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원유 중동산 줄이고 미국산 늘려…상반기 美 원유 첫 20%대

호르무즈 해협 선박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중동 정세 불안이 국내 정유업계 원유 수급 지형을 바꿨다. 올해 상반기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이 60% 초반까지 떨어진 반면 미국산은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17일 대한석유협회와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원유 도입량은 4억6712만배럴로 전년 동기보다 8% 감소했다. 반면 원유 도입액은 413억6700만달러(약 58조4000억원)로 8.1% 증가했다.
도입량 감소에도 비용이 늘어난 것은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다.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국내 정유업계도 원유 조달선을 다변화하는 모습이 뚜렷해졌다.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가 1억4247만배럴로 전체의 30.5%를 차지해 여전히 가장 많았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33.1%와 비교하면 비중은 2.6%포인트 낮아졌다. 사우디는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원유 설비까지 공격받으면서 공급·수출에 차질을 빚었다.
반면 미국산 원유 도입은 크게 늘었다. 상반기 미국산 원유 도입량은 9587만배럴로 전체의 20.5%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16.5%에서 4%포인트 상승하면서 반기 기준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이어 아랍에미리트(UAE) 15.1%, 이라크 7.4%, 쿠웨이트 4.9% 순이다.
대륙별로 보면 중동산 원유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68.7%에서 올해 62.3%로 6.4%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미주산은 23.4%에서 26.5%, 아프리카산은 2%에서 5.6%, 아시아산은 5.1%에서 5.5%로 각각 높아졌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 속에서 국내 정유업계가 전통적으로 의존해온 중동산 원유 비중을 낮추고 미국·아프리카 등으로 공급망을 넓힌 것으로 풀이된다. 특정 지역 공급 차질이 국내 원유 수급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조달 거리가 길어지면 운송비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석유제품 수출량은 주요 품목 수출 제한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7.5% 감소한 2억2623만배럴에 그쳤지만 수출액은 36.5% 증가한 281억7400만달러(약 40조원)를 기록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높아진 수출단가가 판매량 감소 영향을 상쇄했다. 국가별로는 대호주 수출액이 62억11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미국 31억7100만달러, 싱가포르 29억2000만달러, 일본 29억700만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항공유 수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85.2% 증가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윤활유가 54.1%, 경유가 48.3%, 휘발유가 4.1% 각각 증가했다. 반면 나프타는 38.6%, 아스팔트 0.9%, 기타제품은 1.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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