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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잔혹사]中 "아직도 그만한 가치가 있나요?"…27년 된 물음표

채성오 기자

한때 3200만명의 일상을 담았던 싸이월드가 또 한 번 부활을 꿈꾸게 됐다. 서비스가 멈추고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뀐 뒤에도 좀처럼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디지털데일리>는 한국형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탄생과 몰락, 거듭된 부활과 사업권 갈등, 그때마다 따라붙은 블록체인·코인의 흔적을 되짚으며 싸이월드를 놓지 못하는 이유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1999년 시작해 한때 3200만명의 일상을 담았던 싸이월드가 또 한번 부활을 준비하면서 27년 된 플랫폼의 '현재 가치'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수천만명의 추억과 관계를 보존한 희소한 디지털 자산이라는 평가와 이를 되살리기 위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다시 투입할 만큼 사업성이 남아 있느냐는 의문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13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시그마체인은 싸이월드 관련 지식재산권(IP)과 데이터 등을 인수하고 오는 10월 '싸이월드 3.0' 베타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싸이월드에는 3200만명 이상의 회원 기록과 약 170억건의 사진을 비롯해 3.8페타바이트(PB) 규모 데이터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싸이월드 히스토리 인포그래픽.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싸이월드는 1999년 출범해 2001년 미니홈피를 선보인 뒤 일촌·도토리·미니미·파도타기로 2000년대 한국 인터넷 문화를 대표했다.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돼 전성기를 맞았지만 모바일 시대 전환에 뒤처졌고 2011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까지 겪었다. 2014년 SK컴즈에서 분리된 뒤 2016년 전제완 대표가 인수했지만 경영난 끝에 2019년 서비스가 사실상 중단됐다.

이후 역사는 '부활'의 반복이었다. 2021년 싸이월드제트가 등장해 데이터 복원 등에 100억원대 자금을 투입하고 2022년 서비스를 다시 열었지만 이듬해 또 문을 닫았다.

2024년에는 싸이커뮤니케이션즈가 사업권과 데이터를 넘겨받아 재개를 추진했으나 자금 문제로 지난해 복원 작업이 멈췄고, 올해 다시 시그마체인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시그마체인이 여전히 싸이월드에 가치가 있다고 보는 이유는 '시간'에 있다. 회사는 3200만명 이상의 회원과 과거 사진·방명록 등을 새 플랫폼이 단기간에 구축할 수 없는 자산으로 평가한다.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싸이월드를 단순한 옛 SNS가 아닌 한국의 '디지털 문화유산'이자 K-컬처의 성장 과정이 남은 '디지털 타임캡슐'로 규정했다. 기존 데이터가 남아 있는 만큼 이를 검증해 신규 서비스와 연동하고 관계형 SNS로 다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시그마체인의 싸이월드 서비스 운영을 반대하는 김호광 베타랩스 대표 겸 전 싸이월드 대표는 데이터가 존재하는 것과 실제 서비스가 가능한 상태는 다르다고 본다. 서버 점검과 데이터 추출, 방화벽·재해복구 체계 구축 등을 포함해 전체 복원과 안정화까지 약 5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럼에도 김 대표 역시 싸이월드의 가치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서라도 서비스를 재개할 가치가 있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개발자로서 그만한 데이터를 가지고 해보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며 "해볼 만한 가치가 있고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복원 이후에는 인공지능(AI)으로 오래된 사진의 화질을 개선하고 거대언어모델(LLM)을 접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결국 양측의 차이는 싸이월드를 살릴 것이냐가 아니라 어떤 비용과 방식으로 다시 살릴 것이냐에 가깝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싸이월드에는 다른 플랫폼이 돈을 주고도 단기간에 만들 수 없는 관계와 기록이 남아 있다"면서도 "과거 이용자가 실제 현재 이용자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대규모 데이터는 자산인 동시에 막대한 유지비를 발생시키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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