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전 갈등 ㊦·完] 금융기관 모시기 나선 지자체…지역경제 살릴 수 있을까

부산시청 전경 [사진=부산시]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금융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둘러싼 노동계 반발과 달리 지방자치단체들은 환영하는 뜻을 밝히고 있다. 부산·대구·전북 등 주요 지자체는 국책은행과 금융기관을 지역 산업과 연계할 성장 동력으로 보고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청년 일자리와 인구 유입을 늘리는 동시에 금융산업을 키워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청사진이다.
◆부산·전북·대구 등 금융공공기관 유치 ‘총력전’
부산은 기존 금융중심지의 기반을 활용한 금융공공기관 추가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부산에 위치한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한국자산관리공사 등에 국책은행까지 더해지면 금융 기능을 집적하고 동남권 산업을 지원할 역량도 강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부산연구원은 ‘금융공공기관 부산 유치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부의 금융산업 사업체수는 3842개로 수도권에 이어 가장 규모가 컸다. 부산연구원에 따르면 인구·면적 대비 금융업 사업체와 종사자의 집중도를 나타내는 금융산업 집적도 지수(PCI)는 부산이 10.37로 광주(7.62), 대전(5.69), 대구(5.32) 등 광역시 중 가장 높았다.
아울러 부산혁신도시 입주기업은 2018년 107개에서 2023년 1월 188개로 늘었고, 1차 이전공공기관의 2022년 지역발전사업 실적도 772억5700만원에 달했다. 유치 우선순위 분석에서도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은 정량평가와 전문가 평가에서 공통으로 상위권에 올랐다. 보고서는 금융기관 추가 이전과 함께 유치 공간 확보, 정주환경 지원, 전담 조직 운영도 제안했다.
대구시는 ‘공공기관이전 담당관’을 신설하고 IBK기업은행 유치에 나섰다. 대구에 자리 잡은 신용보증기금과 연계해 지역 중소기업 지원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북도는 국민연금공단을 중심으로 한 자산운용·금융을 비롯해 농생명·바이오, 미래 첨단산업 등 3대 전략산업과 연관성이 높은 기관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간 금융사인 농협을 둘러싼 유치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농협의 경우 농협중앙회는 나주, 금융계열사는 부산으로 옮기는 방안이 거론된 바 있다. 최근에는 농협중앙회의 ‘전북 이전설’도 부상했다. 이를 통해 농생명산업과 직접 연계되는 특화 기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북연구원은 ‘농협중앙회 전북 이전, 농생명 혁신체계의 마지막 연결고리’ 보고서에서 농촌진흥청 등의 연구성과를 농협의 전국 조직망으로 확산하고, 국가식품클러스터와 농협 유통망, 새만금 물류 기반을 연결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농협금융의 투자·기업금융 기능을 활용해 스마트농업과 푸드테크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자는 제안도 담겼다. 이 외 경북 농업계도 농협중앙회 유치를 요구하고 있다.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에 거론되는 IBK기업은행(왼쪽)과 농협중앙회 사옥 [사진=각 사 제공]
◆ “혁신도시 경제성장효과”…유인책 경쟁
지자체들은 다양한 정착 유인책으로 금융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마음 잡기에 나섰다. 춘천시는 임대료·건축비·용역비 등을, 경남도는 사무실 임대료와 정착장려금, 자녀 장학금, 주택자금 대출이자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 등의 유치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전부 개정했다. 기관뿐 아니라 직원 가족까지 지역에 뿌리내리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부산시는 금융, 해양, 첨단산업·연구개발, 영화·영상 등 4대 특화 기능군을 중심으로 핵심 정책 금융기관등을 유치하기 위한 세부 전략을 마련했다. 전북도는 3대 전략산업인 자산운용·금융, 농생명·바이오, 미래 첨단산업과 기능적으로 밀접한 기관 이전을 적극 추진중이다. 울산시의 경우 이달 중 ‘범시민 2차 공공기관 유치위원회’를 출범시켜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실제 공공기관 이전으로 혁신도시가 조성된 지역에서는 성과도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0~2024년 혁신도시가 들어선 비수도권 일반 시·군의 전체 고용은 1.71배로 늘어 비교 대상인 비수도권 일반 시·군(1.46배)과 수도권(1.49배)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제조업의 시간당 임금도 1.92배로 올라 비교 지역의 1.78배와 1.81배보다 상승 폭이 컸다.
다만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고용 파급효과는 주로 지역 서비스업과 혁신도시 소재 읍면동 주변 약 10㎞ 이내에 집중됐다. 백승민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도시 인프라와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 공공기관을 집중 배치하고, 혁신도시의 인적·물적 자원을 지역 산업과 연결하는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성권 부산시당위원장은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인구 유입, 정주나 교육여건 등의 조성으로 지역 경제에 긍정적 기여가 가능하고, 지역균형발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1차 이전은 기계적 지역 안배를 강조하다 보니 공공기관 이전의 효과가 약했다는 평가가 있다”며 “2차 이전은 1차 이전의 한계를 반복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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