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PB, 대중성 버리고 '마니아 저격' 전략으로 선회

[사진=챗GPT 생성]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편의점 자체브랜드(PB)가 대중성과 유행을 쫓는 것에서 특정 관심사를 깊게 파고드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들은 모든 소비자에게 두루 통하는 상품 하나 보다는 장르별 마니아가 알아보고 반응할 만한 PB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각기 다른 관심사와 취향을 가진 소비자를 촘촘하게 포섭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편의점과 협업하는 지식재산권(IP)의 범위가 넓어졌다. 과거에는 인지도가 높은 캐릭터를 포장지에 넣어 대중의 시선을 끄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스포츠, 자동차 등 장르별 팬덤을 겨냥한 협업이 확대되는 추세다.
GS25는 최근 현대자동차와 협업해 자동차 띠부씰을 동봉한 PB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 식품과 자동차라는 이종 산업을 결합하고, 차량을 수집하는 재미까지 상품에 더한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는 평균 가격대가 높고 시승 외에는 체험이 제한적이다. GS25는 자동차 문화를 일상에서도 가볍게 향유하도록 이종 협업을 통해 소비자 선점에 나섰다.
CU는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과 협업해 전통 간식 강냉이, 뻥튀기 등을 출시했다. 예능 방송 속 벌칙으로 사용되는 강냉이를 활용해 애청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기존 PB에 새로운 취향과 경험을 입히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PB 식빵을 활용한 이색적인 레시피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고,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활용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배포했다.
일반적으로 식빵은 맛과 가격, 용량, 신선도를 비교해 구매하는 실용적 성격이 강한 상품이다. 세븐일레븐은 색다른 조리법과 현장 체험, 인증 요소를 결합해 소비자가 상품을 발견하고 따라 만들며 공유하도록 했다. PB 경쟁력을 상품 자체에만 두지 않고 상품을 둘러싼 경험까지 넓힌 셈이다. 여기에 식빵 단일 상품으로 전국 릴레이 팝업스토어를 운영, 4만여 명의 방문객을 모았다.
이는 PB를 구매하는 목적이 가격과 실용성에서 취향과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당장 배가 고프거나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IP를 소유하고, 새로운 경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PB제품을 찾는 이가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협업 상품을 기획할 때 최대한 많은 사람이 아는 캐릭터나 유행을 선택했다면 최근에는 규모가 작더라도 개인의 취향이 반영될 만한 IP를 주목하고 있다”며 “하나의 상품으로 모든 소비자를 공략하기보다 여러 장르의 상품을 선보여 서로 다른 취향의 소비자를 편의점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한국유통학회]
전문가들은 이러한 PB제품 강화가 신규 시장 창출과 성장에도 긍정적일 것이라 바라본다. 최근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 등이 진행한 한국유통학회 연구 ‘카테고리 정당성이 유통업체 브랜드 신제품 수용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PB가 소비자에게 새로운 상품군을 소개하고 수요를 만들어내는 성장 촉매 역할을 한다고 평가한다. 특정 취향과 IP를 활용한 PB가 기존에 없던 구매 동기를 만들면서 새로운 시장과 매출을 형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학회가 3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연구에 따르면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보다 즐거움과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신규 PB 카테고리 구매 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익숙하지 않았던 상품이더라도 재미와 경험 요소가 충분하면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한국유통학회는 “PB 출시는 해당 카테고리가 유통업체 차원에서 일정 수준의 가치와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으며, 새로운 제품군을 평가할 때도 긍정적으로 인식하도록 돕는다”며 “PB가 제조사브랜드(NB)의 저렴한 대체품으로 기능하기보다는 소비자의 상위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합 LCC 부산 본사 요구 잇따라…대한항공 "제2허브 방침 변함없다" [2026 국감]
2026-10-07 19:07:16BGF, KNW 지분 56.9% 전량 인수…지배구조 개편
2026-10-07 18:03:37이재용 만남 여부에 “TMI”…리사 수 AMD, 삼성서 ‘파트너십’ 논의
2026-10-07 17:4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