제 업무를 수행하고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에이전틱AI는 목표에 따라 스스로 계획을 수립하고 데이터·도구·서비스를 활용해 과업을 수행한다. 기존에 확보한 모델 역량을 실제 ‘일하는 서비스’로 바꾸는 역할이다.

이 박사는 에이전틱AI 중요성이 정부 정책 투자에도 반영돼야 한다고 짚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AI 인프라와 모델을 확보하는 단계를 넘어 투자 성과를 실제 산업과 서비스에서 증명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박사는 “우리나라도 이렇게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조만간 이 투자에 대한 성과를 증명하라는 요구를 받을 것”이라며 “AI 역량 확보와 더불어 활용을 잇는 에이전틱AI 서비스화 전략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에이전틱AI 시장은 아직 글로벌 경쟁 구도와 표준이 완전히 고착되지 않은 만큼 지금이 국내 기업에 기회의 창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해외 사업자가 먼저 서비스와 표준을 선점하면 후발 사업자의 진입이 급격히 어려워질 수 있어 정책 지원 속도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독파모도 ‘모델 확보’ 끝 아냐…“데이터 국내에 쌓여야”

국산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도 단순한 모델 성능 경쟁에서 산업·서비스 경쟁력 확보로 확대되고 있다.

김태윤 SK텔레콤 부사장은 이날 독파모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AI가 산업 현장에 본격적으로 적용될수록 모델 자체뿐 아니라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데이터와 피드백을 누가 확보하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AI가 업무 현장에 직접 들어가면 이용자가 남기는 평가와 수행 결과가 다시 모델을 개선하는 핵심 데이터가 된다. 결국 모델이 실제 업무를 수행한 결과를 확인하고 성공과 실패에 따라 다시 학습하는 구조가 핵심이라는 것이 김 부사장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외산 모델에 의존할 경우 이 과정에서 국내 산업 현장에서 발생한 피드백이 국내 AI 생태계에 축적되지 않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산업에서 나오는 데이터가 실제 모델에 들어갈 수 있는 루프가 완성되고 있는데 외산 모델을 썼을 때 강화학습에 사용되는 피드백들이 우리나라로 들어오지 않는다”며 “산업 현장에서 ‘이건 틀렸어’, ‘이건 좋아’라고 알려주는 데이터가 모델을 계속 좋아지게 하는데 외산 모델을 쓰면 그 피드백은 우리나라 밖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 독파모 확보 여부가 국내 산업이 가진 노하우와 데이터를 AI 시대의 자산으로 축적할 수 있느냐와도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제조 분야에서 철강·자동차 부품 기업과 실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보안 환경에서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국방 분야에도 모델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김 부사장 설명이다. ‘모두의AI’ 사업에서는 공공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연동해 문서 작성이나 각종 공공업무를 지원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김 부사장은 “파운데이션 모델 자체가 에이전트AI 중심에서 돌아가고 있지만 모델 혼자서는 에이전트AI를 구성할 수 없다”며 “국내의 좋은 모델로 서비스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데이터가 우리에게 쌓이고, 그 데이터 선순환을 통해 모델과 플랫폼, 서비스의 밸류체인이 안정화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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