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 3사, 상반기 외형 키웠다…고부가 제품 성장 견인

타이어 3사 본사 전경.[사진=각 사]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가 올해 상반기 나란히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글로벌 신차 수요가 주춤하고 원재료 가격과 해상운임 부담이 커진 가운데 고인치·전기차용 타이어를 중심으로 제품 구성을 고급화하고 유럽 등 주요 시장 판매를 늘린 전략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3사의 올해 상반기 타이어 관련 매출은 약 9조6033억원으로 집계됐다. 3사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인수 효과가 반영되면서 연결 기준 상반기 매출 10조9964억원·영업이익 1조6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42%·50.51% 증가했다. 타이어 사업만 보면 매출은 5조3731억원으로 11.8% 늘었고 영업이익은 9207억원으로 17.1% 증가했다.
금호타이어는 상반기 매출 2조5006억원·영업이익 329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2%·2.3% 증가했다. 2분기 매출은 1조3328억원으로 9.1% 늘었고 영업이익은 1822억원으로 4% 증가했다.
넥센타이어의 상반기 매출은 1조7296억원으로 9.75% 늘었다. 영업이익은 885억원으로 6.23% 증가했다. 2분기에는 매출이 8913억원으로 10.8%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343억원으로 19.5% 감소했다. 중동 정세 변화에 따른 원재료비·해상운임 상승과 미국 반덤핑 관세율 조정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 고인치·전기차·프리미엄 OE가 성장 이끌어
대한타이어산업협회(KOT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용 타이어 생산은 총 3840만8000본으로 전년 동기보다 7.7% 감소했다. 신차용 타이어(OE)·교체용 타이어(RE) 수출 등을 포함한 판매량도 4184만6000본으로 6.7% 줄었다.
생산과 판매가 동시에 감소했음에도 타이어 3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증가했다. 고인치·전기차용 타이어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인 전략이 외형과 수익성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타이어 IR자료에 따르면 2분기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 가운데 18인치 이상 제품 비중은 49.5%까지 높아졌다. 신차용 타이어 가운데 전기차용 제품 비중도 31.8%를 기록했다. 포르쉐 911 카레라·아우디 Q7·Q9 등 프리미엄 차종으로 공급처를 넓히면서 제품 구성 개선 효과도 이어졌다.
금호타이어 역시 상반기 18인치 이상 고인치 제품 판매 비중이 46.1%까지 올라왔다. 전기차용 타이어 공급 비중은 23.1%를 기록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고인치 제품 비중을 47%까지 높이고 전기차용 타이어 공급 비중도 3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넥센타이어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2분기 18인치 이상 제품 비중은 38.8%로 전년 동기보다 3.6%포인트 높아졌다. 비야디(BYD)에 처음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한 데 이어 BMW·아우디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와 협력도 확대했다. 주요 프리미엄 완성차 4개사 대상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0% 증가했다.
◆ 유럽서 나란히 성장…관세·원가 부담은 변수
유럽 시장 성장도 3사를 관통하는 공통점이다. 한국타이어는 올웨더·윈터 제품 판매와 신차용 타이어 공급 확대에 힘입어 유럽 매출을 늘렸다. 금호타이어의 상반기 유럽 매출은 7582억원으로 12.2% 증가했다. 넥센타이어는 2분기 유럽 매출이 4072억원까지 늘면서 전체 매출의 46%를 유럽에서 거뒀다.
다만 하반기에는 주요 시장의 반덤핑 관세와 원재료 가격 상승이 실적 변수로 떠오른다. 특히 유럽연합(EU)이 중국산 타이어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 생산 물량을 유럽에 공급해온 업체들은 생산지 조정과 판가 인상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으면서 유럽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유럽에서 전기차용 타이어와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비용 상승분을 판가에 반영해 수익성을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한국타이어는 유럽 교체용 시장에서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관세 부과를 앞두고 선제적인 수요 확대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중국 생산 물량을 다른 생산기지로 돌리며 관세 영향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중국산 유럽 공급 물량을 한국·베트남 생산으로 전환하는 한편 첫 유럽 생산기지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유럽 현지 생산 기반을 확보해 장기적으로 통상 리스크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넥센타이어는 중국 칭다오공장에서 유럽으로 보내던 물량을 줄이고 체코공장 등으로 생산을 재배치하고 있다. 중국공장 생산분이 유럽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기존 15%에서 4% 수준까지 낮췄다. 유럽·중남미·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판가 인상도 병행해 관세와 원가 부담을 흡수하고 있다.
반덤핑 관세만큼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관리도 중요해지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과 유가 변동으로 비용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주요 원재료 가격이 상반기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천연고무 가격은 올해 1분기 톤당 1915달러에서 2분기 2179달러까지 상승했다.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 평균 가격도 지난해 4분기 톤당 875달러에서 올해 1분기 1527달러·2분기 1790달러로 뛰었다. 다만 3분기 들어 일부 원재료 가격의 상승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타이어 3사는 하반기에도 고인치·전기차용 타이어와 프리미엄 신차용 타이어 비중을 높여 비용 부담을 흡수하는 전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유럽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생산지를 다변화하고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면서 관세와 원가 상승에 대응하는 역량이 하반기 수익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전쟁 이후 타이어 주요 원자재 시세가 급등하면서 하반기에는 높아진 비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흡수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고인치·전기차용 타이어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판가 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는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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