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호연의 D톡스] 한은도 다시 보는 금…개인 투자도 ‘꿈틀’

이호연 기자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주간의 굵직한 경제 이슈를 핵심만 추려 전달합니다. ‘D톡스’는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본질만 남긴다는 ‘디톡스(Detox)’와, 디지털데일리(Ddaily)가 전하는 이야기(Talk)라는 의미를 함께 담았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시장 흐름을 선명하고 날카로운 시각으로 풀어내고, 수치와 맥락, 정책과 시장의 연결고리를 짚어 독자 여러분의 경제적 통찰력을 넓혀줄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금 값이 다시 오르면서 돈이 몰리고 있다. 연초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20% 넘게 조정받았던 국제 금값이 반등하면서, 글로벌 중앙은행들과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표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Gold Shares(GLD)’를 사들였다. 2분기 말 기준 보유량은 67만9765주, 평가액은 약 2억5041만달러로 우리 돈 3500억원 수준이다.

한은이 금 자산을 새로 편입한 것은 2013년 실물 금을 매입한 이후 13년 만이다. 달러와 미국 국채에 치우친 외환보유액 운용에서 벗어나 투자 자산을 다양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제 금값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말 5318달러까지 치솟았던 금값은 6월 말 3990달러까지 떨어지며 고점 대비 약 25% 조정을 받았지만, 이달 들어 다시 4400달러선을 회복했다.

금값 반등의 배경에는 글로벌 중앙은행의 매수세가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 규모는 288.9t으로 전년 동기보다 62% 늘었다. 중국 인민은행도 금값이 4000달러 부근까지 내려오자 매입 규모를 크게 늘렸다.

금 ETF로도 다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반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금의 투자 매력도 다시 살아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흐름에 개인 투자자들도 움직이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11일 기준 1조800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1조7159억원보다 844억원 늘었다. 2조4000억원을 웃돌았던 올해 초 수준에는 못미치지만 금값이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잔액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이후 이달 11일까지 골드바 판매액도 120억7000만원 수준으로 은행 창구에서도 금 투자 문의가 조금씩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은행들도 금 수요 확대에 대비해 판매 채널을 정비하고 있다. 지난해 금값 급등으로 골드바 품귀가 이어지면서 공급처와 판매 중량을 확대한 것이다. 지난해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6829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배 급증했다.

KB국민은행은 기존 10g·100g·1kg 제품에 37.5g 골드바를 추가했고, 우리은행도 3.75g과 37.5g 상품을 새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신한은행 역시 판매 중량을 세분화했고 하나은행은 공급처를 다변화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실물 골드바의 경우 부가가치세와 매매수수료 부담을 감안해야 한다. 미국 물가와 기준금리 경로에 따라 금값 변동성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금값이 조정 국면을 상당 부분 통과했다고 보고 있다. 중앙은행의 구조적인 매수세와 미국 통화정책 전환 기대가 맞물릴 경우 연말 5000달러선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과거 금 가격이 고점 대비 15% 이상 하락한 약세장에서는 평균 8개월까지 저점을 탐색한 뒤 12개월 안에 고점 대비 90%가량 회복했다”며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이 지속될 경우 금 가격은 연말까지 우상향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와 금리 상승 압력은 변수다. 상상인증권은 올해 3분기와 4분기 금 가격 전망치를 각각 온스당 4650달러와 5000달러로 제시했다.

이호연 기자
l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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