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은 '봉합' 포스코는 '파업 기로'…철강업계 임단협, 엇갈린 온도차 [헤비급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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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7일 열린 포스코노동조합 '쟁의대책위원회 출범 및 2026 단체교섭 출정식' 모습. [사진=포스코노동조합]
[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올해 철강업계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놓고 현대제철과 포스코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5일 올해 임단협을 무분규로 타결하며 파업 우려를 해소했다. 반면 포스코는 같은 날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기간 연장을 권고하면서 노사 간 집중교섭에 들어갔다. 오는 18일까지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창사 이후 첫 파업 가능성까지 열려 있는 상황이다.
철강 업황 둔화와 산업 전환이라는 공통의 부담을 안고 있지만 노사관계 온도는 정반대인 모습이다.
현대제철은 임금과 성과급, 고용 안정 등을 놓고 타협점을 찾았지만 포스코는 임금 수준을 둘러싼 이견에 직고용 문제까지 겹치며 갈등의 전선이 넓어지고 있다.
◆ 3개월 교섭 끝 무분규 타결…현대제철, 파업 우려 넘겼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 5월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3개월간 총 15차례 교섭을 진행한 끝에 지난 5일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다.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올해 임단협을 무분규로 타결한 것이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진행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노사 잠정합의안을 가결했다. 조합원 7179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4064명(56.6%)이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지난 7월31일 마련한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8만원 인상·성과급 300%·현금 500만원·온누리상품권 30만원 지급 등이 담겼다. 성과급은 품질향상·생산장려 격려금과 생활안정 지원금 각각 100%로 구성됐으며 현금 500만원에는 탄소저감강판 양산 격려금과 신노사문화 안착 기념금 각각 250만원이 포함됐다.
당초 노조가 요구했던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전년도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 조정된 결과다.
노사는 인공지능(AI) 기술 혁신 등 산업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고용 안정을 도모하고 국내 전 사업장 재직 중인 현 조합원의 고용을 정년까지 보장한다는 내용을 회의록에 담았다.
임금 인상뿐 아니라 산업 전환 과정에서의 고용 문제까지 함께 논의하면서 노사가 접점을 찾은 셈이다.
◆ '58년 무파업' 포스코, 18일이 분수령…노사 입장차 여전
포스코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6월12일 상견례 이후 교섭을 이어왔지만 지난 7월23일 결국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당시 김성호 포스코 노조위원장은 "현장과 지역사회를 외면한 채 같은 답변만 반복하는 대화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교섭 결렬과 조정 절차로 노동조합을 내몬 책임은 전적으로 회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업은 목적이 아니라 현장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다. 당장 파업을 전제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회사가 현장의 큰 분노를 끝까지 외면한다면 조합원들의 결의가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중노위는 지난 3일 1차 조정회의에서 노사 간 주요 쟁점을 확인한 데에 이어 지난 5일 열린 2차 회의에서 조정기간 연장을 권고했다. 노조가 이를 수용하면서 포스코 노사는 오는 18일까지 실무협의와 집중교섭을 이어가게 됐다.
포스코 노사는 여전히 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격려금 600%·우리사주 50주 지급·5년 차 자연상승분 적용·명절상여금 2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2026년 목표 영업이익 달성 시 기본급 1.2% 인상과 격려금 200만원 추가 지급, 설·추석 상여금 각 100만원과 주유상품권 1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다.
여기에 협력업체 근로자 약 7000명 직고용을 둘러싼 갈등도 변수다. 포스코가 기존 생산직과 별도의 S직군을 신설했지만 직고용 대상자들은 기존 생산직과 동일한 E직군과 임금체계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임단협과는 별개의 문제지만 직고용 문제가 향후 또 다른 교섭 의제로 확대될 경우 포스코의 노사관계는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 '타협'과 '파업' 갈림길…철강업계 노사관계 시험대
포스코의 올해 임단협이 특히 더 주목받는 이유는 창사 이후 이어진 무분규 전통이 깨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후 무분규 전통을 이어왔지만 올해는 임금·성과급을 둘러싼 이견에 직고용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노사 갈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오는 18일 최종 조정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제철이 올해 임단협에서 고용 안정과 보상을 놓고 타협점을 찾은 것과 대조적이다.
두 회사의 이 같은 엇갈린 행보는 철강업계 노사관계가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산업 전환 과정에서의 고용 안정과 경쟁력 확보 문제까지 함께 다뤄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철강업계가 탄소중립과 AI·자동화 등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가운데 노사 간 갈등을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향후 기업 경쟁력과 생산 안정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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