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D] 9월의 서울은 왜 ‘미술’에 빠질까…프리즈·키아프가 뭐길래

현대백화점은 9월4일까지 판교점 3층에서 진환민,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작가 10명의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특별 전시 '아티스트 10'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국내 최대 규모 아트페어 '키아프(Kiaf) 서울 2025' 개최를 기념해 현대백화점이 전 점포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문화·예술 행사 '더현대 아트 스테이지'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사진=현대백화점]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매년 9월이면 서울의 풍경이 달라집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세계 각국의 갤러리와 컬렉터가 모이고 한남·청담·삼청·을지로에서는 늦은 밤까지 전시와 행사가 이어집니다. 백화점과 호텔, 면세점도 앞다퉈 미술 작품을 내걸며 손님맞이에 나섭니다.
이른바 ‘서울아트위크’입니다. 중심에는 오는 9월2일 코엑스에서 나란히 개막하는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이 있습니다. 올해 프리즈 서울에는 30개국 133개 갤러리가, 25주년을 맞은 키아프 서울에는 18개국 175개 갤러리가 참여합니다.
두 행사는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키아프 서울은 한국화랑협회가 2002년 시작한 국내 최대 규모 아트페어입니다. 국내 미술시장을 대표하는 행사로 성장한 키아프에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가 합류하면서 지금의 ‘9월 미술 축제’가 만들어졌습니다.
프리즈는 영국 런던에서 출발해 세계 미술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운 글로벌 아트페어입니다. 서울에서는 2022년 처음 열렸습니다. 올해도 가고시안, 하우저 앤 워스, 페이스 갤러리, 데이비드 즈워너, 화이트 큐브 등 세계 정상급 갤러리가 참여합니다. 가고시안은 데미안 허스트의 솔로 부스를 마련하고 하우저 앤 워스에서는 제니 홀저의 신작과 루이즈 부르주아 등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한국 작가들의 존재감도 큽니다. 구정아와 서도호, 이배 등의 작품이 서울 곳곳의 전시와 맞물려 소개되고 학고재에서는 백남준의 1995년작 ‘Tolstoy’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세계 미술시장의 주요 작품과 작가들이 며칠 동안 서울에 집결하는 셈입니다.

[사진=현대백화점]
◆코엑스 밖으로 나온 미술축제…서울 곳곳이 전시장으로
프리즈와 키아프의 영향력은 코엑스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서울시는 8월31일부터 9월6일까지 ‘2026 서울아트위크’를 열고 미술관과 갤러리 등 141곳에서 159개의 전시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올해는 을지로에서 20개 시각예술공간이 참여하는 ‘오프닝나잇’으로 막을 올립니다. 이어 한남과 청담, 삼청 등 서울의 주요 갤러리 밀집 지역에서도 밤까지 전시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이어집니다. 리움미술관과 송은, 아트선재센터 등 주요 미술기관도 전시와 공연을 선보입니다.
프리즈 역시 ‘네이버후드 나이트’를 통해 8월31일 을지로, 9월1일 한남, 2일 청담, 3일 삼청으로 무대를 넓힙니다. 프리즈 라이브와 프리즈 필름, 프리즈 뮤직 등 미술을 넘어 공연과 영상까지 연결한 프로그램도 마련됩니다. 하나의 아트페어가 도시 전체의 문화 행사로 확장되는 구조입니다.

광주신세계갤러리, 오늘도 빵과 커피 [사진=신세계갤러리]
◆백화점·면세점도 ‘아트 모드’…큰손 잡는 새로운 접점
유통업계가 이 기간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프리즈와 키아프를 보기 위해 국내외 컬렉터와 미술 관계자, 문화 소비층이 서울에 모이는 만큼 미술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고객과 만나는 새로운 접점이 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키아프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며 매년 행사 기간에 맞춰 ‘더현대 아트 스테이지’를 운영해 왔습니다. 지난해에는 압구정본점 등 전 점포를 무대로 회화와 설치미술 등을 선보였고 판교점에서는 데미안 허스트와 김창열, 이우환 등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슈퍼컬렉터전’을 열었습니다. 더현대 서울에서는 예술과 인테리어를 접목한 작품을 전시·판매하며 미술을 실제 소비 경험으로 연결했습니다.
신세계도 미술 콘텐츠를 고객 경험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은 주요 점포 갤러리를 통해 국내외 작가 전시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으며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에서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유영국의 작품 세계를 알리는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항이라는 공간을 활용해 해외 방문객에게 한국 미술을 소개한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9월의 서울에서 프리즈와 키아프는 ‘그림을 사고파는 행사’로만 그치지 않습니다. 세계 미술시장의 큰손이 모이는 아트페어를 중심으로 미술관과 갤러리, 백화점과 면세점 등 도시 곳곳이 하나의 거대한 문화 소비 공간으로 연결됩니다.
미술을 보기 위해 서울을 찾은 사람이 전시만 보고 돌아가지는 않겠지요. 쇼핑하고 머물고 먹으며 도시를 경험합니다. 유통업계가 ‘프리즈 위크’를 기다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9월2일 코엑스에서 시작되는 두 개의 아트페어가 서울 전체를 ‘아트 모드’로 바꿀 모습, 기대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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