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절세길 다 막힌다”…집 팔 거면 2028년 전에 팔아라

아파트와 다세대 주택 등이 혼재된 서울 강남 일대 전경. [사진=연합뉴스]
주택→상가 ‘용도변경 절세’ 대폭 제한…장특공제도 보유보다 거주 중심으로
2027~2028년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등록말소 임대주택 특례 단계적 축소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다주택자 A씨는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 한 채를 처분하려고 한다. 그대로 팔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집을 상가나 사무실로 바꾼 뒤 파는 것이다. 양도할 때 더 이상 ‘주택’이 아니라는 점을 이용해 세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그동안 일부 다주택자가 활용해온 이른바 ‘용도변경 절세’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2026년 세제개편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2028년부터 이런 절세 방법을 쓰기가 훨씬 어려워진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단순히 집을 오래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보다 실제로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를 더 중요하게 따지는 방향으로 바뀐다.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2027년 말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2028년부터 용도변경 부동산의 보유기간 계산법이 달라지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개편되는 데다, 과거 등록임대주택에 주어지던 일부 세제 혜택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재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다주택자가 팔면 기본 양도세율에 중과세율이 추가된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더해진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없다.
이런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활용된 방법 중 하나가 주택의 용도를 상가나 사무실 등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양도 시점에 해당 부동산이 더 이상 주택이 아니면 다주택자 주택 중과 규정을 피할 수 있는 구조를 활용한 것이다.
물론 집을 팔기 직전에 급하게 상가로 바꾸는 방법은 이미 제한돼 있다. 매매계약을 맺은 뒤 잔금을 받기 전에 용도를 변경하는 경우 주택 여부를 계약일이 아닌 잔금청산일인 양도일을 기준으로 판단하도록 2022년 관련 예규가 바뀌었다.
이번 개편안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오랫동안 주택으로 갖고 있다가 미리 상가나 사무실 등으로 용도를 바꾼 부동산의 ‘보유기간’ 자체를 다시 계산하도록 했다.
2028년 1월 1일 이후 해당 부동산을 팔면 주택으로 가지고 있던 기간이 전부 보유기간으로 인정되는 게 아니다. 주택으로 보유했던 기간 가운데 실제로 거주한 기간과 상가·사무실 등으로 용도를 바꾼 이후의 보유기간을 합쳐 계산한다.
예를 들어 A씨가 한 주택을 10년간 보유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가운데 실제로 산 기간은 2년이고, 이후 상가로 바꿔 3년을 더 보유했다면 앞으로는 단순히 ‘10년 보유’했다고 보기 어렵게 된다. 실제 거주한 2년과 용도변경 이후 3년을 중심으로 보유기간을 따지게 되는 식이다.
다주택자 중과 대상 주택이라면 더 엄격하다. 용도변경 전 해당 주택이 양도세 중과 대상이었다면 주택에 실제로 살았던 기간도 인정하지 않고 용도변경 이후의 기간만 보유기간으로 계산하도록 했다.
배준형 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는 “실무적으로는 양도 시점이 2027년 12월 31일 이전이냐, 2028년 1월 1일 이후냐가 절세 효과를 가르는 분기점”이라며 “조정대상지역 내 중과 대상 주택을 용도변경으로 우회하려는 다주택자라면 종전에 기대했던 절세 효과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큰 폭으로 손질된다. 한마디로 ‘얼마나 오래 갖고 있었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를 더 따지는 제도로 바뀐다.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보유기간에 따라 연 4%, 거주기간에 따라 연 4%씩 각각 최대 40%를 공제받을 수 있다. 보유와 거주 요건을 모두 채우면 최대 80%까지 가능하다.
2028년에는 보유기간 공제율이 연 2%로 낮아지고 거주기간 공제율은 연 6%로 높아진다. 2029년부터는 보유기간 공제가 아예 없어지고 거주기간에 대해서만 연 8%, 최대 80%를 공제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최대 공제율 80%는 그대로지만 실제 거주기간의 중요성이 훨씬 커지는 셈이다.
고가주택에 대한 공제 한도도 생긴다. 개편안에 따르면 2028년부터 20억원, 2029년부터는 10억원의 공제 한도가 적용될 예정이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비조정대상지역 주택도 2029년 이후에는 거주기간에 따라 연 2%, 최대 30%만 공제받는 구조로 바뀐다.

배준형 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
반면 정부는 다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할 수 있도록 2027~2028년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2주택자의 중과세율은 현재 기본세율에 20%포인트를 더하지만 2027년에는 5%포인트, 2028년에는 10%포인트로 낮아진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현재 30%포인트에서 2027년 10%포인트, 2028년 15%포인트로 완화된다. 2029년부터는 다시 기존 중과세율로 돌아간다.
다만 중과세율이 낮아진다고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시적 완화는 2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대상으로 하며, 이 기간에도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배제된다.
등록이 말소된 일부 임대주택에 주어지던 세제 혜택도 줄어든다. 2020년 폐지된 장기·단기 매입임대 유형 가운데 임대의무기간이 끝난 뒤 자동으로 등록이 말소된 조정대상지역 아파트는 현재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50%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혜택은 2027년 말까지 유지된다. 2028년에는 중과와 공제 혜택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되고, 2029년부터는 우대가 사라진다. 다만 다세대·연립 등 비아파트와 건설임대·공공지원 유형은 기존 특례가 유지된다.
결국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다주택자에게 ‘언제 파느냐’가 이전보다 훨씬 중요해졌다는 점이다. 용도변경을 통한 절세는 어려워지고, 장기보유에 따른 혜택은 줄어드는 대신 2027~2028년에는 중과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춰 매물을 유도하는 구조다.
배 대표는 “용도변경이든 매입임대든 2027년 12월 31일까지 양도를 마치느냐, 2028년 이후로 넘기느냐에 따라 세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세제개편안은 아직 정부안 단계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세율과 시행 시기 등 세부 내용이 달라질 수 있어 실제 주택 처분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최종 법률과 시행령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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