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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대한항공 앞두고 저비용항공사들 "우린 장거리로"…탈(脫)단거리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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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연 기자

인천공항에서 대기중인 항공기 모습.[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재편에 들어선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시작으로 저비용항공사(LCC)까지 대형화가 예고된 가운데 중·장거리 시장을 둘러싼 항공사들의 경쟁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2월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출범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통합이 마무리되면 국내 대형항공사(FSC)는 대한항공이 유일해진다.

두 회사의 통합은 국내 항공시장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결합 과정에서 독과점 우려가 제기된 일부 노선이 다른 항공사로 넘어가면서 그동안 단거리 중심이었던 항공사들이 유럽 등 중·장거리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기존 FSC와 LCC를 중심으로 나뉘었던 노선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시작된 셈이다.

여기에 LCC 시장도 재편을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통합한 뒤 내년 1분기 출범을 목표로 계열 LCC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을 하나로 합칠 예정이다. 통합 LCC까지 출범하면 국내 항공시장에는 FSC와 LCC 모두 대형 사업자가 등장하게 된다.

항공사들도 달라진 시장에 맞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과 저렴한 운임을 중심으로 성장했던 항공사들이 유럽·미주 등 중·장거리 노선을 기반으로 화물 영업과 서비스 차별화에 힘을 싣고 있다.

◆ 중·장거리로 보폭 넓힌 항공사들…서비스도 차별화

먼저 트리니티항공으로 사명을 바꾸는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과정에서 일부 유럽 노선을 넘겨받으며 중·장거리 시장으로 보폭을 넓혔다. 경쟁당국의 시정조치에 따른 대체 항공사로 선정되면서 기존 양사가 운항하던 일부 유럽 노선을 확보했고 이를 계기로 단거리 중심에서 중·장거리까지 운항 범위를 확대했다.

장거리 노선 확대는 화물 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티웨이항공의 올해 상반기 화물 운송량은 1만8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 장거리 노선 확대와 함께 화물 영업을 강화한 결과다. 다만 아직 화물 사업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1분기 분기보고서를 기준으로 화물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에 불과하다. 장거리 운항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지만 당장 수익성을 좌우할 정도로 성장하지는 않은 셈이다.

소노그룹에 인수된 뒤에는 사업 모델도 새롭게 정비했다. FSC와 LCC의 중간 성격인 ‘선별적 서비스 항공사(SSC)’를 새로운 정체성으로 내세웠다. 단거리에서는 합리적인 운임을 유지하면서 중·장거리에서는 고객 선호도가 높은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통합 대한항공과 통합 LCC가 잇달아 출범하는 만큼 규모 경쟁보다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파라타항공도 장거리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목표로 내년 1분기 인천~로스앤젤레스(LA) 취항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후 북미 서부 지역으로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에어버스 A330-200을 추가 도입하면서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운항할 수 있는 기단을 갖춰나가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미 미주를 중심으로 중·장거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기존 LCC보다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FSC보다 낮은 운임을 내세우는 전략이다. 현재 뉴욕·호놀룰루 등 미주 노선을 운항하며 장거리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 노선은 넓어졌지만…수익성 확보는 과제

이처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에서 시작된 변화는 국내 항공시장의 경쟁 구도 자체를 바꾸고 있다.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사가 늘어나면서 기존 FSC와 LCC의 경계가 흐려지고 운임 중심이던 경쟁도 노선·서비스·화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관건은 수익성이다. 장거리 노선은 항공기 도입과 정비·인력 등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데다 국제유가·환율·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비용 변동도 크다. 실제 트리니티항공은 유럽 노선 확대 과정에서 투자 부담이 커졌고 에어프레미아도 북미 노선을 확장하는 가운데 완전자본잠식 문제를 안고 있다. 화물 사업 역시 아직 전체 실적을 좌우할 정도의 수익원으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

결국 통합 대한항공과 통합 LCC라는 대형 사업자의 등장 속에서 중·장거리로 영역을 넓힌 항공사들이 외형 성장을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향후 경쟁 구도를 가를 전망이다. 노선 확대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려워진 만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면서 서비스 경쟁력까지 확보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시작으로 국내 항공시장의 경쟁 구도 자체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며 “기존 LCC들도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하면서 앞으로는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 노선과 서비스에서 차별화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은 국내 유일 FSC로 규모와 네트워크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추겠지만 다른 항공사들도 중·장거리 시장에서 각자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며 “여행 수요가 견조하더라도 고유가·환율·지정학적 위험이 이어지는 만큼 늘어난 노선을 안정적인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서연 기자
yun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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