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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 작가에 집까지 내준 밀리의서재…"10년 이상 보고 키운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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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오 기자

서울 부암동 소재 '밀리 작가의 집' 외관. [사진=kt 밀리의서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진정한 후원의 끝은 후원을 끝내는 거예요. 작가분들이 저희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궤도에 올라 더 많이 유명세를 타는 게 제 바람이죠."

이성호 밀리의서재 독서당 본부장은 '밀리 작가의 집'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이와 같이 설명했다. 한 작가를 계속 지원 대상에 묶어두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작품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 만큼 성장시키고 다음 작가에게 기회를 넘기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25일 KT 밀리의서재는 서울 부암동에 위치한 '밀리 작가의 집'에서 개관 기념 기자 초청 행사를 열고 프로젝트의 운영 방향과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밀리 작가의 집 1층 내부. [사진=채성오기자]

밀리 작가의 집 2층 내부 작업실 겸 침실. [사진=채성오기자]


밀리 작가의 집은 서울 소재 단독주택형 코리빙 레지던시에 1인 1실의 침실 겸 집필실과 거실형 공용 작업실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밀리의서재는 생활지원금과 창작축하금을 포함해 최대 100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소설 분야 데뷔 10년 이하 신진 작가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한 결과 ▲김혜빈 ▲서강범 ▲오현후 ▲이서 ▲채기성 등 5명이 50대1의 경쟁률을 뚫고 1기 입주 작가로 선정됐다.


밀리의서재가 그리는 그림은 단순히 작업 공간을 제공하는 '레지던시'에 그치지 않는다. 당장의 작품 판매량이나 서비스 내 순위를 성과로 삼지 않고 장기적으로 한국 문학 창작자층 자체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 본부장은 "작품이 상을 받아야 한다거나 밀리에서 순위에 들고 몇 부 이상 책을 팔아야 하는 기준은 없다"며 "현재 내부 핵심성과지표(KPI)도 없다"고 말했다. 대신 밀리의서재는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더 많은 작가가 프로그램에 지원하고 사업 자체가 지속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성호 밀리의서재 독서당 본부장이 25일 밀리 작가의 집 개관 기념 행사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t 밀리의서재]


밀리의서재가 이 같은 사업에 나선 배경에는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분야인 '소설'에 있다. 이 본부장은 밀리의서재에서 소설이 가장 인기 있는 분야이며 그중에서도 한국 문학의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기존 유명 작가를 독자에게 소개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경제·생활적 여건 때문에 창작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신진 작가를 발굴하는 쪽으로 지원 범위를 확장했다.

특히 밀리의서재는 별도의 출판·영상화 판권이나 우선권을 가져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입주 작가에게 요구하는 것은 출간 전 글쓰기 플랫폼 '밀리로드'에 작품 일부를 공개하고 향후 전자책이 출간되면 밀리의서재에서도 서비스하는 정도다. 이외 판권 활용은 작가가 원하는 방향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공간을 오프라인으로 꾸린 이유에 대해서는 '관계성'을 내세웠다. 밀리의서재 측은 입주 작가 인터뷰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요구가 동료 작가와 소통하고 싶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부암동 주택을 통째로 마련해 작가들이 함께 머물며 교류할 수 있도록 했다. 프로필 사진 촬영, 출판·저작권 교육, 브랜딩 콘텐츠 제작 등 작가 개인을 알리는 지원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밀리 작가의 집 2층에 마련된 방마다 작가의 이름이 붙어 있다. [사진=채성오기자]

밀리 작가의 집 2층 내부에 마련된 작가의 작업실 겸 침실 공간. [사진=채성오기자]


입주 작가 심사를 맡은 정세랑 작가도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를 장기적인 창작 기반에서 찾았다. 정 작가는 "문학계에 짧은 작품들은 이미 충분히 우수하고 이제 긴 작품과 장편이 더 나와야 할 시점"이라며 "밀리 작가의 집 프로젝트가 추진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밀리의서재는 오는 9월부터 2기 모집 절차를 시작해 내년 1월 중순께 새 입주 작가를 맞을 예정이다. 부암동 한 곳을 넘어 연희동 등 다른 지역에 2호·3호 작가의 집을 만드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작가의 집은) 무조건 10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로 봐야 한다"며 "출판 시장에 긍정적인 일을 하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밀리에도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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