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판 코첼라’ 만들려면…유명세보다 ‘찾아갈 이유’ 있어야

장주영 기자

8월11일 야놀자리서치가 개최한 ‘2026 한국 대표 축제 평가’ 세미나에서 발언 중인 손신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 [사진=장주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많이 언급되는 ‘유명 축제’가 반드시 높은 현장 만족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대형 음악 축제는 높은 인지도에 비해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지역 특산물이나 전통문화유산을 앞세운 축제는 낮은 인지도에도 높은 매력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관광산업 전문 연구기관인 야놀자리서치는 11일 ‘2026 한국 대표 축제 평가’ 세미나를 개최하고 국내 최초 소셜 빅데이터 기반의 소비자 중심 축제 평가 지표 ‘한국 축제 매력도 지수(이하 NOL 한국 축제 지수)’를 발표했다.

해당 지수는 야놀자리서치가 바이브컴퍼니와 전국 1452개 축제를 대상으로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X(구 트위터), 페이스북, 온라인 커뮤니티 등 주요 SNS에서 최근 1개년 데이터를 수집해 추출했다. 인지도와 매력도 두 개 축으로 구성했으며 인지도는 SNS 언급량을 기반으로, 매력도는 긍정 반응 등 감정분석을 통해 추출한 평가 수준이다.

NOL 한국 축제 지수에 따르면, 유명한 음악 축제에서 인지도와 매력도가 비대칭을 이루는 경우가 잦았다.

최근 인천에서 개최된 ‘펜타포트락페스티벌’은 물론 J-팝 마니아층에게 인기를 끄는 경기 고양시의 ‘원더리벳’ 등 유명한 음악 축제의 경우 대부분 매력도보다 인지도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원더리벳은 인지도 3위를 기록한 것에 비해 매력도는 99위를 기록해 가장 큰 괴리를 보였다. 화제성에 비해 현장 경험의 만족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고인지·저매력’ 구조가 나타나는 흐름이다.

김은영 바이브컴퍼니 AX연구소장은 “아티스트들이 출연하고 사전 홍보가 많은 음악 축제의 경우 출연진의 인지도가 곧 축제의 인지도가 되는 경향이 크다”며 “짧은 시간에 많은 인파가 몰리며 나타나는 위생, 교통, 혼잡도 문제에 더불어 비싼 티켓 비용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매력도가 낮아진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축제 예산의 비대칭이 곧 매력도와 인지도의 괴리를 키우고 있다고 진단한다. 손신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인지도는 마케팅 예산을 활용해 만들어갈 수 있는 지표인 반면 매력도는 인위적으로 만들어 낼 수 없는 지표”라며 “많은 축제들이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만 예산을 허비하지만, 교통 인프라나 환경 정비 등 내실을 가꿔야 현장 만족도를 강화하고 글로벌 축제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인천 펜타포트락페스티벌의 경우 진입 경로 인근의 공사로 입장만 2시간이 걸리는 등 문제가 발생해 문체부에 관련 민원이 폭증한 바 있다. 이번해에는 인프라 개선을 위해 시 차원에서의 개입을 진행, 문체부차원의 SNS 모니터링에서 축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전통문화유산이나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축제는 인지도에 비해 경험 만족도가 높았다. 동백꽃주꾸미축제는 매력도 44위를 기록했지만 인지도 100위에 머물렀으며, 소래포구축제는 매력도 21위, 인지도 61위로 나타나 홍보와 브랜딩이 보강될 경우 추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축제군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지역 꽃이나 특산물 축제는 지역 지자체가 진행하기 때문에 홍보 예산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찾아가는 사람들의 기대치가 낮고, 기대치보다 만족도가 높아 매력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높다.

축제 인지도와 매력도 사이 괴리는 결국 글로벌 축제로 도약할 수 있는 발전 기회를 가로막는다. 참관객이 실제로 체감하는 경험과 감성적 매력이 화제성과 인지도에 비해 떨어진다면 내국인 관광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관광 만족도 저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8월11일 야놀자리서치가 개최한 ‘2026 한국 대표 축제 평가’ 세미나에서 발언 중인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 [사진=장주영 기자]

이에 전문가들은 축제의 인지도와 매력도 사이 괴리를 줄이고, 지역 축제가 글로벌 축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각 수준에 따른 맞춤형 프로모션과 전문조직 중심의 브랜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민간 전문조직 중심의 지속가능한 운영체계와 성과관리 구축과 함께 누구를 위한 축제인지 명확히 하고, 그 고객만이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를 설계해야 한다”며 “단년도 행정과 공문원의 순환보직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 고객 세분화와 타깃별 명확한 가치 제안 또한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환보직으로 운영되는 경직된 공무원 조직이 지역 축제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음악 축제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인지도와 매력도 간 괴리를 좁힐 뿐만 아니라 지역의 ‘장소성’을 축적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지역에 와야만 하는 동기를 음악 축제로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판 코첼라’ 등은 해외 순회형 행사로 확장하기 보다는 한국의 특정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장소성’을 지속적으로 축적해 목적지형 축제로 육성해야 한다”며 “코첼라, 옥토버페스트, 에든버러 프린지처럼 세계적인 축제들은 특정 지역에 깊이 뿌리내리며 전 세계인을 그 지역으로 불러들이는 관광자산인 만큼, 한국 역시 K컬쳐를 바탕으로 ‘한국에 와야만’ 즐길 수 있는 세계적인 축제를 육성해야 할 것”이라 덧붙엿다.

장주영 기자
jyjang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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