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끝난 현대차 노조, 추가 파업 수위 높이나…쟁대위서 투쟁 수위 논의

현대자동차 노사가 5월6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6년 임금협상 상견례를 열었다.[사진=현대차 제공]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9일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추가 파업 여부를 논의한다. 휴가 전까지 노사가 임금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데다 노조가 파업 수위를 높이겠다고 예고한 만큼 추가 파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한다. 지난달 세 차례 부분 파업에 나선 노조는 휴가 이후에도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파업 시간과 일수를 늘릴 수 있다고 예고한 상태다.
노사 간 입장차는 여전히 크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까지 15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여름휴가 기간에도 별도의 교섭 일정을 잡지 못한 채 물밑 접촉을 이어왔다.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해고자 복직·정년 연장 법제화 전 사전 합의·상여금 인상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사측은 월 기본급 8만9000원 인상·성과급 350%·정액 1000만원·자사주 15주 등을 제시했다. 총 3630만원 규모다. 노조가 일부 요구안을 철회할 경우 임금과 성과급을 추가로 제시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놨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휴가 전부터 추가 파업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달 29일 노조는 "사측 태도에 변함이 없다면 휴가 이후 파업 시간뿐 아니라 파업 일수도 점진적으로 수위를 높여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늘 쟁대위에서도 노사 협상 상황을 토대로 추가 파업 여부와 투쟁 수위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세 차례 부분 파업을 벌였다. 이에 따른 생산 차질은 약 4만2000대로 추산된다. 매출 손실 규모도 약 1조1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 여파는 지난달 생산과 판매에도 반영됐다. 현대차의 지난달 국내 생산량은 13만7449대로 전년 동월보다 0.4% 줄었다. 국내 판매량은 4만8113대로 14.4%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국내 판매량은 5만4604대로 21.3% 증가하며 현대차를 넘어섰다. 기아 노조도 쟁의권을 확보했지만 아직 실제 파업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추가 파업이 현실화하면 현대차가 하반기 실적 반등 카드로 준비한 신차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현대차는 하반기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투싼 완전변경 모델 등 주요 신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파업 여파로 지난달 말 울산공장 생산라인에 투입될 예정이던 신형 투싼 파일럿 모델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싼 완전변경 모델은 이르면 이달 출시가 거론됐지만 생산 차질이 이어질 경우 일정에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연내 출시가 예상되는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도 생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현대차로서는 하반기 신차 판매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올해 2분기 매출은 49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조8500억원으로 20.8% 감소했다. 하반기 주요 신차를 앞세워 판매 확대와 수익성 회복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신차 출시 직후 판매를 끌어올려야 하는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차 출시 초기 충분한 생산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출고 대기가 길어지고 판매 확대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측 역시 파업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강조하고 있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는 여름휴가 직전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생산 차질로 하반기 경영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직원들에게도 평균 192만원의 임금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노조가 휴가 전 예고한 대로 파업 강도를 높일 경우 현대차 노사 갈등은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노사가 교섭 재개의 실마리를 찾는다면 지난달부터 이어진 파업 국면에도 변곡점이 마련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그랜저와 아반떼 등 주력 신차를 앞세워 내수 판매 반등을 노리는 상황에서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이어지면 출고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미 생산 차질에 따른 실적 부담도 커지고 있는 만큼 신차 효과를 제대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추석 전까지 노사 갈등을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번 협상에서는 노조 역시 요구안을 쉽게 양보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단기간에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추가 파업 수위가 높아질수록 생산과 판매에 미치는 부담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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