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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A6'는 왜 넷플릭스를 택했나…6시간 선공개에 담긴 계산

이학범 기자

'GTA6' 넷플릭스 영상 선공개 관련 이미지. [사진=락스타게임즈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전 세계 게임 이용자들이 기다려온 '그랜드테프트오토VI(GTA6)'의 새로운 정보가 유튜브보다 넷플릭스에서 6시간 먼저 공개된다. 게임 홍보 영상을 유료 구독 서비스에서 선공개하는 이례적인 선택에는 넷플릭스와 락스타게임즈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작 정보 공개 자체를 하나의 이벤트 콘텐츠로 만들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락스타게임즈는 오는 27일 오후 3시(미국 동부 시간 기준) 넷플릭스를 통해 'GTA6: 언 익스텐디드 룩'을 처음 공개한다. 한국 시간으로는 28일 오전 4시다. 같은 영상은 6시간 뒤에 락스타게임즈 공식 유튜브 채널과 GTA6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넷플릭스가 해당 영상을 영구 독점하는 것은 아니다. 넷플릭스가 확보한 것은 전 세계 이용자들이 GTA6의 새로운 모습을 처음 확인하는 단 6시간이다. 게임사가 유튜브나 자체 쇼케이스를 통해 모든 이용자에게 동시에 신작 정보를 공개해 온 일반적인 방식과 차이가 있다.

더욱이 GTA6는 유튜브만으로도 막대한 관심을 끌 수 있는 지식재산권(IP)이다. 테이크투인터랙티브에 따르면 GTA6 첫 번째 트레일러는 공개 24시간 만에 유튜브에서 조회수 9300만회를 기록했다. 두 번째 트레일러 역시 여러 플랫폼에서 공개 24시간 만에 4억7500만회 이상 시청됐다. 락스타게임즈가 새로운 홍보 채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이유다.

이에 이번 선택은 단순한 도달 범위 확대보다 GTA6 공개 순간의 가치를 키우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찾아보는 게임 영상을 넘어 특정 시간, 특정 플랫폼에 이용자가 모이도록 하면서 최초 공개 자체에 별도의 가치를 부여한 셈이다.

락스타 게임즈 'GTA6' 대표 이미지. [사진=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GTA6' 판매 페이지 갈무리]

넷플릭스도 GTA6 공개 자체의 가치에 의미를 부여했다. 브랜던 리그 넷플릭스 논픽션 시리즈 부사장은 공식 발표를 통해 "GTA 신작 공개는 그 자체로 문화적 순간이 됐다"며 "GTA6를 둘러싼 기대와 팬덤은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협업이 넷플릭스가 지향하는 방향을 보여준다"며 "어떤 매체에서 나온 이야기든 야심 찬 스토리텔링이 넷플릭스에서 최대한 많은 이용자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는 넷플릭스의 사업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넷플릭스는 영화와 드라마처럼 원하는 시간에 시청하는 콘텐츠뿐 아니라 스포츠 등 특정 시간에 이용자가 플랫폼을 찾는 라이브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지난 7월 공개한 2026년 2분기 주주서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신규 회원 가입이 가장 많았던 날 10개 가운데 6개는 라이브 이벤트와 관련됐다.

GTA6 영상 자체가 라이브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특정 시간에 이용자를 넷플릭스로 불러모은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 세계 이용자의 관심이 한 시점에 집중되는 GTA6 신작 공개 역시 그 시간에 넷플릭스를 찾아야 하는 이유를 만드는 콘텐츠가 되는 셈이다.

게임 역시 넷플릭스가 영역을 넓히는 분야다. 넷플릭스는 2026년 2분기 주주서한에서 클라우드 기반 TV 게임 이용이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어린이용 게임 앱 넷플릭스 플레이그라운드의 일간 이용자 수는 지난 4월 출시 이후 3배로 늘었다. 지난 6월 선보인 '피파 월드컵: 출시 에디션'과 '언힌지드'는 이 회사의 클라우드 게임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출시 사례로 꼽혔다.

'GTA6' 관련 이미지. [사진=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GTA6' 판매 페이지 갈무리]

락스타게임즈와 넷플릭스의 협업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락스타게임즈는 지난 2023년 '그랜드 테프트 오토: 트릴로지-데피니티브 에디션'을 넷플릭스 구독자가 모바일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게임 서비스를 통해 이어온 양사의 협업이 GTA6에서는 신작 마케팅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행보는 넷플릭스 내 게임 이용 경험을 확대하는 동시에, GTA6처럼 화제성이 높은 게임 관련 콘텐츠까지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오는 11월19일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 시리즈 X|S로 출시될 예정인 GTA6는 이미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전작 GTA5는 2013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 누적 출하량 2억3000만장 이상을 기록했다.

스트라우스 젤닉 테이크투인터랙티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GTA6 사전예약이 매우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DFC인텔리전스도 GTA6가 출시 첫해 약 4000만장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락스타게임즈가 넷플릭스에서 기대하는 효과는 단순한 게임 이용자 확보에 그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적인 영상 플랫폼에서 GTA6 공개를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행사처럼 다루면서 게임을 넘어 대중문화 전반에서 화제성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역시 GTA6라는 강력한 IP를 통해 자사를 영화·드라마만 보는 서비스가 아닌 다양한 엔터테인먼트가 모이는 공간으로 부각할 수 있다.

'GTA6' 관련 이미지. [사진=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GTA6' 판매 페이지 갈무리]

다만 신작 홍보 영상에 유료 구독이라는 문턱을 세운 것을 두고 반발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게임 판매를 위한 광고 성격의 영상을 유료 구독 서비스의 선공개 콘텐츠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넷플릭스 구독자가 아니면 공개 순간을 함께하지 못한다는 점을 두고 이용자들의 부정적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물론 해당 영상이 계속 유료 콘텐츠로 묶이는 것은 아니다. 넷플릭스 구독자가 얻는 것은 6시간의 선행 시청권이고 이후에는 누구나 같은 영상을 무료로 볼 수 있다. 논란의 핵심은 콘텐츠 접근 자체보다 GTA6의 새로운 정보를 다른 이용자보다 먼저 접하는 권리에 구독 서비스가 결합했다는 데 있다.

계약의 구체적인 조건도 공개되지 않았다. 넷플릭스가 6시간의 선공개 권리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락스타게임즈나 테이크투인터랙티브에 금전적 대가를 지급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금전적 이익을 이번 결정의 핵심 배경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GTA6의 압도적인 관심도가 통상 무료로 배포되던 게임 홍보 영상의 성격까지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을 홍보하기 위한 영상이 플랫폼 입장에서는 이용자를 특정 시간에 불러모을 수 있는 한시적 독점 콘텐츠가 되고, 게임사에는 신작 공개 자체를 대형 엔터테인먼트 행사로 만드는 수단이 됐다.

이번 시도가 성공한다고 모든 게임사의 신작 영상이 구독 서비스로 향하는 것은 아니다. GTA6만큼 공개 자체가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IP는 드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6시간의 넷플릭스 선공개는 게임 마케팅의 경쟁이 무엇을 공개할 것인가를 넘어 어디에서 가장 먼저 공개할 것인가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GTA6가 만들어낸 것은 새로운 영상만이 아니라 최초 공개의 6시간이라는 또 하나의 콘텐츠인 셈이다.

이학범 기자
ethic95@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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