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부, 주택공급 금융지원 26조→48조 확대…내년 PF보증 33조 푼다

이호연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주택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착공 감소 예상되는 2027년 집중 지원…PF 보증비율 100%로 상향

PF 자기자본 규제 2029년으로 2년 유예…이주비 대출 한도도 확대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정부가 주택 공급을 앞당기기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한 금융지원 규모를 기존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억원 이상으로 대폭 늘린다. 착공 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내년에는 PF 보증을 33조원까지 확대하고, 주거사업장 PF 자기자본비율 규제 도입도 2년 미루기로 했다. 당분간 부동산 금융의 건전성 관리보다 주택 공급에 정책의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PF 보증 공급 규모를 향후 3년간 연평균 28조7000억원으로 확대한다. 2023~2025년 연평균 공급액 13조1000억원의 약 2.2배다.

올해 PF 보증 공급 목표는 기존 16조9000억원에서 23조원으로 늘린다. 2027년에는 33조원, 2028년에는 30조원을 공급한다.

특히 내년에 자금을 집중한다. 내년 착공 예정 물량이 24만9000가구로 올해 26만8000가구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PF 보증을 33조원까지 확대해 사업장 착공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공사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총사업비의 최대 90%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주금공의 ‘건축공사비 플러스 PF보증’ 공급 규모를 4조원에서 5조원으로 늘린다.

PF 보증수수료 30% 인하 조치는 2027년 말까지 연장한다. 보증 승인을 받은 뒤 3개월 안에 착공하는 사업장에는 수수료를 추가로 10% 낮춰 조기 착공을 유도한다.

주거사업장에 대한 PF 보증비율도 기존 90~95%에서 100%로 높인다. 2027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해 사업장의 자금 조달 부담을 낮출 방침이다.

부실 PF 사업장 정상화에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다. 정부는 재정 1조5000억원과 민간자금 1조5000억원을 합쳐 3조원 이상의 캠코 PF 정상화 지원펀드를 새로 조성한다.

은행·보험업권이 참여하는 PF 신디케이트론은 현재 1조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하고, 금융업권 자체 정상화펀드도 7조3000억원에서 10조원까지 늘린다.

정부는 캠코펀드 3조원이 주거사업장에 투자될 경우 최소 1만8000가구, PF 신디케이트론이 5조원까지 확대되면 최소 2만가구 이상의 주택 공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PF 규제 도입 속도도 늦춘다. 당초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던 주거사업장 PF 자기자본비율 규제는 2029년으로 2년 유예한다.

PF 사업자의 자기자본 부담을 높여 사업 안정성을 강화하려던 규제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자기자본 부담이 커질 경우 신규 사업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정부는 주택 공급이 필요한 현 상황을 고려해 시행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자금 조달 문턱도 낮춘다. 이주비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을 산정할 때 기존 주택의 종전자산평가액과 재건축 이후 주택의 종후자산평가액 가운데 높은 금액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조합원이 받을 수 있는 이주비대출 한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형 건설사를 위한 정비사업 대출 보증상품도 신설한다. 사업비와 분담금, 이주비 등을 보증하는 상품과 추가 이주비대출 보증상품을 새로 내놓는다. 추가 이주비대출 보증은 내년 1월부터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준공 이후 임대사업장의 자금 조달을 돕는 운영자금 보증상품도 신설한다. 대출 한도는 임대주택 가격의 90% 이내에서 정하되 세입자 보호를 위해 임차보증금은 한도 산정에서 제외한다.

주택매매·임대사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일부 푼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에서는 이들 사업자의 주담대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다만 신규 주택 건설이나 공익법인의 주택매매·임대업,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 등에는 예외가 인정된다.

앞으로는 신축 비(非)아파트를 매입하거나 비아파트를 새로 짓기 위해 철거 예정인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에도 주담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금융권의 민간 자금 공급도 독려하기로 했다. 5개 은행과 5개 증권사, 건설업계가 참여하는 정례 간담회를 열고 금융감독원과 산업은행에는 각각 ‘PF·건설사 금융애로 해소센터’를 설치한다.

금융위는 주택 공급을 위한 금융지원이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금융권에 적극 설명할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투기 자금은 더 엄격히 관리하고 주택 공급과 실수요에는 금융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가계부채 총량과 투기적 대출은 흔들림 없이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집을 짓는 곳에는 사업자금이, 착공과 입주 과정에는 이주비와 잔금대출이, 실제로 집이 필요한 국민에게는 실수요 금융이 원활하게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호연 기자
l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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