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혜민 핀다 대표 “대원저축은행 품고, ‘AI 네이티브 금융사’로 진화”

이혜민 핀다 대표 [사진=핀다]
대출 중개 넘어 ‘핀다뱅크(가칭)’ 출범 초읽기
AI 데이터로 금융상품 직접 설계...중금리대출 확대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대원저축은행 인수는 플랫폼에서 쌓은 고객 이해를 실제 금융상품으로 구현하기 위한 선택입니다. 앞으로 핀다는 금융상품을 직접 설계·공급하는 ‘AI 네이티브 금융사’로 진화할 것입니다.”
이혜민 핀다 대표는 지난 24일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대원저축은행 인수 추진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대출 비교·중개에 머물던 사업 영역을 금융상품 설계와 공급으로 넓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고려대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한 뒤 2007년 STX 전략사업기획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로켓인터넷·글로시박스, 피플앤코, 눔코리아를 잇달아 공동창업했고 2015년 네 번째 창업으로 핀다를 세웠다. 거쳐온 산업은 달랐지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시장을 개척해온 창업가다.
핀다는 대원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심사 결과는 오는 9~10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 대상은 대원저축은행 지분 100%로, 거래 규모는 120억원대로 알려졌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조직 개편에 착수할 예정이며 차기 은행장 선임을 위한 후보군도 검토하고 있다.
핀다는 지난 10년간 대출 비교 플랫폼을 운영하며 고객과 금융회사를 연결해왔다. 지난 7월 기준 누적 대출 중개액은 15조원을 넘어섰다. 누적 한도조회와 대출 신청은 각각 2600만건, 1000만건에 달한다. 제휴 금융회사는 97곳, 취급 대출 상품은 300개 이상이다.
핀다는 금융 선택지가 제한된 중·저신용자에게 폭넓은 대출 비교 기회를 제공해왔다. 정책금융상품을 비롯해 자동차담보대출과 생활안정대출 등으로 상품군을 넓혔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업계 최초로 금융당국의 인증을 받은 서민금융 우수대부업자 대출 비교·중개 서비스도 도입했다. 올해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난 7월 핀다 고객의 대출 한도 조회 건수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핀다는 플랫폼만으로는 고객에게 충분한 선택지를 제공하기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고객을 잘 이해하더라도 기존 금융회사가 만든 상품의 틀 안에서만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특히 주요 고객층인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고금리 대출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여러 금융업권 가운데 저축은행을 택한 것은 핀다의 주요 고객층과 맞닿아 있어서다. 여·수신 업무를 할 수 있는 저축은행에 그동안 축적한 핀다의 데이터와 기술을 접목하면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 문제를 보다 직접적으로 풀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대원저축은행은 자산 규모가 크진 않지만, 핀다의 새로운 AI 금융 모델을 구현하기에 적합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총자산은 34억원으로 국내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적다. 자본총계는 9100만원, 임직원은 10여명 수준이다. 비교적 적은 인수 비용으로 저축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이 대표는 “인수 이후에는 ‘핀다뱅크’(가칭)를 통해 플랫폼에서 파악한 고객 수요를 금융상품으로 구체화할 계획”이라며 “AI를 심사, 상담, 운영, 리스크 관리 등 저축은행 업무 전반에 적용해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핵심 역량은 기존 신용평가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고객을 찾아내는 것이다. 프리랜서와 자영업자, 사회초년생 등 금융 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 중에는 상환 능력을 갖췄지만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대표는 “금리 상승기에는 금융회사가 더욱 선별적인 여신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며 “기존 저축은행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은 위험을 얼마나 정교하게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 핀다의 저축은행은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러한 역량을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핀다는 마이데이터 등을 활용해 현금흐름과 카드·대출 이용 행태, 연체 여부 등 고객의 실제 금융생활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AI 신용평가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같은 신용점수를 받은 고객이라도 상환 가능성을 세분화해 건전성을 지키면서 중금리대출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지난 10년간 핀다는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금융상품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어왔다”며 “앞으로 10년은 AI를 기반으로 고객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금융상품을 직접 설계·공급하는 ‘AI 네이티브 금융사’로 진화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플랫폼과 저축은행이 서로 분리된 사업이 아니라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서로의 경쟁력을 높이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며 “플랫폼에서 축적한 데이터로 AI를 고도화하고, AI가 핀다뱅크의 경쟁력을 높이면 새로운 금융 경험과 데이터가 다시 플랫폼에 쌓이는 선순환 방식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는 직장인 중심의 개인금융 서비스가 핵심이지만 앞으로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며 “핀다는 개인과 사업자, 기업까지 아우르는 AI 기반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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